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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 Aug 12. 2019

#15. 이직 이야기(2) : 에이전트를 통한 이직

에이전트(헤드헌터)를 통한 이직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시작하기 전 근황 이야기


먼 길을 돌아 올해(2019년) 4월 최종 이직에 성공하게 되고 조금 정리된 시점에서 이전 글을 작성했었습니다.

https://brunch.co.kr/@seonology/31


어느 정도 안정된 시점이라 판단해서 꾸준하진 않더라도 조금씩이라도 글을 써 내려갈 생각으로 작성했던 글인데 벌써 3개월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저 시기에 연애를 했다면 여자 친구와 100일 데이트를 꿈꿀 시점이 되어버렸습니다. (맙소사)


그동안 브런치에서 큰 반응이 없었다면 잊고 살았을 법도 한데, 어디서 공유가 되는 건지 꾸준히 계속되는 구독 알림과 기분 좋은 피드백들의 알람이 계속 울려 한동안 글도 올리지 못한 채 작은 죄책감으로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생각 외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새로 보금자리를 튼 지금의 회사에서도 엄.청.나.게. 행복해하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의외의 즐거움과 너무나도 평화로운 워라벨을 누리며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작성하지 못했던 이유는. 

회사에서 파트너십 관계로 마이크로 소프트 자격증을 하나 부탁한 게 있어서 공부한다고 폼 잡느라 브런치 글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었습니다. 


다행히 지난주 8월 9일 금요일에 시험을 보게 되었고, 패스하게 되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비싼 책도 사주고 비싼 응시료까지 내주는데 똑 떨어지면 시니어 엔지니어로써도 면목이 없는 거고, 더욱이 한국인으로서 체면도 말이 아닐 것 같아 의외로 어깨가 무거운 부담스러운 자격증이었는데, 다행히 합격을 했습니다. 


또 어떤 핑계로 게으른 연재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제 마음 편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일본 휴일이기도 해서 여유롭게 글을 써 볼 마음을 가지고 펜.. 아니.. 키보드에 손을 올려봅니다.


오늘은 일본의 전직 에이전트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첫 이직을 향한 발걸음


일본에서의 첫 이직은 [헤드헌터]라고 불리는 에이전트가 모여 있는 회사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당시엔 지금보다 일본 비즈니스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은 상태였고, 도쿄가 아닌 치바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폭넓은 경험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습니다.


일본에는 이직을 위한 에이전트 회사가 한국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편이고 체계적입니다.

지인들을 통해 들었던 경우도, 일본 내에서는 에이전트를 이용한 이직이 가장 보편적이고 안정적이라는 말이 많았기에 저 역시 이 방법을 이용해보려 했었지요.


대표적인 이직 사이트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어로 되어 있지만, 크롬 번역으로 한국어 설정을 하면 큰 차이 없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https://career.oricon.co.jp/rank-job-change/


해당 에이전트 회사에 등록을 하고 프로필 및 이력사항을 기재한 후 구직 등록을 하게 되면, 

해당 회사 소속의 에이전트로부터 연락을 받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DODA를 통해서 구직 신청을 했는데 신청 후 많은 에이전트로부터 메일이 오게 됩니다. 

저는 그중 한국인 에이전트를 통해 컨설팅을 받기로 합니다.

다른 에이전트 회사의 경우에도 외국인인 경우 해당 국가의 에이전트로 매칭 시키는 경우가 많은 듯 보였습니다. (두 번째 에이전트의 경우에는 그 에이전트 회사에서 자동으로 한국인 에이전트를 배정해주기도 했었습니다.)


에이전트를 통해 연락이 이루어지게 되면, 해당 에이전트 회사로 가서 면담을 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어떤 회사를 원하는지, 어떤 대우를 원하는지에 대해 정리를 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에이전트는 회사를 선별해서 저에게 구인 엔트리 문서들을 보냅니다.


일반적으로 에이전트로부터 추천받은 구인 엔트리들은 구인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구인 내용보다 좀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 오픈된 구인 엔트리에서는 

우리는 JAVA를 하는 개발자를 구하고 있습니다.
연봉 : 경력에 따라 산정됩니다.


