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 집 길 건너 카페가 새로 생겼다. 아내 선영과 오가다가 노란색 기둥이 눈에 띄어 나중게 가보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아이들이 다 나가고 민재와 선영은 문득 그 노란색 카페가 생각났다.
“거기 가볼까?”
선영이 민재를 보며 말했다.
“그러시죠”
민재는 흔쾌히 동의했다.
민재와 선영은 패딩만 걸치고 카페로 향했다. 그런데 카페는 문을 열지 않았다. 유리창의 영업시간 안내를 보니 토요일만 휴무였다.
“카페가 보통 토요일에는 잘 안 닫는데 특이하네”
선영이 고개를 갸우뚱 하며 말했다.
몇 주가 지나고 민재와 선영은 일요일 오전 아침을 먹고 또 아이들이 나가자 덩그런히 둘만 남았다. 지난 번 토요일 카페 방문이 실패한 것이 기억나 다시 가보기로 의기투합 하였다. 길을 건너는데 카페안 전등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 마음이 놓였다.
민재는 메뉴판을 보고 눈이 커졌다. 에스프레소 꼰파냐가 있었다. 이 카페는 일반적인 에스프레소 바와 다르게 테이블 좌석이 많았지만 에스프레소 바 메뉴도 있었다. 민재는 에스프레소 꼰파냐를 시키고 선영은 시그니처 라떼를 시켰다.
에스프레소를 두 번 나누어 들이키고 쓴 맛이 세게 올라오기전 크림을 먹어 입안에서 잘 섞었다. 그리고 물을 마셨다. 건강 때문에 술 마시는 것을 자제하고 있던 민재에게 아침 10시 반에 에스프레소는 좋은 스카치 위스키 마시는 것과 같은 레벨의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햅삐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