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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을 제대로 써먹고 싶은 분께 공유하고 싶은 말  

중국인이 이야기하는 게 잘 안들린다고 기죽지 말고 내가 할말만 다하자

#잘안들린다고_기죽지말고_내가할말만_다하자 


오늘은 중국어, 좀 더 구체적으로는 말하기에 대해서 꼭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어요. 


저는 중국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6개월만에 알리바바 항주 본사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상하이에서 중국 매체의 기자로 일했는데요! 중국어 공부를 한 기간에 비해서 비교적 빠르게 중국인들과의 네트워킹을 해왔어요.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절대로 제가 중국어를 완벽하게 하기 때문도 아니고, 중국어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닐겁니다..(ㅋㅋ) 그런데, 한 가지 정말 중요했던 게 있어요. 

그걸 오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잘 들어주세요! :) 


 

먼저, 제가 알리바바 본사에서 인턴십 시작할 당시의 스토리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솔직히.. 

인턴십 시작할 당시에는, 이미 HSK 6급을 땄고, 알리바바 회장 마윈의 중국어 연설을 듣고 이해한다거나 회의에 참석해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아는 정도는 됬기 때문에... 자신만만 했어요. 중국인들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들을 줄 알았어요. 


그.러.나

웬걸, ‘중국인들끼리 대화할 때’는 너무 못 알아들어서 당황했어요. 빠르게 말하는 게 미덕인 중국인들은 외국인인 제게 말할 때는 정상적인 속도로 말하다가도 자기들끼리 말할 때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집니다. 게다가 지역마다 방언을 쓰거나 발음이 달라서 베이징 사람끼리 대화하는 건 들려도 광둥 사람끼리 대화하는 건 전혀 안 들려요.


그런데, 잘 못알아듣겠다고, 자신감을 잃으면 누구만 손해? 

우리만 손해. 


중국인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는 그들 사이의 대화가 잘 안 들린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기죽을 필요 없어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까요. 공식 석상이 아니라 비공식 석상에서 오히려 더 빨라지는 게 그들의 말하는 속도예요. 어쩔 수 없는 거죠.


역설적이게도 

알리바바 항주 본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리고 상하이에서 중국 매체의 기자로 일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면 ‘듣기는.. 완벽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겠다’는 거예요. 듣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귀가 익숙해지려면 여유를 두고 기다려줘야 해요.




대신에, 

잘 안들려도, 좀 이해 안되어도..

자신감 있게, 정확하게, 꿋꿋하게 내가 할 말을 해내는 것.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연장선상에서 꿀팁 하나를 알려 드릴게요. 


가정을 해봅시다. 


중국에서 비즈니스 하려고 갔다가, 혹은 중국인 파트너들이 한국에 와서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 갔다고 해봐요. 함께 삥~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해요. 술이 조금씩 들어가면서 그들의 말은 점점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하고, 나는 더더더더 못 알아듣겠어요. 


자, 여기서 만약 '아.. 안들려 미친..ㅠ.ㅠ 그냥 조용히나 있어야지..' 이러면, 식사 시간 2-3시간 내내 침묵하고 있을거고, 그 식사 자리로부터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해요. 


이런 상황에서,

즉, 중국인 손님이나 동료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제가 터득한 '주도권을 잡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해요. 


처음에는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인지, 오가는 대화 내용조차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데 뭐 하러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나 싶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이유로 놓친 아까운 순간이 많았어요. 그런 자리에 참석하면 얻을 게 정말 많은데 말이에요.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뀐 계기가 있었어요. 


방콕 하던 저를 밖으로 끌어내 준 중국인 친구 덕분이에요. 그 친구 손에 이끌려 홈파티에 간 적이 있는데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어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데도 거의 입을 떼지 못하고 있었어요. 말하는 내용이 머릿속에 바로 입력이 안 되니까 끼어들기가 어렵더라고요. 근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대화가 끊긴 거예요. 순간 정적이 흘렀어요.