라고 한다면

에이전트로부터 받은 구인 엔트리에서는

우리는 현재 로그 분석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JAVA를 활용해서 Elasticsearch에 연계할 수 있는 개발자가 필요합니다.
연봉 : 3~5년 차 500만 엔에 기준해서 경력에 따라 산정 , 6년 이상 700만 엔 기준해서 경력에 따라 산정


식으로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에이전트로 받은 구인 정보 파일들.

위처럼 메일로 회사들의 구인 표를 직접 발송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곳은 개인 대시보드 페이지를 통해 에이전트가 회사 정보를 등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중 마음에 드는 회사가 있다면 정리를 해서 답신을 하거나, 대시보드에서 해당 회사를 선택하게 되면 기본적인 서류 심사는 에이전트 측에서 진행을 해줍니다. 


해당 면접들의 결과 여부 및 이유도 비교적 자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이직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피드백받은 심사 결과



해당 면접 과정은 메일을 통해 수시로 조정하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드렸던 것처럼 일본은 비교적 많은 면접의 횟수, 그리고 각 면접마다 진행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관리해주는 대로만 잘 따라간다면 혼자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편안해집니다.


특히 여러 회사를 동시에 면접을 진행하게 된다면 더더욱 복잡해 지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통해 이직이나 구직을 진행하는 것은 많은 장점이 존재합니다.



에이전트를 통한 이직의 장점


앞서 말씀드렸듯이, 에이전트를 통한 이직이 일본에서는 보편적이므로, 각 에이전트의 회사들은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비교적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는 구직자들은 잘 이용을 한다면 쾌적하게 이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두 개의 에이전트를 통해 이직을 진행해보면서 느꼈던 좋았던 점을 정리해 봅니다.


1. 발품 절약.


실제적으로 IT 관련 회사에 구직을 하면서 발품을 파는 것은 아니겠지만, 구직자 입장에서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것입니다. 그 좋은 회사라는 기준은 각 개인마다 다를 테고, 그 기준을 통해서 회사의 구인정보를 찾기에는 많은 검색이나 조사를 통해서 시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그런 정보를 찾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본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회사들이 존재합니다.

일본사람들 조차도 전혀 모르는 회사들도 많거든요. (심지어 상장한 회사조차도)


에이전트는 이 부분을 사전 면담을 통해 구직자의 요구사항을 정리한 후에 구인정보를 보내주니 시간 절약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본 지하철이나 각종 광고판에 붙어있는 이직 에이전트 광고에 자신의 회사에 질 좋은 구인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어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지요.


2. 신뢰성


일본이란 나라는 '신뢰'라는 말에 극단적으로 예민하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단순히 이력서를 적은 구직자의 정보와, 에이전트에서 정리한 구직자의 정보를 회사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먼저 에이전트에서 정리한 구직자 정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각 회사에 좋은 인상을 받고 있는 에이전트 (좋은 구직자를 소개해준 헤드헌터들)로 부터 소개받은 구직자의 정보는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경로로 소개받은 구직자의 정보보다 신뢰성이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도 일본의 블랙 회사를 거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통한 이직은 다른 방법들보다 '신뢰성'에 있어서는 비교적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3. 피드백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해당 회사에 대한 결과를 비교적 자세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에이전트를 이용했을 때, 혼자 자사 홈페이지에서 구직을 했을 때, 구인 사이트에서 직접 구직을 했을 때 비교를 하자면, 에이전트를 이용했을 때는 해당 면접이 합격이던 불합격이던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반면 해당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구직을 했을 때는 절반 이상이 피드백을 주지 않고 결과 통보조차 하지 않는 회사도 존재합니다. 


