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의 Love & Crazy Theme
“ 존재감 테마는 갤럽사에서 분류한 사람의 34가지 강점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 있고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하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에서 발췌 재인용
#에피소드 1
해마다 미국 네브라스카주의 작은 마을 오마하에서 축제가 열린다. 바로 갤럽의 강점 써밋 (CliftonStrengths Summit)인데 2016년 내가 비즈니스를 시작하던 해에 처음 시작했고 이후 2017년, 두 번째 참석했을 때 Break out 세션에서 있었던 일이다.
도널드 클립턴 교수와 오랫동안 일해왔던 갤럽의 R&D 시니어 연구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때때로 강점 테마를 가지고 변명을 합니다. ‘나는 이 강점 테마가 가장 아래(Bottom)에 있어서 이 일은 잘 못하니 이해해줘.’ 라고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죠?그건 우리가 말하는 강점을 발휘하는 방법이 아닌 그냥 변명이라는 것! 적어도 강점 코치인 여러분들이라면 이 단계는 훌쩍 뛰어 넘으셨겠죠?”
모두의 얼굴에 동의의 웃음이 번졌다. 사실 나도 얼마나 많은 변명을 해 왔던가!
‘저는 공정성테마가 낮아서요. 복구테마가 없어서요. 심사숙고 테마도 없어요’ 하며 스스로 핑계 삼던 내 모습이 떠올라, 나도 함께 웃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웃음에 무엇을 떠 올린듯 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진단을 하고서도, 나의 강점 테마가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진단하고 또 진단하고는 해요. 그러면 언젠가 내가 바라는 테마가 나올까요?”
그러자 더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다들 경험이 있었나 보다.
‘나만 4번 해 본 게 아니었군.’ 안심이 되었다.
그러자 그도 웃으며 말했다.
“위로를 드리자면 여러분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 진단 도구를 개발한 클립턴 박사님도 무려 17번이나 진단해 보았답니다. 자신은 존재감 테마가 나올 리가 없다면서요. 연구실에 있는 우리는 그의 존재감 테마를 매일 목격하고 있으며, 그 진단이 맞다고 말해 주는 데도 말이죠. 그의 존재감 테마는 개별화 테마와 더불어 연구원들을 인정해 주고 개인별 성취를 북돋아 주는 데 정말 탁월하셨어요.”
‘그랬구나. 한 사람이 가진 강점의 탁월성을 알고 강점을 객관화 하여 개발하셨던 분도 자신의 존재감 테마를 인정하지 않았다니….’
여기 저기서 웃음이 나왔다.
참, 테마 이름의 아이러니 아닌가?
이름은 ‘존재감’인데 그 존재를 인정 받지 못할 때가 있다니 말이다.
#에피소드 2
“엄마! 이거 잘못 나온 거야! 내가 몇 문항은 건성으로 했거든. 그래서 잘못 나왔어. 다시 할래.”
당시 중3이었던 큰 딸이 클립턴 강점 진단 결과를 확인한 뒤 대뜸 말했다. 그녀의 Top 5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존재감, 책임, 최상화 테마였다.
존재감 테마가 나올 것은 알고 있었지만 커뮤니케이션이 1위일 것은 예상치 못했다. 엄마인 내 눈에 존재감 테마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 내내 늘 눈에 띄었다.
내가 존재감 테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다.
“난 주위와 항상 비교해서 내가 더 우위에 있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어. 그리고 억지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내가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해 줘야 해. 그런데 이런 테마가 나에게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돼. 나 다시할래!”
아하~ 중3인 내 딸도 그때의 그 클립턴 박사님과 같은 마음인가 보다.
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쯤인 것 같다. “엄마, 인터넷 정보는 가짜가 많아. 내가 리더십을 갖는 법에 대해 찾아 봤는데 사실 하나도 안 맞아” 왜 그런 정보를 찾았는지 물었더니 답을 하지 않는다.
