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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 Feb 20. 2022

[D+464] 삿포로에서 살면서 느낀 단점 10가지

삿포로 이주후, 1년이 조금 지난 오늘까지 느낀 불편한 점을 정리해보자.

4년간 살았던 치바 카시와를 뒤로하고 삿포로로 이사온지 벌써 약 1년 4개월 정도가 지나버렸다.

삿포로에서 느낄 수 있는 다른 계절을 모두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회사로 따지면 이제 수습기간을 끝내고 슬슬 정사원으로 일 할 수 있는 시기와 비슷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변성기를 지난 14살 무렵 이제 나도 어른이 되었다는 기분과 같은 느낌으로 지금까지 느꼈던 삿포로의 감상들을 풀어볼까 한다.


12년 전 첫 일본 여행을 홋카이도로 다녀온 이후, 삿포로라는 도시는 나에게 줄곧 언젠간 살아보리라 꿈꾸었던 곳이었고,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몇 번이고 여행으로 다녀왔던 곳이었기에 제법 익숙하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1년 4개월을 살아온 지금도 새로운 경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마냥 신기해할 때도 많고, 놀란 적도 많다.

고작 1년 4개월 정도를 삿포로에서 지냈지만, 이런저런 느낀 점들을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한다면, 3박 4일 동안 맥주를 마시며 쉬지 않고 이야기할 정도로 너무 많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을 때 뭐부터 듣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항상 나쁜 소식부터 듣는다고 대답하기 때문에 단점부터 정리해보자.


1. 겨울의 난방비


가스, 수도, 전기등의 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를 일본에서는 라이프라인으로 불린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의 라이프라인은 대부분 민영화로 운영되고 있고 그렇기에 상당히 비싸다.

체감상 한국보다 약 1.5배에서 2배 정도 비싸다고 느껴진다.

삿포로는 라이프라인이 일본 중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


(일본 지역별 1개월 평균 전기세 비교)https://www.terasel.jp/media/comparison/average-electricity-bill-comparison

전기세뿐 아니라 가스, 석유등도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삿포로는 겨울이 길기 때문에 난방비에 대한 부담이 제법 크다.

때문에 일부 멘션(한국으로 치면 아파트)에서는 가스나 등유를 정량제가 아닌 정액제로 계약하는 경우도 왕왕 존재한다.

다만, 여름에 에어컨을 켜야 하는 날이 간토지역에 비해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작년 여름의 경우 에어컨을 딱 4번 정도 켰던 것 같다.) 겨울에 비해서는 많은 비용을 세이브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따라서 1년 평균 라이프라인에 지출하는 비용은 치바 때 비해서 비약적으로 많이 오르진 않았던 것 같다.


한국에 살았을 때 : 평균 약 6만~7만 원
치바(간토지방)에 살았을 때 : 평균 13~15만 원
삿포로에 살면서 : 평균 15만~17만 원 (겨울 때는 최고 25만 원, 여름에는 최고 13만 원 정도)


10만 원 정도 예산으로 청바지를 사려고 가게에 들어갔는데

10만 원짜리보단 12만 원짜리가 더 나아 보여서 10만 원이나 12만 원이나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며 고르다가 결국은 50% 할인하는 30만 원짜리를 결제하고 나오면서 싸게 잘 샀다고 최면에 걸린 것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일본의 기본 생활비는 한국에 비해 많이 비싼 건 사실이다.


2. 비싼 배송비

사실.

치바 카시와에 살면서도 지방에 산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군대를 제외하고는 서울, 분당 이외에는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에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었다.

일본도 간토 중심지역에서는 아마존에서 전날 결제를 하면 다음날 집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한국 때와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삿포로에서는 기본적으로 결제 후 물건을 받아보기까지 최소한 2~3일이 걸리고, 날씨와 배송 상황에 따라 2주까지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당장 필요한 물건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사기 때문에 배송 기간에 관해서는 특별히 불편한 점은 많이 없었지만, 문제는 배송료였다.

