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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 Mar 13. 2019

#14. 이직이야기(1) : 이직까지의 여정

일본에서 직장을 어떤 방법으로 옮기게 되는지 이야기합니다.

한국에서 신입, 또는 경력으로서 일본 내에 있는 IT회사로 가는 방법들은 검색만 조금 하신다면 많은 케이스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일본 내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글이나 영상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만, 비교적 적은 편이고 케이스 또한 많지 않아 제가 경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당연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 내려 가는 내용이므로, 모든 일본의 이직이 저와 같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보다 훨씬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 다양성 또한 많습니다.

그중 하나의 케이스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의 이직에 대한 글은 이직 방법, 이직을 위한 준비, 면접을 위한 준비, 면접 사례, 입사를 위한 준비등을 나눠서 써볼 예정입니다. 단순히 절차를 설명하는 글이 아닌 그 기간 동안 느꼈던 일본의 사회, 넋두리 같은 생각들을 같이 써 내려갈 생각이라 어쩌면 현실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이직으로 가는 목적지 결정


먼저, 일본에서의 이직할 때 저의 상황을 정리해봅니다. 


국적 : 한국
나이 : 40세 (한국 나이로 42세.)
학력 : 컴퓨터 과학 계열 석사
포지션 : 서버 엔지니어 (or 인프라 엔지니어)
경력 : 한국 (10년), 일본(2년)
언어 인벤토리 : JAVA, scala, golang
인프라 인벤토리 : AWS(대부분의 서비스 컨트롤 가능), GCP(Bigquery, GAE 등의 일부 서비스 컨트롤 가능), 온프레미스(기본적인 리눅스 컨트롤 정도 가능 수준), 기타 빅데이터 플랫폼 경험(hadoop, hive, spark 같은)
일본어 레벨 : JLPT2급 (2009년 1월 취득)


젊은 시절 방황과 군대, 그리고 대학원 진학으로 인해 저는 사회생활을 31세 때 시작을 했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외부 프로젝트나 다른 일을 한적은 있지만 이력서로 일관되게 적을 수 있는 경력은 31세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온지는 벌써 3년 차가 되어 가지만, 일본어 실력은 가끔 필이 받을 때는 일본 현지인들과 술 마시며 아재 개그도 하면서 몇 시간씩 쉴세 없이 떠들 정도로 네이티브 할 때도 있지만, 지금도 마트에 가서 계산할 때 점원이 "봉투에 담아드릴까요?"하고 물으면 "네! 두 개 주세요!"라고 할 정도로 덜떨어진 수준을 자랑합니다. 

저렇게 대답했을 때 나를 바라보는 점원의 요상스러운 표정을 보는 것도 꽤 재미집니다.

물론 제 표정도 같은 표정이겠네요.


미리 말씀드릴 것이 있다면, 결과론적이지만 나이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고 느낄 정도로 제가 40세라고 해서 이직의 어려움이 있었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젊을수록 더 유리한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청년 고용 같은 지원제도가 있어서 나이에 한정된 구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생각보다 나이에 대한 허들이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한국의 경력이 일본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오히려 호기심을 갖고 물어보는 경우도 많아 면접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본어에 대해서는 자격증의 의미가 크게 없습니다. 

예전에 지인으로부터 JLPT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그 자격증에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3년인가가 지나면 다시 봐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던 적이 있었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전혀 의미가 없었습니다. 


헤에~(악센트 중요) 무려 10년 전에 일본어 자격증도 따 놨었네? 


라고 하면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예전부터 있었고 나름 노력도 했구나~ 정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본 적은 있습니다. 일본 면접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인 "당신은 왜 일본에서 일을 하려 합니까"라는 질문에 좋은 서포터 역할을 하기도 하니 혹시 젊은 나이에 일본 어학 자격증을 따놓고 늦은 나이에 도전해보려는 분들에게는 좋은 아이템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취업에 있어서 일본어는 0순위입니다. 

위의 언급들은 면접관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력에 대해서도 대학원을 나왔다고 해서 개발자로서 우대받았던 적은 한국에서도 없었고 일본에서도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채용 시 긍정적인 효과를 갖게 해주는 아이템은 될 수 있겠지만 채용 결정에 결정적인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게 편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제가 찾는 회사에 대한 조건을 정리해봅니다.


