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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지.
출판하기로 한 책 뒤짚어 엎기

비슷한 종류의 베스트셀러를 벤치마킹하면서 내 기존의 원고를 싸그리 바꾸기

나의 중국어 책을 위해서 출판사를 만나고,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이미 써놓았던 원고를 검사 받는데까지 장장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제 드디어! 책이 나오는 구나.. 하고 있었는데, 왠걸 지금부터 '진짜 산고의 고통'의 시작이었다. 원고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출판사 대표님께서 내가 보내드린 원고를 한번 다 읽으신 뒤에 이런 코멘트를 날리셨다.

"내용은 너무 좋은데요! 대중적인 책이 아니네요. 대중적인 책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내가 써놓은 원고에서 내용은 보존하되 구조와 흐름을 모두 다 바꾸기로 결정했다. 

내가 원고를 쓸 때는 분명 '와 완벽하다. 출판사 쪽에서 고칠 게 없겠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출판사 대표님의 말을 들어보니.. '아.. 싸그리 고쳐야겠구나..'하며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출판사에 계신 전문가의 눈은 다르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술술 써놓은 글과

내가 생각할 때 가장 논리적인 순서로 짜놓은 목차와 소주제는 

다 좋은데, 사람들이 읽기 쉽게,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 가장 컸다. 


나의 책을 쓰기 위해서 참고한 책은 총 네권이다. 




이 중에서 가장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었던 건 중간에 있는 노오란 책,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이다. 

예스 24 판매 지수 기준으로 448,000이고 22쇄까지 찍어냈으니 참 많이 팔린 책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대중적인 책으로 탈바꿈할지'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 


총 네가지 요소 (표지, 목차, 제목, 문체) 그리고 나머지 기타적인 요소로 전개하겠다! 


첫 번째 요소. 표지 


표지 디자인은 화사하고 심플하게



엄마가 한마디 하셨다. 

"서점에 책이 너무 무더기로 많잖아.. 

그 더미 속에서 눈에 딱 틔이는 색의 책을 

먼저 집어 들게 되는 것 같아!

물론 촌스럽지 않다면 말이지."


1. <하버드 최강 공부법> 표지와 같은 흰 색 배경 보다는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의 표지처럼 단색의 밝은 계열 색깔으로 덮는 게 더 화사하고 이쁘다. 


2. <하버드 최강 공부법>의 표지에는 표지 하나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으려 한 것 같다. 그냥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메세지 하나를 딱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가 빨간색 성애자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책의 주제가 '중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빨간색 표지도 매우 끌린다. 


하지만, 빨간색으로 하던 노오란색으로 하던 

중요한 건 단색으로 아주 '강렬한'이미지를 주어야 한다는 점. 


그래야 수 많은 책 사이에서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다. 








뒷 표지의 힘은 강하다. 


표지에는 앞표지만 있는게 아니지, 

뒷 표지 또한 매우 중요하다. 

난 개인적으로 뒷표지를 읽고 책을 열어볼지 말지를 결정한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의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되니깐.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뒤에 추천사를 써주는 사람의 '영향력'이다.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하기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혹은 권위가 있는 분 중에서 나의 책에 공감하고 추천할 의향이 있는 분을 선별해야한다. 


<영어책 한번 외워봤니?>의 경우에는 뒷 표지에 있는 추천사가 참 화려하다. 


한번 열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이름들이다. 

장나라.. 김성령... 흐억






특히, 파란색 띠지를 잘 보라.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영어 실력만 향상되는 게 아니라, 

이러다 정말로 인생이 바뀔 것 같다.!"

라는 매우 x 100 강한 인상의 한마디를 

남겼다. 


인생이 바뀐다니...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무한도전을 만든 

김태호 피디가.... 




보면, 왼쪽의 책의 뒷 표지에는 추천사가 없다. 

내 생각엔.. 넣지 않으려 했다기 보다는 일본 저자의 책을 한글로 번역한 책이라 

한국인으로부터 추천사를 받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고 본다. 

독자의 시각으로 두 책을 바라보니 확실히 오른쪽 책에 조금 더 손이 가기 마련이다. 




두 번째 요소. 목차 

우리가 새 책을 집어들었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목차이다. 

그 책을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에서도 목차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읽고 싶게 만드는 목차가 있고, 
덮고 싶게 만드는 목차가 있다.


어떻게 하면 독자를 유혹하는 목차를 

짤 수 있을까? 


목차의 갯수와 내용, 이 두가지로 나누어서 말해보겠다. 


목차의 갯수 얼만큼이 대체 얼만큼이 적당하지? 

목차는 대주제와 소주제로 나뉜다. 1장~ 2장 ~ 3장~ 이게 대주제고, 소주제는 그 안에 있는 것들이다. 