기본적으로 배송료가 무료인 제품에도 홋카이도, 오키나와의 경우는 도서지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추가 배송료가 붙는 경우가 많았고, 배송료가 유료인 제품에는 가장 많은 배송료를 지불해야 받을 수 있는 물건이 많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배송료의 여부에 관계없이 배송불가의 제품도 의외로 많이 존재하는 점은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3. 공기반 눈반


일본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 홋카이도가 아니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도 삿포로는 아니다.

2번의 겨울을 맞이하며 느낀 점은 삿포로는 홋카이도 지역에서 비교적 기후가 온화한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삿포로에서 경험한 눈은 상당했다.

더군다나 처음 이사 왔던 2020년도의 겨울은 삿포로 관측 사상 2번째로 강설량이 적었던 해였음에도 내 경험으로는 지난 40년간 봤던 눈보다 더 많은 눈을 봤던 것 같다.

올해 (2021년~2022년) 겨울은 반대로 평균보다 약 1.5배 정도 눈이 많이 내린 시즌이어서 또다시 새롭게 놀라고 있는 중이다.


전방 2미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지손가락 한마디 만한 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걸 볼 땐, 삿포로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날씨예보에서 내일 날씨에 맑음이라고 예보해도 눈이 오고, 흐리다고 예보해도 눈이 온다.

한없이 파란 하늘에서도 눈이 내린다고 하면 믿을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경험해본 나도 그런 말을 들으면 믿지 않을 정도로 말이 안 되지만, 실제로 삿포로의 겨울에서는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푸른 하늘에서 눈이 흐트러지는 것이 아닌 펑펑 내린다고 말하면 누가 믿을까.

폭설이 내리기 30분 전 : 이 사진을 찍고 30분 뒤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립니다.


난 눈을 좋아하므로 삿포로의 눈은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도로 사정이다.


며칠 전 삿포로에는 관측 사상 최고인 24시간 강설량이 60cm였던 적이 있었다.

왕복 6차선의 도로는 왕복 2.5차선으로 변해버리고, 넓이 3미터 이상이었던 인도는 30센티로 좁아진다.

지하철을 제외한 삿포로로 들어오는 열차, 삿포로에서 나가는 열차는 모두 차단되고, 대체로 운행하는 버스는 한 시간에 1대도 버겁게 운행된다.

모든 배편이나 항공편은 결항되고 완전히 고립상태가 된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기분으로 힘겹게 슈퍼마켓을 가도 필요한 물건을 좀처럼 구매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나는 식량을 비축하는 습성이 있어서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사실 나는 출퇴근 없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고생스럽게 경험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크게 몸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삿포로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사촌동생의 말을 들어보면 상당히 큰일임은 분명하다. (역시 집 밖은 위험해)


집 밖은커녕 베란다도 못 나갈 정도로 쌓인다.


4. 까마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홋카이도의 까마귀는 일본 최강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곳에는 까마귀가 참 많다.

일본에 처음 와서 놀란 부분 중 하나가 까마귀였는데.

한국에서 까치만 보고 (1년에 한두 번 정도만 까마귀를 보긴 했지만) 살다가 일본에 와서 덩치도 커다랗고 시커먼 까마귀가 평소처럼 날아다니고 걸어 다니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제법 무서웠다.


그중에서도 홋카이도의 까마귀는 덩치도 더 크고 더 영악하다고 하니 왜 일본인들이 홋카이도 까마귀가 일본 최강이라고 말하는지 1년을 조금 넘게 살면서 하루하루 납득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공원을 산책하고 있으면 괜히 다가와서 머리를 툭치고 가는 녀석도 있고.