1. 일본 대기업은 패스
2. 한국인 중심의 기업은 패스
3. JAVA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회사
4. 정장을 입어야 하는 회사 패스
5. SI업무(위탁 개발)이나 파견업무가 있는 회사는 패스
6. 사원의 나이대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회사 (젊은 사람만 있거나 나이 든 사람만 있는 회사는 패스)


지금 와서 회고해보지만, 아마 저 조건이 없었다면 훨씬 수월한 이직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본의 요상한 비즈니스 사회의 문화를 봤을 때, 위의 조건을 뺀다면 정말 많은 회사에 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렇게 조건을 두지 않으면 앞서 글에서도 적었듯이 또다시 역마살이 도질 것 만 같았고 기왕 일본에 와서 경험을 하는데 내가 원하는 환경이었으면 더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도전을 하기로 합니다.


특히 2번의 경우는, 달리 한국인이 싫어서가 아니라 가급적 일본 로컬 문화에 적응하고 싶은 부분때문입니다. 어학연수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자국 사람과의 친분인 것처럼, 외국에서의 사회생활도 같은 이치라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일본에서 만난 한국분들 중 대부분 좋은 분들이었지만 진짜 요상 망칙한 사람들도 많이 봐서 그런 분들은 여전히 피하고 싶긴합나다. 그런 사람들은 아마 한국에서도 만나고 싶지 않을겁니다. 


다행히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회사를 찾아 입사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은 군대 시절만큼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긴 했습니다.


참고로 파견회사나 SI형태의 기업에 입사하는 내용과 제가 적는 내용은 다른 경우가 많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이직을 준비하던 기간 동안 먼저 경험했던 분들의 일본 취업 내용이나 이직 관련 글들을 많이 읽었지만 실제로 경험했던 부분과 다른 것들이 꽤 많았습니다.  


이직으로 가는 톨게이트 진입


일본도 사람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한국과 별다른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1. 구인 사이트를 통한 이직
2. 에이전트를 이용한 이직
3. 기업으로부터의 스카우트
4. 기업의 사이트를 이용한 직접 지원 및 엔트리 등록


제가 알아보거나 경험했던 이직 방법은 위와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 현지인들도 포함해서 이직을 하는데 사용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은 케이스는 2번의 에이전트를 이용한 이직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습니다. 

제가 처음에 일본에 입사한 경우는 3번의 케이스로, 정기적인 전형이나 정식 절차가 아닌 특별 케이스라 일본 내에서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는 1번의 방법을 이용해 직접 지원하여 일정을 스케줄링해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2번의 에이전트를 통해서도 이직을 했었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하게 됩니다. 이 내용은 나중에 정리해서 이야기할게요.

4번의 방법도 이용해보았습니다만, 지원하는 창구만 다를 뿐 1번의 과정과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자신이 일정을 스케줄링하면서 기업과 면접을 능동적으로 진행할 것인가, 그 과정을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컨설턴팅을 받으며 수동적으로 진행할 것인가에 차이일 듯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좀 더 효과적인 면접을 진행하면서 이직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듯 보이지만, 개인적으로 두 가지의 경우를 경험하면서 결국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제가 직접 지원해서 진행하는 방식을 선택했으며, 그 이유나 내용들은 다음 글에 정리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직으로 가기 위한 (험난한) 길


앞서 내가 직면하고 있는 나의 상황과, 내가 원하는 조건을 들고 직접 지원을 하던 에이전트에게 추천 기업을 받던 그 기업에 채용 프로세스에 따라 지원을 하게 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각각의 기업마다 채용 프로세스가 모두 다릅니다. 

기본적인 개념으로는 


서류심사 -> 면접 -> 내정 -> 입사 


의 크게 4단계를 걸쳐 진행됩니다. 

각 기업마다 프로세스가 다르다는 것은 각 단계마다의 진행 절차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 서류심사

저는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예전만 해도 서류심사를 위한 이력서는 종이로 써서 우편으로 붙이거나 직접 방문해서 제출해야 한다거나, 이력서 자체도 프린트가 아닌 손으로 작성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만,  it회사들은 모두 웹 입력 폼이 따로 있거나 정해진 양식 파일을 받아 내용을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서류심사를 위해 필요한 서류는 이력서와 기술경력서입니다.

가끔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추가로 요청하는 회사도 있는데 그 경우 저는 github 링크를 보냈습니다.

서류심사의 결과도 역시 기업마다 다르지만 빠르면 1일, 늦으면 2주 정도 걸리는 듯합니다.


2. 면접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 면접입니다.

