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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인턴기] 중국인화(化) 되어가는 나!

중국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것과 
진정으로 ‘중국인’같이 생활할 수 있는 것은 별개다.

아무리 중국어를 잘해도 중국 사회에서 중국인들과 부대끼며 살면서 적응 못하는 사람도 자주 봤다. 북경에서 고작 4개월 동안 유학 생활을 하면서 “초고속으로 朋友” 가 되는 중국인의 마인드 하나로 인해 “나는 중국 사회랑 잘 맞는구나”라고 여겨왔던 나는, 이번 기회에 제대로 중국인의 문화에 완전히 융합되어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즉, 아예 중국인처럼 살고 싶었다.


이렇게 나 스스로를 ‘외국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시작한 순간, 그전에는 내 눈에 띄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띄었고그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으며, 그전에는 모르더라도 그냥 넘어갔던 것들이 이제는 공부를 해서라도 무조건 알아내야 하는 것들이 되었다.

그전에는, 회사로부터, 혹은 직장 동료로부터 메일을 받았을 때, 모르는 중국어 단어가 있어도 핵심 메시지만 파악되면 그 단어들을 검색해보지도 않았다. 그전에는, 거리의 많은 상점들의, 혹은 체인점 들의 간판에 쓰여있는 중국어 뜻을 몰라도 굳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생각을 전화하고 나니, 한국에서 내 눈에 보이는 모든 한국어의 뜻을 아는 게 당연한 것과 동일하게,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내 눈에 보이는 모든 중국어 단어들의 뜻을 알지 않고서는 넘어가지 않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진정한 ‘중국인화’ 되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관찰하는 눈을 갖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소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다.

첫 번째 관찰하는 눈 

관찰하는 눈만 갖고 있다면, 중국에서의 하루하루는 배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하지만, 이 관찰의 눈이 일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 사회에, 중국인에, 중국의 물건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레 호기심을 갖게 된다. 현재 중국에 있기 때문에 그 호기심에 대한 답변을 얻은 매우 쉽다. 내 옆에 있는 중국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나의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 중국인에 대해서 공부하기 위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에 있다면, 그걸 잘 활용하는 게 똑똑한 것 아닐까.

두 번째. 적극적인 소비

중국인은 물건을 살 때 대부분 타오바오나, 티몰, 진동에서 구매한다. 그런데 중국에 대해서 안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서 과연 이 쇼핑몰에서 실제로 물건을 사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중국에 대해서 잘 안다고 말하면서 중국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용하는 디디다 처 어플로 택시를 잡아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정으로 중국에 대해서 ‘안다’고 말하려면 중국인들이 쓰는 서비스, 중국인들이 쓰는 물건을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사봐야 한다. 타오바오에서 알리 왕 왕으로 판매자와 대화도 해보고 즈푸바오로 물건도 사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가장 단적인 예로, 예전에 어학연수 갔을 때는, 한국에서 쓰던 화장품, 기초 제품들을 몇 개씩 더 사 왔다. 중국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비비크림도 한국에서 쓰던 한국 브랜드로 두 개나 더 사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하나도 사 가지 않았다. 다 떨어지면 중국 브랜드로 사면 된다고 생각했다. 신문에서 중국 현지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으로 인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위축되고 있다는 보도를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그 현지 브랜드의 비비크림을 사서 한번 써보고 싶었다.

또 하나는, 엑셀을 공부하기 위한 책을 살 때의 일이다.


일을 시작하는 첫날부터 나에게 주어진 일은 엑셀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전에 인턴십을 해본 적이 없던 나는, 엑셀을 다루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엑셀을 따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한국에서 사서 엄마께 중국으로 부쳐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의 yes24 인 당당(当当)에서 엑셀 책을 검색해서 평점을 다 읽어보고 괜찮은 책을 주문했다.

중국기업에서 중국어로 엑셀을 적으면서 
한국어 엑셀 책으로 공부하는 게 ...
더 이상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그 이외에도 핸드폰에서 페이스북 어플을 없애고 웨이보를 깔았으며, 유튜브가 아닌 요우 쿠로 영상을 찾아봤고,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백과사전 대신에 바이두 바이커로 모르는 정보를 찾으며, 카카오톡 대신에 위챗으로 SNS 생활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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