다행스러운 것은 제 성격이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침묵이 흐르는 걸 못 견딘다는 거예요.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을 한 명 정도는 알고 있을 거예요. 정적을 깨야 한다는 이유 없는 의무감(?)을 가진 사람 말이에요. 중국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말하기가 부끄러운 것보다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욕구가 더 컸어요. 30초 사이에 입을 뗄까 말까 과장 보태서 100번 정도 고민한 것 같아요.


“그거 알아? <별에서 온 그대>의 남자 주인공 김수현 있잖아….”


이렇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어요.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 나름 신경 써서 주제를 고른 거였어요. 그때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어요. 첫째, 생각보다 말이 잘 나오는 거예요 둘째, 중국인 친구들이 잘 경청해주는 거예요. 외국인 친구가 시작한 토픽이라 그런지 다들 훨씬 천천히(또는 정상적인 속도로) 대화를 이어나가더군요. 10분 동안 김수현 이야기만 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배우 김수현의 팬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 고맙더군요.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 뒤로도 식사가 끝나기 전까지 이런 식으로 한 번 더 먼저 화제를 던졌어요.


그때부터는 그런 자리가 있으면 필참했어요. 대신 그 전날 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미리 준비했어요.

‘내일은 어떤 이야기 보따리를 꺼내 볼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야깃거리 세 가지만 고른 뒤 

어떤 말을 할지 중국어로 미리 준비하는 거예요.


중국인과의 식사 자리는 

듣기 연습 시간이 아니에요, 말하기 시간이에요. 

이렇게 생각하면, 많은 것들이 편해져요. 


제가 주로 써먹는 카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별자리예요.


한국인이 혈액형 가지고 이야기하는 걸 재밌어 하듯 중국인은 별자리로 성격 판단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별자리 이야기를 꺼내면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을 대화에 참여시킬 수 있어요. 동시에 중국 문화를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고요.


물론 전날 별자리의 명칭 정도는 외워가야 하겠지만요(웃음). 또 하나는 한국 관련 토픽이에요. 한류 드라마도 좋고, 한국 브랜드도 좋아요. 특히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인데 우리만 아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관심을 갖고 듣더라고요. 자주로 모임을 갖다 보면 이렇게 자기가 자주 써먹는 토픽 카드가 생길 겁니다.


중국인들과 함께하는 모임에 참석하면 중국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고, 한층 여유로운 표정으로 기다리세요. 


준비한 토픽을 던지기에 적당한 타이밍을 찾는 거죠. 그렇게 식사 시간에 3번 정도만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면 그 자리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훈련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알리바바에서 인턴할 때도 동료들과의 식사 시간이 참 즐거웠어요. 동료들이 제 중국어 실력을 높이 평가해 주자 점점 자신감이 붙었어요. 물론 처음 두세 달은 매일같이 토픽을 준비하느라 잘 시간을 쪼갤 수밖에 없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다 알아듣는 듯한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호시탐탐 치고 들어갈 순간을 기다리고, 때가 오면 자신이 그 대화를 끌고 가는 거죠.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동안 제 말하기 실력은 가속도가 붙어 한층 빠르게 늘었고, 몇 달 뒤에는 더 이상 준비를 할 필요가 없을 실력이 되어있더군요. 만약 처음의 그 모습처럼 끼지를 못해 낑낑거리고만 있었다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진전이 없었을 것 같아요.


식사 자리가 있으면 걱정하지 말고, 겁먹지 말고 참석하세요. 

그리고 거기서 대화를 직접 이끌어 나가 보아요. 


재미있는 토픽 3가지만 준비하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by. 김민지 
<중국어 6개월에 끝내고 알리바바 입사하기> 저자

YES 24 : http://www.yes24.com/24/Goods/44504553?Acode=101

개인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kimminji0830


추신. 

담주 28일 목요일 저녁 7시반 북티크 논현점에서 제 스토리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 

함께 해주세요 ^^ 

https://m.blog.naver.com/booktique/22109560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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