베란다에서 집안을 쳐다보고 부리로 창문을 툭툭 치면서 장난하는 녀석도 있다.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음식을 먹으면 영락없이 주변에 모여들어 기회를 노리는 녀석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도쿄의 공원과는 달리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사람한테 크게 해코지를 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크게 싫지는 않지만, 쓰레기장을 다 헤집어 놓는다던가(그래서 일본의 쓰레기 수집장에는 그물을 쳐놓거나 철장을 해놓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를 걷다가 새똥을 뒤집어쓴다던가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제법 신경을 쓰고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주체할 수 없는 비둘기 떼들에 비해서는 오히려 덜 불편하지 않나 싶다.


5. 물 빼기 (水抜き)


홋카이도에서는 멘션(한국으로 치면 아파트)을 살 때는 비교적 부담감이 덜 하지만 단독주택을 살거나 목조로 된 아파트에 살게 되면 수도관이 얼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할 정도로 많다고 한다.

특히 영하 4도 이하가 되면 얼어붙기 시작한다고 하니 이곳의 겨울은 거의 매일 그럴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사촌동생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그런 주택의 트러블 등을 관리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매우 바빠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하루에 10건 정도씩 수도 동파 사례가 발생할 정도로 빈번하다고 한다.


나도 이 집에 이사올 때 관리 회사로부터 매우 강조하면서 설명받았던 부분도 물 빼기였다.

겨울에 하루 이상 집을 비울 경우(또는 어마 무시할 정도로 추운 날씨가 올 경우)에는 집의 모든 수도꼭지로부터 수도관에 존재하는 물을 모두 빼놓는 작업을 물 빼기(水抜き:미즈누키)라고 한다.

다행히 내가 살고 있는 멘션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이라 동파될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는 관리 아저씨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낮은 가능성으로 물 빼기 작업을 하지 않고 동파가 된 경우에는 한국돈으로 기본 4~500만 원의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수도 동파는 세입자 책임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 빼기를 잊고 지냈던 홋카이도의 어느 집의 상황 (출처 : https://j-town.net/2020/02/15301636.html)


6. 야생동물


삿포로의 중앙구에서는 위험한 야생동물이 출현한 뉴스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진)

다만 아래 동네인 남구(南区)에는 곰이 나타나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을 물어버리는 뉴스도 종종 나오기도 할 정도로 삿포로에도 야생동물이 종종 출현한다.

동네 공원에서 여우를 보는 경우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난 아직 본 적은 없다.)

여우의 경우에는 사람을 잘 물거나 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귀여워서 쓰다듬거나 만지는 경우에 대해서 엄격하게 금지를 하고 있다. 여유의 몸에 굉장히 위험한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경우가 높기 때문이라고 하니 혹시나 관광으로 와서 여우를 발견한다면 쓰다듬지는 말기를..


동네 공원에 종종 나타나는 여우님. 출처 : http://nakajimapark.info/doubutu/doubutu.html

삿포로를 벗어나면 야생동물의 위험은 더 높아지는데.

특히 운전하는 경우에는 사슴이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래서 홋카이도 길에는 야생동물 출현 주의 간판을 매우 쉽게 발견할 수가 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apan_road_sign_214-2.svg


난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고를 만날 확률은 낮겠지만, 실제로 동물원에서나 볼법한 야생동물을 본다면 제법 겁이 나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난 사람이 제일 무섭지만.


7. 짧은 낮


우리나라는 동경 124~132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홋카이도는 동경 140~145도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히는 서울은 동경 127도에 있고, 경도 141도에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모두 동경 135도의 시간대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서울과 삿포로의 차이는 약 14도 정도 차이가 난다.

대충 15도 차이가 1시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하니 서울과 삿포로의 실질적인 시간차는 1시간 남짓일 것이다. (50분? 정도) 

동쪽으로 갈수록 시간은 빨라지니 실제로는 삿포로의 삶은 서울의 삶보다 50분 정도 빠른 시공간에서 살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삿포로의 위도는 41도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캐나다의 토론토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 

북한의 아오지 탄광보다도 위에 있는 위치이다.


겨울의 경우에는 낮의 길이가 9시간밖에 되지 않으며 여름의 경우에는 15시간이 넘을 정도로 길어진다.

