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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u Jan 22. 2019

삶의 무게를 이겨내는 우리의 이야기

영화 <로마> (Roma, 2018)

주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클레오는 어린 나이에 가정부로 들어와 일하며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강인한 여인으로 그려진다.


잔잔한 영화의 흐름 속에서 역사의 흐름에 내던져진 한 여인의 인생사가 펼쳐짐을 온전히 느끼고 있는 찰나, 내 감정을 무심코 툭 건드리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막바지에 찾아왔다.


그녀의 키만큼 높은, 또는 그녀의 키보다 더 높게 느껴질 눈앞의 파도를 묵묵히 뚫고 아이들을 구하는 클레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그렇지. 내가 살아온, 살고 있는, 살아갈 인생의 본질이란 저런 것이겠지.


삶이 녹녹하지만은 않다는, 삶은 ''라는 것이 점점 더 느껴지는 요즘, 마음 단단한 클레오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


하루하루 꾸준히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내 중심을 잡는 것. 그리고 삶은 어디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넘실대는 파도에 맞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걸 한번 더 되새겨 본다.


내가 좋아하는 카메라 롱테이크 기법부터 곳곳에서 보이는 감독의 은유와 복선들, 사회적 문제들, 역사적 흐름까지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영화였지만,


가장 크게 와 닿았던 이 영화의 골자는 인종도, 신분도, 시대상도 모두 초월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봄직한 '인생의 무게' 그리고 '그 무게와 맞서나 갈 용기'가 아닐까.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 존경합니다.




wondu 마음속 평점 :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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