책 하나 안에 몇개의 장이 있으면 읽기 좋을까를 곰곰히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6-7개 장 정도 있으면 될 것 같다. 소주제는 각 장마다 약 8개-9개 정도가 좋다. 



여기서 전제는 '대중적인 책'을 쓰겠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사람들이 읽기 쉬워야하고, 크게 머리를 쓰지 않을 수 있도록 글의 순서를 짜야지만 '대중적인 책'이 될 수 있다. 그럴려면, 한 소주제에 페이지로 3-4페이지를 넘어가면 안된다. 나를 포함한 현대인인들은 (전문서적이 아니라면) 긴 호흡의 글에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나의 강한 메세지를 딱 전달하고 새로운 소주제가 나펼쳐져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지루하지도 않다. 


위에 '영어책 한권 읽어볼래?'라는 책도 목차의 페이지를 보면 결코 길지 않다. 

짧게 짧게, 그러나 강렬하게 내용 도막이 끝난다. 


아래의 책은 <완벽한 공부법: 완공>이라는 또 다른 베스트 셀러이다. 

이 책의 목차를 딱 펼치자마자, '와, 대주제가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대주제를 의미하는 저 Chapter가 10개 이상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각 대주제 하의 소주제도 매우 세분화된 작은 토막들이다. 그래서 딱 봤을 때 읽기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내용이 실제 어려운지 아닌지는 주관적)


자, 그렇다면 한 소주제 당 3-4페이지라고 하면 계산을 해볼 수 있다. 
내용의 크기가 같다는 가정하에, 그 내용을 더 잘게 쪼개어 더 많은 소주제로 나눈다면 
한 장(대주제)에 들어가는 소주제가 8-9개로 급증한다. 

그렇다면 나의 책은 어떠한가? 




내 기존 목차를 들여다보면..

하나의 대 주제 당 

들어간 소주제가 너무 조금 밖에 없다. 

많아봤자 5개이다. 


그리고 찔리는 것 한 가지는..

하나의 소주제 당 내용이 엄청나게 많다. 

페이지 수로 따지면 거의 10페이지에 달한다. 

그러니, 이대로 갔으면 독자들은 

읽다가 지쳤을 거다!!! 







지금까지 목차에 있어서 대주제와 소주제의 갯수에 대해서 말했다면, 

이제는 목차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한다. 

사실 갯수보다 백배 더 중요한 게 각 주제의 문장 그 자체이다. (오브코스..) 


소주제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한번 내용을 들춰보고 싶게 자극해야한다. 


예를 들면, 

<영어책 한권 읽어봤니>의 

한 소주제는 

"미국 대통령에게 받는 특급 영어 과외"이다. 


이걸 보자마자 

'엇? 뭐지?' 호기심이 든다.

흥미를 자극한 이 문구가 뭔말인지 알고싶어서라도 

몇 줄 읽고자 한다. 


사실 읽어보면, 

오바마 같은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듣고 읽는 것으로 영어 공부를 한다는 (미친듯이 창의적이거나 흥미롭지는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그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소주제를 어떻게 서술하냐에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심리가 달라진다. 

진부한 소주제 : "영어 연설문을 읽어라"

재밌는 소주제: "미국 대통령에게 받는 특급 영어 과외" 

분명 내용이 같은데 후자는 정말로 내가 연설문으로 공부하는 것이 마치 미국 대통령의 영어 과외를 받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나의 책은 어떠한가? 



매우 주관적인 평가지만, 

각 소주제의 문장은 참 잘 짠 것 같다..(아닌가) 


이 소주제를 짤 때 얼마나 고민고민해서 짰는지 모른다. 최대한 흥미를 유발하도록, 읽고싶게 만들도록 짜려고 몇번을 바꾸었다. 


하지만!!

문제는 소주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대주제다. 





대주제가 너무나 딱딱하다. 

의지 --> 전략 1-->전략2-->전략3-->전략4-->환경


(하.. 한숨이..)


나는 '논리적인' 구조를 만들기에 집착한 나머지, 

읽기 쉬운 구조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이건 거의 학습지, 문제집 수준이다. 

하지만 내가 만들려는 것은 

오히려 자기계발서에 가깝지 않은가!!! 








<영어책 한권 읽어봤니?>라는 베스트 셀러를 벤치마킹하면서 동시에 나의 기존의 원고의 개선점을 찾는 글을 쓰려고 한 것인데, 생각보다 할말이 많다. 그만큼 고칠 게 많다는 뜻이다 후훗!


처음에 말했듯이 네가지의 요소 (표지, 목차, 제목, 문체) 그리고 기타적인 요소

총 다섯가지 꼭지로 전개할 건데, 나머지 제목, 문체 그리고 기타는 그 다음 글에서 이어서 토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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