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하늘의 철학이야기
실행
신고
라이킷
10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갈대의 철학
Dec 15. 2024
동면(冬眠)
- 잠시 잠들다
동면(冬眠)
- 잠시 잠들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는
살아가는
동안
이렇게
살리라
천상의
거울
하늘
아래
떠가는
구름 한
점을 따다
밤하늘 휘영찬
밝은
달빛에
갑옷을
휘
두르고
밤하늘 별빛 쏟아지듯
빗발쳐
내리
는 화살을
피하지도
않으리
또한
아픔이
뼛속까지 밀려와
태양빛에
뼈가
녹아들고
흘러내린 핏물이
고여
쇳물을
녹여 주물을
만들어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모두 부질없는
바람과 같은 마음이
되어
한 조각의 어느 이름 모를
화석이 되어 살아가리라
태산같이 높고 높은
마음의 창이 되고
바다처럼 깊고 깊은
마음의 방패가
되어
하늘처럼 넓고 넓은
마음의 신화가
되어가리라
한 줌의 흙이 되어가는
이곳에
뿌리를 내려
나의 영혼과
나의 사랑과
나의 희망을 심어놓아
아직도 시들지 않는
꽃이
그댈 위해
못다 부른 노래가
되어
청춘의
못다
이룬 꿈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불어오는 바람
에
식어버린
마음의
흔적들이
인장
되고
낙관이 되어
내 삶
의 이정표가 되어가듯
묵언의 침묵을
따르리라
내리는 빗줄기
세례
에
나의 오랜
마음의
찌든 때
또한
씻어갈 것이며
살을 파헤치며
파고들어 오는
좀비 같은 구더기 무리들이
바글바글 거리며
내 마음의 영혼까지
빨아들이고 구멍이 나더라도
폭풍우 치는 바다와 맞서
모든 것들이
일순간에 부서지며 사라지는
포말과 같은
인생이
되어가더라도
뭇 바람에
마지막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떨어지지
않을
낙엽과 함께
동면에 들어
잠시 잠을
청하며 쉬어가
리라
2024.12.12 새들의 잔치상.
keyword
하늘
갑옷
천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