서류심사가 통과되면,

'캐주얼 면담'이라고 해서 정식 면접 프로세스가 들어가기 전에 기업과 지원자 간 서로 탐색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회사도 종종 있습니다. (서류심사 보기 전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그 기업의 회의실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근처에서 커피를 마신다던가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면접의 횟수도 다양합니다.

기본은 대체적으로 2번의 면접(담당자 면접, 임원진 면접 또는 SI나 파견회사의 경우에는 협력업체 면접도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의 형식이지만, 실제적으로는 3번 이상 하는 면접도 많았습니다. 제가 입사했던 2개의 회사도 모두 3회에 걸쳐 면접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입사한 회사는 4회에 걸쳐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그 면접의 내용도 기술 테스트나 종이 코딩 테스트를 하기도 하고 SPI(종합 적성 검사)를 보는 회사도 있습니다. SPI의 경우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대부분 보는 시험입니다. SPI도 종류가 많아서 한마디로 설명을 드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느낌으로는 아이큐테스트를 일본어로 보는 느낌 + 일본어 능력 시험 같았습니다. 의외로 쉽지는 않습니다. 일본 서점에 가면 SPI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관련 서적도 많은 걸 보니 공부를 꽤나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일반적인 면접 프로세스 (굳이 찾지 않더라도 이런 형태의 면접 프로세스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github에 초대해 같이 코딩을 하면서 코드 리뷰로써 평가하는 회사도 있었으며, 1일 입사를 통해 테스트하는 회사까지 다양한 형태로 면접을 진행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빨리 채용하기 위해 채용까지 2주 이내라던가, 면접 1회라는 카테고리로 구인광고를 내는 회사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구인 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카테고리들



3. 내정


앞서 이야기했던 회사(처음으로 일본에서 입사한 회사)는 면접부터 내정까지 4일 걸렸습니다. 물론 비자 신청기간 때문에 입사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입사까지 9부 능선까지 지나게 된 '내정'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아서 그때까지 저는 일본 회사도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4일이 걸리는 게 한국과 차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고, 채용을 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세스에 어떤 규칙이나 제약에 신경 쓰지 않고 채용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 천국 같은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접했던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입사지원부터 내정(입사가 아닌)까지 3주 이상이 걸렸습니다. 이전에 언급한 적이 있었던 채용 직전까지 갔다가 취소되었던 회사의 경우는 3개월이 걸렸지요. 


이처럼 오랫동안 많은 단계를 통과하게 되면 '내정'이란 단계로 접어들게 됩니다. 

내정단계가 되면 입사까지 9부 능선을 넘는 것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만, 오퍼 면담(offer meeting)을 해야만 어느 정도 입사의 결정이 보이게 됩니다. 


이때 연봉협상(월급제의 회사도 있지만 설명의 용이성을 위해 연봉으로 기재합니다.)을 한다던가, 회사의 구체적인 복리후생 (보험이라던가 복지에 관련된 사항들)을 전해 듣게 됩니다. 시용기간(試用期間)이라고 해서 한국의 수습기간과 비슷한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은 어느 정도 되는가, 이 기간 동안 적용되는 급여나 복지혜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연차는 어떻게 적용되는가, 보너스 수급 자격은 언제부터 가능한가 등등에 대한 부분을 전달받게 됩니다. 


복리후생의 경우는 어느 정도 이전 면담이나 면접 전 설명을 듣게 되므로 대체적으로 파악된 사항이고, 연봉 또한 이력서에 기재된 희망연봉을 바탕으로 제시받게 됩니다. 

보통은 희망연봉의 금액을 제시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이 연봉에 보너스(인센티브)가 포함이 되는가, 수당이 이 연봉에 포함되는가를 잘 따져봐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연봉이 높지 않아도 보너스에 따라 그 해의 수입이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연봉에 보너스가 포함되지 않아야 유리합니다. (보통 블랙기업 형태가 보너스를 연봉에 포함시킨다고 합니다.)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한국과는 달리 연봉 차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대기업을 가려고 하는 이유가 이 보너스(또는 인센티브)때문이라고 많이들 말합니다. 그리고 추가 기타 수당도 함께 말이지요.

영세한 기업일수록 수당의 항목이 적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참 신기한 일본 비즈니스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올 때 한국에서의 연봉에서 가급적이면 낮추지 않고 일본으로 넘어오시는 게 좋습니다.

