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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국 Mar 30. 2024

떠그클럽,
'내 맘대로'를 누구보다 힙하게

해외 아티스트가 줄서는 Z세대 한국 패션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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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범람하며 선택에 고민이 생기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들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비교', '추천', '정석' 콘텐츠 등인데요, 큐레이션으로 선택의 폭을 좁혀 주고 인플루언서의 감각적인 선택을 힘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으론 자기 주관성이 떨어지고 좋은 선택이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정답이 생기는 것 같은 현상에 누구보다 싫증이 났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경산에서 올라온 이 청년은 "내 마음대로 살거야."라며 자신이 좋아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데요.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동료 디자이너와 팬티를 하나 만듭니다. 'Suck my Dick'이라는 도발적이고 날 것의 메세지를 담은 팬티를요. 이 팬티는 에이셉 라키, 다베이비, SZA 등 해외 아트스트들이 직접 연락을 하고 무대에서 입는 등 국내, 국외에서 대박이 납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큰 관심을 받게 만든 것일까요? 인플루언서가 시작한 브랜드를 넘어 패션 업계 내 독보적인 방식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는 떠그클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INDEX
❶ '내 마음대로 할거야.'라는 메세지

❷ 바이크 문화에 미친 사람들 

❸ 정석과는 정반대의 커뮤니케이션 

❹ 글로벌 브랜드와의 콜라보

❺ 놀 줄 아는 사람들의 놀이터


'내 마음대로 할 거야.'라는 메세지
❶ 떠그클럽의 시작
떠그클럽을 알리게 된 팬티와 팬츠.힙합 아티스트 다베이비가 떠그클럽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우) @thug_club

떠그 라이프(Thug life)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떠그 클럽은 경산에서 올라온 패션 인플루언서 조영민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떠그 라이프라는 용어는 그가 빠져있던 외국 힙합 갤러리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이렇게 멋있는 브랜드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만든 게 목적이에요. 한국에는 생각보다 패션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놀이터가 없어요. 조금만 무리에서 튀어도 이상하게 보는 분위기가 있죠. 그런 조금 튀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떠그클럽 조영민 디렉터)


‘하고 싶은 대로 살자’는 메세지를 담은 떠그 클럽. CK 팬티에 영감을 받아 만든 팬티에 'suck my dick' 이라는 외설적인 메세지를 담았습니다. 이 팬티가 패션 매니아 층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습니다. 해외 아티스트들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였으니까요.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떠그클럽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죠.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시대적인 메세지는 젋은 층과 스트릿 패션 마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바이크 문화에 미친 사람들
❷ 라이프스타일로 증폭되는 브랜드 정체성
CHOPPER FLAME SET-UP @thug_club

힙합 문화와 더불어 여러 서브컬처에 기반을 둔 떠그클럽은 특히 바이크 문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줍니다. 대표 조영민뿐만 아니라 떠그클럽 구성원들 모두가 바이커이며 바이크 문화에 깊은 애정을 두고 있습니다. 바이크 문화의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함을 지향하며, 떠그클럽의 여러 옷은 바이커를 고려하여 제작됩니다.


바이크 문화를 향한 떠그클럽의 진심은 제품 설명에도 나타나는데요, 가령 바이커 초퍼 셋업을 설명할 땐 옷만 설명하지 않고 어떤 오토바이를 촬영에 사용했는지까지 설명합니다. 이 외에도 바이크 문화를 보여주는 여러 피드들을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단순 패션이 아닌 바이크 문화에 기반을 둔 떠그클럽만의 공격적이고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은 제품 이상의 메세지를 전달하며 단순 고객이 아닌 팬을 만들어 갑니다.


이번 제품은 미국 일본에서 매니아층이 매우 두터운 커스텀 바이크 문화를 기반으로 쵸퍼바이크를 이용하여 촬영하였습니다. 촬영에 사용된 오토바이는 78년식 셔블헤드와 02년식 에보 캬브를 사용하였습니다. 직접 제작한 모든 부자재 불꽃원단과 미친 변태같은 디테일의 신이 함께한 제품들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떠그클럽 인스타그램 제품 설명 중)



정석과는 정반대의 커뮤니케이션
❸ 떠그클럽의 톤 앤 매너
떠그클럽의 브랜드 홈페이지 메인화면과 상세페이지

'남들과 다르게. 내 마음대로'라는 브랜드의 철학은 인스타그램을 넘어 공식 홈페이지까지 진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홈페이지에서는 제품이 잘 보이기 보다 무언가 멋지게 보이는 느낌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느껴집니다.