구인 사이트를 통한 방법에도 해당 구인 사이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결과 통보 및 피드백을 해주지만 피드백의 내용은 대부분 정해진 단어를 사용한 로봇 같은 내용으로 피드백을 채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면접을 통해 일본 현지의 면접 레벨을 높이고 싶다면 피드백이 좋은 에이전트를 통해 구직을 하는 쪽이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에이전트를 통한 이직의 단점


이런 좋은 점이 있었음에도,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입사하기까지 에이전트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개인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위의 장점은 개인적으로도 참 좋았다고 느꼈던 느낌이었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하고 일반적이었던 내용임에도 언급을 했다면, 이제부터 서술하는 단점은 지극히 개인적으로 불편함을 느꼈던 내용이므로, 하나의 케이스로써만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1. 개인적이지 않은 개인 컨설팅


위에 언급한 내용 중 장점으로 사전 면담을 통해 구직자에게 가장 맞는 회사를 소개해준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상반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모든 에이전트 회사에서는 구직자가 어떤 회사를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면담을 필수적으로 진행을 합니다.


전화로 하는 경우도 있고, 직접 내사하여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대화하면서 정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각 에이전트에서 소유하고 있는 구인 풀은 비슷비슷하기 때문인지, 일관적인 구인정보를 내밀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더욱이 저의 경우에는 ’JAVA’를 다루는 회사를 원한다고 했을 때, 전혀 상관없는 회사를 보내준다던지, 'javascript'를 다루는 회사를 잔뜩 보내준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좀 더 세부적인 요구를 할 경우, (예를 들면, SI나 파견은 지양하고 싶다는) 일본의 IT 환경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일단 경험하는 셈 치고 한번 넣어보시죠?


라고 설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처음에는 20개 정도의 회사 정보를 보내주다가, 일주일 뒤엔 10개, 그 후엔 1~2개씩 보내주시더군요.


유감이지만, 지금 너가 원하는 회사는 현재 일본에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해. 현실에 맞춰서 다들 포기할 건 포기하면서 다들 회사에 다니는 거거든.


라는 말을 듣고 그냥 혼자 찾게 되었습니다.



그런 회사 일본에도 생각보다 많던데?



2. 에이전트끼리의 견제?


에이전트 회사에 등록하게 되면 어디에선가 이상하게 여러 군데에서 메일이 오게 됩니다.

심지어 그 회사의 에이전트와 면접을 진행하는 중에도 같은 회사의 에이전트로부터도 새로운 제의가 들어옵니다.


이런 부분을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에이전트에게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절대 답장하지 말고 정보도 주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재차 연락을 했는지 안 했는지 꾸준히 확인하는 에이전트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 분들도 회사 입장이기 때문에 수익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부분은 이해를 하지만, 구직자 입장에서 좋은 회사를 소개해주는 게 아닌 나라는 존재가 그들에게는 수익창출의 도구로써 사용되고 있다는 요상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각종 편의성이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진행하는 내내 뭔가 찝찝했던 기분이 들었던 기억 때문에, 이제는 에이전트를 통해서는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듯합니다. 



에이전트를 이용한 이직활동은 2번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DODA를 이용하면서 30여 개의 구인 엔트리를 전달받아 2군데에 지원을 했고 1군데 합격, 1군데는 합격으로 인해 면접 캔슬. 그리고 합격한 회사로 입사.


두 번째는 PASONA를 이용하면서 45여 개의 구인 엔트리를 전달받아 15군데를 지원을 했고 모두 탈락. (최종면접까지는 2군데.)


이용하는 동안 편리했던 기억도 많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역마살을 멈출만한 회사를 찾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담당해주었던 두 분의 에이전트 역시 친절하고 많은 노력을 해주셨기 때문에 지금도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내가 원했던 회사를 찾지 못했다는 게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천국 같았던 이전 회사를 등지고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는 이유로 인해, 되도록이면 더 깐깐하게 회사를 찾고 싶었고 가급적이면 더욱 자세하게 알아보고 이직을 하고 싶었습니다.

에이전트를 이용하면서 회사를 찾는 시간이 길어지고 점점 에이전트에서 제공하는 구인 엔트리에 점점 눈을 낮춰가게 되고, 현실과 타협해가면서 적당한 회사를 찾아가게 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을 지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젊은 시절, 여기저기 도전할 곳을 찾으려 했다면 에이전트를 이용한 방법이 어쩌면 최적이 방법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이직 활동을 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기에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제가 단점으로 꼽았던 부분들은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방법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에서는요.


일본의 경험이 아무 경험이 없지만 일본어 대화가 가능한 분들 중, 일본으로 취업을 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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