일본에서 이직을 할 때 이를 '중도 입사'라고 표현을 하는데, 중도 입사를 할 때 연봉 기준을 전 직장의 연봉을 기준으로 측정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 일본 회사에 입사할 때 그 회사 연봉 테이블에 맞추느라 한국의 연봉 수준보다 금액을 낮춰 입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직을 하면서 그 회사 테이블에 맞추다 보니 이 금액이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나게 됩니다. 


보통 일본의 경우 중도 입사를 하면서 조정되는 연봉이 오를 때 100만 엔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저의 경우는 연봉 인상액이 거의 300만 엔 가까이 차이가 나게 되니 이 회사에서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분명 현재 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원 기준으로 제 등급은 이 정도의 연봉을 지급해도 문제가 없는데 전 직장에서의 연봉에서 차이가 너무 많이 나게 되니 딜레마에 빠져버린 거지요.


덕분에 저는 오퍼 면담만 3회에 걸쳐서 협상을 하게 됩니다.


왜 그 경력에 그 연봉을 받았던 거지?
이전 회사의 연봉은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산정되는 건가?
혹시 네가 그 회사에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한국에서도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었나?


등의 수많은 질문들을 받으며 설명을 해야 했고, 회사 측에서는 중도 입사에 대한 연봉 상승금액이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이 반복되었습니다.

다행히 3회에 걸친 협상 끝에 원래 받기로 한 연봉을 받게 되었고 마무리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을 겪었던 기억으로 남습니다. 


아무튼 이런 모든 과정을 거치고 오퍼 면담이 끝난 뒤 서약서(내정 이후 취소하지 않는다는)에 도장을 찍게 되면 내정을 받게 됩니다.


드디어 도착.


서약서에 도장을 찍고 내정까지 완료가 되면, 에이전트로 진행을 했던 직접 진행을 했던 이 시점 이후부터는 회사와 당사자와의 절차가 진행됩니다. 


기본적으로 회사에 등록하기 위해 인사정보에 대한 서류를 기재해서 제출합니다. 보통 개인정보, 가족관계, 주민세 납부증, 연금 수첩 정보 등을 제출하게 됩니다. 

회사에 따라서 HR 시스템에 직접 입력해서 제출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회사로부터 양식을 받아 엑셀이나 PDF로 제출하기도 합니다.

또한 신원 보증을 위한 보증인 정보도 넣어야 하는데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내국인이나 외국인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서류를 준비해서 입사일에 출근하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입사 지원 후 이 단계까지 오는데 평균 2~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참 깁니다..


일본에서 처음 입사했던 회사를 퇴사하고 약 1년 동안 이직 활동을 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일본에서 처음 입사했던 회사를 퇴사하고 바로 다음날 새로운 회사로 출근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는 길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그 새로운 회사로 입사하기 위해 준비했을 때는 이전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기도 했었고, 그 이직 과정을 에이전트를 통해 진행했기 때문에 어쩌면 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새로운 회사도 퇴사하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혼자 진행하다 보니 저 모든 과정이 더더욱 길게 느껴졌고, 그것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서 다시 처음부터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너무나도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서투른 일본어로 일본 현지인처럼 직접 지원하고 직접 면접 스케줄을 조정하고 면접을 보고 또 다음 스케줄을 조정하고 반복합니다. 좋은 결과가 나와 필요한 서류를 직접 작성해서 다시 기업과 주고 받으면서 일본 비즈니스 문화를 자연스럽게 몸에 묻혀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입사했던 소년같은 회사에서 달콤한 세상만 보며 바라봤던 일본과 1년동안 혼자 이직을 하면서 바라봤던 일본의 모습은 참 많이 달랐습니다. 반대의 개념으로서 다름이 아닌 깊고 얕음으로서의 다름이 느껴졌던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직을 하는 과정에 대해서 가볍게 적어봤습니다만 (그래도 기네요..) 저 과정 속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일들을 하나씩 적어볼게요.


PS.


아는 후배가 운영하는 작은 스타트업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이 가서 되도록이면 도움도 주려하고 조언도 가끔 해주기도 합니다.

이직 활동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연락을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좀 살펴보려고 준비 중인데 오늘 아래와 같은 슬랙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후배 : 형님, 이분 우리 회사 서버 담당자와 같이 개발 운영 가능해 보일까요?
        <포트폴리오 파일>

후배 : 개발 2년 차인데 요구 연봉도 착한 편이에요. 3800


그래서 제 답변은요.











나도 한국 돌아가서 연봉 착하게 불러 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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