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머리 위에 가까워졌을 쯤
겨우 들어 올린 무거운 눈꺼풀
손만 까딱까딱 찾아낸 핸드폰
화면에 새겨진 시간에 아차차
일어날까 말까 게으름 피우다
허기의 아우성에 어쩔 수 없다
분명 냉장고 앞을 향해갔는데
도착한 곳은 소파, 다시 털썩
열려있는 창문 밖으로 들리는 세상의 소리
놀이터에서 꺄르륵거리는 어린아이들의 웃음
아직 아침인척 해주는 친절한 새들의 지저귐
부지런히 새 이웃의 짐을 옮기는 기계 소리
가만히 그런 것들을 듣다가
평화로운 휴일이구나 하고
흐뭇하게 미소 짓다가
좀 더 커진 꼬르륵 소리에
먹다 남은 피자 한 조각을 데우며
이마저도 휴일의 즐거움이라
또 조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