알고 봤더니 자기가 학급 회장 선거에서 떨어진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아! 이 아이는 회장 선거 후보가 되는 과정부터 선출 되기까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했던 것이었다. 그때 워킹맘으로서 달리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참 미안했다. 다행히 2학기 때 부회장이 되면서 더 이상 나에게 불만 섞인 말로 인터넷 정보에 대한 불만족을 이야기하진 않았던 것 같다.
존재감 테마를 느낀 건 이 때 뿐 만은 아니다. 무대에 서기 전 연습에 연습을 더하고 무대에서는 남들보다 더 열중하는 모습, 혹시 인정 받지 못했다 느껴질 때는 남들 3배 이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에서 나는 딸의 존재감 테마를 확인하고 인정했다.
다시 진단을 해서 존재감 테마가 없어진다면, 과연 그녀는 만족할까?
얼마 후 그녀는 원하는 대로 다시 진단 했다. 상위 Top 5에 여전히 전략테마와 커뮤니케이션테마 그리고 나머지는 6-10위에 있던 사교성과 개별화 테마, 긍정 테마가 보였다.
리포트를 보더니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 맞아! 이게 현재의 나야.”
그런 그녀를 보며 나도 슬그머니 웃었다.
존재감 테마가 없어져서 이제는 본인 리포트를 인정하는 것일까? 존재감 테마는 어디로 갔을까? 없어진 결과를 그녀가 만족하기에 6-34위 리포트를 열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존재감 테마가 어디에 있건 그녀는 이미 그 자체로 반짝이는 별이니까!
#에피소드 3
2017년 C사의 CSV(Corporate Social Value)를 담당하는 재단에서 강점 학교를 열었다.
18-24세 청년 중 사회 취약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는데, 약 100시간의 강점 학교 수업을 통해 그들의 인성 교육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친구들의 강점을 관찰하고 토론 토의하는 과정은 그 수업에 함께하는 선생님으로서도 많은 배움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이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방향을 알 것 같다거나, 타인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나아졌다고 말했을 때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한 번은 강점학교를 담당하는 우리 회사 선생님들에게 물어 보았다.
“무슨 테마가 제일 힘들다고 느끼나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구동성으로 “존재감 테마요!” 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자신이 정해놓은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지 못하면 엄청 좌절하고 그것을 표현하더라고요. 계속 불만을 제기하고 심지어 수업 자체를 보이콧하기도 해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그래서 저는 유난히 존재감 테마가 좀 힘들어요”
존재감 테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이렇게 느끼게도 하는구나….!
얼마전 우리 선생님들이 강점 학교 교육 만족도 점수에서 어떤 학생에게, 5점 만점 중 1점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며 당황 했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늘 우등생 또는 반장을 도맡아했던 우리 강점 학교 선생님들. 그들에게 1점 만족도는 어쩌면 반항으로 보일 것이다. 받아본 적 없는 낯선 점수에서 오는 좌절감이 엄청났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한 선생님이 기쁨에 차서 이야기했다.
“이번에 그1점이 사라졌어요!”
어떻게 된 일일까?
“존재감이 있는 친구가 홍보 영상을 만드는 프로젝트에서 눈에 띄게 기여를 많이 했거든요. 진행 내내 중심에 서기도 했고요.”
역시 그 친구는 모두의 인정이 필요 했었나 보다.
물론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이후에도 존재감 테마를 가진 친구는 선생님들의 이야기에 자주 오르내리며 흥미 진진한 에피소드를 끌어냈다.
#에피소드 4
“올해 아시아 태평양 Award 중 Marketing Manager of the Year 는 한국의 K 입니다!”
아시아 태평양 직원들이 일 년에 한 번씩 연초에 각 나라를 돌아가며 모이는 Kick off Meeting 자리, 이번에는 싱가포르에서 진행되었다. 일 년 성과를 각 나라별로 모아 비교하고 경쟁하며, 결과를 통해 우수자를 시상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내년의 각오를 다지게 하는 시간들이다.
시상대에 오르는 K는 긴장되면서도 기쁨에 찬 표정이다 그의 강점 Top 5는 승부,존재감,자기확신,집중,수집 테마였다.