상세페이지에는 제품 설명조차 날 것의 문체를 살리고, 자유롭고 위트 있는 방식으로 제품 정보를 제공합니다. "옷의 신선도를 위해 가급적 손 빨래를 권장합니다. 저는 근데 세탁기 돌림."과 같은 문안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 있으며, 심지어 배경 때문에 가독성조차 떨어지는 문안이 상당수 적혀 있습니다. 일반적인 패션 기업에서 통용될 수 없는 방법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 예시로 떠그클럽은 브랜드 창립 5주년 테크노 파티 초대 소식을 하루 전에 공개합니다. '나에게 평소에 관심 있던 사람만 알아서 와라. 많이 안 와도 좋다. 우리끼리 놀자.'라는 식이죠. 단 하루 전에 공개된 이 파티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게 됩니다. 오히려 한정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충성도 높은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냅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콜라보
❹ 라이프스타일로의 확장
젠틀몬스터와 진행한 콜라보레이션 제품

떠그클럽의 가치를 한 단계 더 올린 것은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협업이었습니다. 패션 업계 내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이 무분별하게 많아진 감이 있는 가운데,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며 시너지를 낸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진행합니다. 특히 MCM, 젠틀몬스터와 진행한 협업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MCM과의 협업에서 선보인 메인 제품은 2시간 만에 완판되는 등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며 무드를 극대화시킨 각 제품의 인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떠그클럽을 주목한 것은 소수의 패션 매니아들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클래식 명품 브랜드만 입점해온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이들을 주목해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명품관 고객들도 이 도발적인 브랜드에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인 것입니다. 실제 고객들은 떠그클럽의 감도와 제품을 보고 국내 브랜드라는 점에 놀랐고, 팝업 첫날에만 6,000만 원의 매출을 일으키며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었습니다. 떠그클럽의 거칠고 도전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패션을 넘어 제품군을 확장해가며 전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린 가구를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로의 확장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놀 줄 아는 사람들의 놀이터
❺ 떠그클럽의 첫 플래그십 스토어, TC Castle
7월 15일 오픈한 떠그클럽의 TC Castle @thug_club

지난 7월 떠그클럽은 이태원 경리단길에 첫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TC Castle'을 열었습니다. 단순 오프라인 매장이라기 보다 브랜드 세계관을 현실화시킨 공간으로 느껴지는 네이밍입니다. 약 30평 규모로 기존 브랜드의 상징인 'TC Castle'을 기반으로 중세 시대 디자인 요소를 차용해 하나의 성을 연상케하는 인테리어를 완성했습니다. 오프라인 공간은 건물 앞의 공원까지 이어져 있는데, 특별히 공원 조성까지 욕심을 내어 주민설명회를 통해 취지를 밝히고 만장일치를 얻어 공원 아이디어를 실현했습니다.


한 공간에 다양한 세대가 모이길 바랐다. 어르신들도 편하게 쉴 수 있고, 젊은 사람도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각자 좋아하는 채널에 모여있는 경향을 보인다. 난 그런 채널보다 진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데에서 영감과 자극을 얻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떠그클럽 CEO 조영민, 하입비스트 인터뷰 중)

떠그클럽 23fw 컬렉션 룩북 @hypebeast

곧이어 선보인 23FW 룩북에서는 성을 지키는 기사를 연상케하는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스트릿웨어, 럭셔리한 아이템을 넘어 아방가르드한 스타일도 때때로 출시하며 이들만의 세계관을 곤고히 구축하고 있습니다. 떠그클럽의 첫 공간을 두고 조영민 대표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의 놀이터'라고 표현했습니다. 남다른 시도를 이어가는 떠그클럽은 더욱 다양한 서브컬처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초퍼 바이크 문화에서 시작해 테크노로, 앞으로의 그들의 놀이는 또 새로운 방향으로 이어져갈 것입니다.


럭셔리 스트릿웨어를 지향하는 떠그클럽은 지금껏 브랜드들이 해온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브랜드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단순 도발적인 메세지가 아니라 이들의 끝없는 도전정신과 행보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멋'을 좀 안다는 사람에게 크게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스트릿 씬(scene)을 이끌어갈 떠그클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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