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토끼 인형을 든 소녀

- 풍경 삼매경

by 갈대의 철학

작은 토끼 인형을 든 소녀

- 풍경 삼매경


詩. 갈대의 철학



앞 좌석에 작은 인형 토끼를 품에 안은 아이

간간히 지나는 터널 속 어둠에 비춰오고


떠나는 흔들리는 기차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토끼 춤추듯 하는 아이


마음에 웃음꽃이 방긋방긋 피우며

연신 몸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기차에 의지한 채

바깥 세상 구경 떠나는

풍경 삼매경에 빠진 어여쁜 꼬마 소녀


잠시라도 발동동에

지나가는 창가에 비친 저녁 구름 잡을세라

작은 두발 껑충껑충 뛰어 보지만


빨리 달리는 기차가 미더워도

그리 아쉽지도 아니하고

천진난만하게 지나가는 구름만 바라보며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본다


작은 두 손에 쥐 천정 긁어대는 소리 마냥

어쩔 줄 몰라하는 동작에

그래도 다시 볼 거라 기약 없는 약속이나 하듯이


두 눈에 점점 희미하게 멀어져 가는

맞닿은 레일의 끝이 어디인지를

한없이 끝없는 레일을 바라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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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