작은기업 대표로 살아가기
며칠 전, 제주도에 출장을 갔다 돌아 오는 공항에서의 일이다.
비행기 보딩을 위해 공항 입구에 도착 한 순간, 전화가 울린다. 처음 본 전화 번호... 아마도 뭔가 의뢰하거나 상담을 요하는 고객 일테니 어서 받아야 한다.
'여보세요. 홍용준 입니다.'
'네, 공공입찰 마스에 대한 상담을 하고 싶은데요...'
'말씀 하세요.'
'저희는 현재 벤터나라에 등록이 되었고,
- 중략-
...에 등록을 하고 싶습니다.
이거 컨설팅이 가능 할까요?'
'네, 그건 이리저리......하세요.
-중략-
그러면 됩니다.'
'아~ 잘 알겠습니다. 본격적인 컨설팅을 받고 싶은데. 비용이 어찌되나요?'
'음...죄송한데 컨설팅 받으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잘 준비하셨고 나머지 절차는 그저 사이트 보시고 따라하시면 될 일이고,
사실 저희가 컨설팅 해도 해 드릴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컨설팅 받고싶은데요.'
'말씀은 감사하지만 그정도 일은 스스로 하셔도 될 일이라 돈 받고 컨설팅 해드리기 부끄럽습니다.
그러니 직접 해 보시고, 잘 모르면 전화 주세요. 도와드리죠.'
'다른 곳은 거의 1천만원 가량 컨설팅 비를 내라고 하는데,
왜 대표님은 컨설팅도 받지 말고 돈도 내지 말고 공짜로 상담 해 주시나요?'
'글쎄요. ㅎㅎ
돈도 좋지만 양심적으로 준비 잘 되신 상황에서 간단한 일을 하고 돈 버는 것은 아닌듯 하고요...
상담도 10분 정도 말씀 나눴는데 뭔 돈을 받나요?
대신 나중에 큰 프로젝트나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저흰, 그런일에 돈 받지 않습니다."
'와~ 고맙습니다. 다음에 꼭 연락 드릴께요.'
이렇게 전화 통화하고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공공조달 관련 컨설팅을 하다보면, 알고보면 별것 아니고 간단한 상담으로 해결 가능 한 일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런 작은 일에도 몇백 혹은 몇 천 만원의 돈을 책정하여 받는 '경쟁자'들이 너무너무 많다.
물론, 그 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돈을 받을 수 밖에 없겠지만, 나는 그리 하고 싶지는 않다.
스스로의 '일의 가치'를 낮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가치고 뭐고 간에 내가 살아 온 가치관이 앞서고 있다. 간단한 일은 기분 좋게 시원히 도와주면 될 일이다.
어찌 세상 모든 것을 돈으로 따지고 돈을 주고 받기만 할 수 있겠는가?
기분 좋게 의야해 하던 그 대표님의 뒷말과 인사말이 비오는 오늘 아침 상쾌하게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