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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by 히예

해가 머리 위에 가까워졌을 쯤

겨우 들어 올린 무거운 눈꺼풀

손만 까딱까딱 찾아낸 핸드폰

화면에 새겨진 시간에 아차차


일어날까 말까 게으름 피우다

허기의 아우성에 어쩔 수 없다

분명 냉장고 앞을 향해갔는데

도착한 곳은 소파, 다시 털썩


열려있는 창문 밖으로 들리는 세상의 소리

놀이터에서 꺄르륵거리는 어린아이들의 웃음

아직 아침인척 해주는 친절한 새들의 지저귐

부지런히 새 이웃의 짐을 옮기는 기계 소리


가만히 그런 것들을 듣다가

평화로운 휴일이구나 하고

흐뭇하게 미소 짓다가


좀 더 커진 꼬르륵 소리에

먹다 남은 피자 한 조각을 데우며

이마저도 휴일의 즐거움이라

또 조금 웃었다



사진: UnsplashSeongj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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