존재감 테마와 가장 많이 짝지어 나오는 것이 바로 승부 테마이다. 같이 붙어있는 경우도있고 몇 단계 떨어져서 보이기도 한다.사실 나는 고객들의 진단지를 볼 때 승부 테마가 보이면 자동으로 존재감 테마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존재감 테마를 보면 또 승부 테마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 본다.
이 두 개의 테마를 Top 5에 가지고 계신 분들 중 K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다.
그는 회사 내 경력 개발면에서 뛰어난 입지를 가진 분 이었다. 장남으로 어릴 때부터 수재소리를 들을 만큼 똑똑하였으나 가정이 어려워져 대학에 가지 못하고 동생들을 위해 자신은 공고에 진학하였다. 기술직으로 회사에 입사한 후에도 그는 꿈을 버리지 않고 주경 야독하여 야간 대학을 졸업하였고, 대학원에 가서 전자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어학 연수나 유학도 없이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 하였음에도, 글로벌 회사에서 외국 직원들과의 소통은 문제없이 원활했다.이후 기술부 팀장에서 마케팅으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담당 부문 사업의 최대 호황기를 이끌어 내기도 했던 그는 핸드폰에 자신의 최종 커리어 목표를 늘 적어 놓고 다녔는데 General Manager (글로벌 회사의 지사장)이라고 쓰여 있었다.
언제나 목표가 있던 그, 결국 General Manager 가 되었다.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 지사장으로 지원했고 본사의 인터뷰를 거치며 승인을 받은 것이다.
태국으로 떠나면서 그는 나에게 갤럽 교육 책자를 보여 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 동안 회사에서 배우고 인사에서 늘 말하는 강점 기반 조직을 꼭 만들어 보려고 해요.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재임 4년동안 태국, 베트남, 필리핀에서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K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일구면서 늘 부단히 노력한 분이다.
그는 본인이 목표 하는 것을 위해 스스로를 우선으로 이기고, 주변에서 인정 받고 나면 더욱 노력 하여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리곤 했다. 자신의 팀에게는 늘 목표와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끊임 없이 배우도록 지원
하고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곤 했다. 그런 그의 진심 어린 모습 때문인지 Emerging Markets
전체에서 가장 몰입도 높은 조직으로 꼽히곤 했다
그의 강점 테마를 볼 때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자기 자신을 먼저 이기는 사람,
- 자신을 리더라는 무대로 이끄는 사람.
- 스스로의 리더십 본능에 충실한 사람.
- 이기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
- 확신에 찬 길로 걸어가는 사람.
- 자신의 지식을 언제든지 나누어 주는 사람
아마 지금도 아프지만 않았더라면 그가 다음으로 목표하고 꿈꾸었던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현재 투병 중인 그는 오늘도 자신을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에게 치유의 신 라파엘의 힘이 닿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내가 존경하는 리더 중에는 존재감 테마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리더들이 가진 존재감 테마는 함께 하는 직원 한 명 한 명이 탁월하게 빛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 넣어 준다.
만약 존재감 테마에 절친 테마가 함께 있다면 그에게는 한국적인 정이 있을 것이며,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정말 특별하게 인정해 줄 것이다. 또한 존재감 테마에 개별화 테마가 함께 있다면 만나는 이들 각각의 개별적 특성을 인지하고 표현해 줄 것이다.
존재감 테마에 커뮤니케이션 테마가 있다면 표현력에 있어서 남다른 재능을 갖췄을 것이며, 존재감 테마에 책임 테마가 있다면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스스로 짊어지고 반드시 해 낼 것이다..
가끔 고객들 중에서 자신의 강점에 존재감 테마가 나오긴 했지만 존재감의 빛을 꺼두고 있다고 말하시는 분들을 만난다. 정말 그 빛이 꺼져 있을까?
스스로 꺼 놓았다고 하지만 그건 잠시일 뿐 존재감은 언제든 빛으로 타오를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 불씨와 같다. 화려한 불이 언제 오를 지 모르지만 그 불을 내 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그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묻고 싶다.
존재감 테마를 가진 여러분!
‘당신의 존재가 가장 탁월하게 빛났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