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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 Mar 06. 2019

#APPENDIX. 짧은 근황 이야기

1년이 넘어버렸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발행했던 마지막 글을 보니 작년 2월에 썼던 것이 마지막이었네요.

물론 그 이후에도 몇 개의 글을 쓰려고 준비하거나 중간중간 적어놓은 것이 있긴 했지만 발행하는 글로써는 1년 1개월 만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생각보다 많은 구독자분들도 생기고 반가운 응원 글들도 보내주시고 어디서 공유가 되었는지 공유수와 조회수가 많이 늘어난 걸 확인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구독자를 늘리고 조회수를 늘려서 무언가를 해보고자 해서 글을 쓴 게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의무적으로 글을 쓸 생각은 지금도 없지만 제대로 마무리도 짓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간 글을 이어가지 않고 방치한다는 건 꽤나 무책임한 일입니다.


2~3개월의 시간을 두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직을 시도했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그로 인해 1년이 넘게 글을 쉬게 되어버렸습니다.


중간중간에 브런치에서 확인도 하고 몇 개의 글도 써놨지만 예상보다 쉽지 않았던 과정으로 인한 멘탈 조절과 집중을 위해서 어중간한 글은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값진 과정으로 진화한 쓰라린 실패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참 좋은 기회로 인해 어렵지 않은 일본 회사 생활이었고,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 삶의 질로 충만했던 일본 생활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좀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운이 좋아 이런 삶을 살게 된 것이 아니라고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으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안주하고 살기에는 제 스스로 아직 젊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한국 나이 42세, 일본 나이로는 40세로써 아직은 할게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직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2018년 1월 즈음 이직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후, 


1번의 면접으로 합격, 한국에서는 손꼽히는 게임회사 중 한 곳에 입사.

다시 퇴사.

바로, 한국의 스타트업 회사에 리모트 근무 2개월.

계약 만료. (라기에는 미묘한 부분이 많지만 일단 이 단어로 정리)

27개 회사에 입사 지원.

서류 광탈 -> 8개 회사 서류 합격

8개 회사 중 3개 회사 1차 면접 합격

3개 회사 중 3개 회사 2차 면접 합격

3개 회사 중 2개 회사 3차 면접 합격


3차 면접까지 합격한 2개의 회사 중 1곳은 작년 말 한국 해군과의 레이더 마찰 이후, 연락 두절(허탈한 웃음)


그리고 마지막 한 곳으로부터 내정 통보(内定: 간단하게 말하자면, 고용계약을 하기 위한 확정 통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를 받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받은 내정 통보.

오퍼레터는 이미 받았고 조건에 대해서는 제가 요청했던 부분에 대해 대부분 받아들여져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시간 기준 이번 주 금요일 (2019년 3월 8일)에 도장 찍으러 가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입사가 95%는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 단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은 입사 지원을 해보고, 가장 많은 탈락을 경험해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서류 탈락이나 면접 탈락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1번~2번 정도?) 이곳에서의 광탈에 대한 경험은 개인적으로 큰 충격이었고, 멘탈 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쉽게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에 입사도 했었고, 27개의 회사에 입사서류를 넣는 중에 별도로 총 9개의 회사에서 입사 제의도 왔었으며, 그중에는 사원 300명 이상의 중견기업 이상인 회사가 대부분이었으며 면접을 면제하자고 한 회사도 있었기 때문에 굳이 오랜 기간 동안 쓰라린 실패를 맛보며 어렵게 이직을 할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애초에 고민하고 결정했던 이유를 잊고 달콤한 길을 걷게 된다면 분명 또다시 같은 고민을 반복하게 될 것만 같았습니다.

또한, 긴 기간 동안 이직 활동을 하면서 정했던 기준도 있었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회사를 정하려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덕분에 정말 쓰라리고 아팠던 '실패'들이 긴 겨울 끝에 찾아오는 봄의 산들바람 같은 '과정'으로 변하는 마법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비워놨던 집을 청소해야 하는 것처럼


집을 오랫동안 비워놓고 긴 여행을 다녀온 후 돌아온 느낌처럼.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참 즐거웠던 이전 회사에서 이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나 과정 등을 다음 글에 써 내려갈 예정입니다.


저에게는 참 고마운 회사이기 때문에 서로 좋은 모습으로 작별하게 되었고, 언젠가는 그 회사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한결같습니다. 


그 회사와 작별 과정에 대해서 조만간 써서 올릴 예정입니다.


당분간은, 길지 않다면 길지 않았던 1년 동안 지냈던 내용에 대해 몇 번에 걸쳐서 써 내려가 볼까 합니다.

특히, 일본 내부에서 이직하는 과정에 대해 가급적 현실적으로 써 내려갈 예정입니다.


보통 일본은 취업 에이전트를 통해 구직을 하거나 이직을 하게 되는데, 저의 경우는 에이전트를 통해 이직한 경우, 회사에 직접 이력서를 제출한 경우, 사람인이나 잡코리아처럼 이직 사이트를 통해 직접 이력서를 제출한 경우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그 부분도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번에 계약을 곧 할 회사는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은 이직 사이트를 통해 직접 면접을 진행해서 성사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일본이란 나라가 굳이 꼭 에이전트를 이용해야 취업이나 이직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일본 특유의 딱딱하게 경직된 비즈니스 문화도 경험했고, 그 문화에 반발해 분위기를 많이 바꾸려는 문화도 경험해보았습니다.

참 재미있는 회사도 많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왜곡된 스타트업이나 겉만 번지르르한 꼰대스러운 회사들도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속에서 면접 탈락이 되어도 참 기분좋았던 면접이 있었던 반면, 면접이 합격되어 다음 단계로 진행됨에도 거부했을 정도로 기분 나쁜 면접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만약 이번 주 이 회사와 계약 도장을 찍게 된다면 4월 1일부터 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사이에 되도록 이런 여러가지 주제로 자주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힘내 보겠습니다.


1년동안 고생스러웠지만 인생을 살면서 모처럼만에 참 많은 노력을 해봤던 것 같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고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려 사이트를 열었다 닫았던 적이 수도없었습니다. 

이직에 있어서 한국인이기 때문에, 40대이기 때문에, 잦은 이직률을 갖고 있는 캐리어패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일본에서 회사를 구할 수 없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에 계속 붙들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초심. 이란건 참 오묘한거 같습니다.

참 빨리도 잊게 되고 다시 찾아오기도 어려운 녀석이지만, 정작 포기하지 않고 초심이란걸 되찾아 오면 분명 특별한 성취감으로 되돌려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계속해서 일본 스타트업이나 벤쳐기업에서 살아가는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년이나 글이 끊겼음에도 계속 구독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큰 힘이 됩니다. 

한국은 미세먼지로 고생스럽다고 들었습니다. 

부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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