서울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낮의 길이는 평균 30~40분 정도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또한 동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서울보다 1시간 해가 빨리 지고 1시간 빨리 해가 뜬다.


2021년 기준 1년 일몰 일출 표 (출처 : https://sunrise.maplogs.com/ja/sapporo_hokkaido_prefecture_japan.57.html)


실제로 한겨울철 (12월~2월)에는 오후 3시 반 정도부터 어둑어둑해지고 4시 정도면 삿포로의 시내는 거의 어둠으로 덮인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한여름에도 서울의 경우 오후 8시가 되어야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지만, 삿포로의 경우에는 오후 7시가 되면 대부분 어둠에 잠긴다. 

반면 한여름의 삿포로는 새벽 3시가 되면 동쪽 하늘부터 점점 파랗게 환해지기 시작한다.

한겨울의 경우에도 보통 새벽 6시 정도가 되면 밝아지기 시작한다는 점이 서울에서 느꼈던 새벽과는 다른 점이다. 

따라서 삿포로에서는 하루를 일찍 시작하지 않는 이상, 낮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

한 겨울의 경우 체감상 오후 2시 정도만 되면 하루가 끝나가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묘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한여름의 경우에도 보통 5시 정도가 되면 대부분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하루를 왠지 손해 보는듯한 기분이 들게 되어버린다.


8. 이동 제약


위의 눈이 많이 와서 도로의 사정이 좋지 않아 진다는 단점과도 연관이 있는 내용이지만 눈이 오지 않을 때도 홋카이도에서는 이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 경우가 상당히 존재한다.


당연하지만,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는 최악의 경우 고립이 될 정도로 교통이 마비되는 경우가 아주 종종 있다.

비교적 삿포로라는 도시는 눈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상당히 높은 속하므로 웬만한 눈에서는 열차가 멈춘다던가 버스의 운행이 중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그 웬만한 눈이 올해 처음으로 내렸지만 : 1일 강설량이 관측 사상 최고의 양이었다. )

1년 중 연례행사처럼 모든 차들은 일제히 스노우 타이어로 교체를 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빨리 도로정비를 하기 때문에 눈이 웬만큼 오지 않는 이상 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데 겨울이 되면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1년 12개월 중 삿포로에 눈이 쌓여 있는 기간이 약 4개월~5개월 정도 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은 뚜벅이로 생활을 해야 한다.

물론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분들을 종종 보기 때문에 그분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나에게는 그런 내공이 없기 때문에 꽤 불편한 부분 중 하나다.


눈이 오지 않아도 차를 소유하지 못하면 갈 수 없는 곳들이 홋카이도 안에는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차를 소유할 의지가 없는 나에게는 꽤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다.

특히, 홋카이도는 눈에는 강하지만 일본 내에서 비교적 수해(水害)에 대해서는 약점이 많기 때문에 거의 오지 않는 태풍이 가끔 올 때마다 홋카이도 섬 전체가 마비가 된다고 한다.

그때는 그나마 인프라가 잘 다져져 있는 삿포로도 예외는 없다고 하니까, 차를 소유하고 있어도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삿포로의 교통상황 (출처 : https://www.fnn.jp/articles/-/311377)


9. 낮은 급여와 높은 보험료


이 부분이 일본인들이 홋카이도에 이주하지 않으려 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한다.

일본 내에서도 평균 급여가 낮은 지역 랭킹에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 홋카이도이지만, 반면 건강보험료는 높은 지역 랭킹에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위치해 있는 지역(도쿄 치요다구)은 일본 평균 연봉 랭킹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인 삿포로는 358위에 위치해있다. (2020년 기준 : https://www.nenshuu.net/prefecture/shotoku/in_shotoku_city.php)


반면 건강보험료(살고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산정)는 내가 예전에 살았던 치바 카시와의 경우 건강보험료 높은 순위에 115위에 위치한 반면,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삿포로는 19위에 위치해있다. (http://jigyou-tax.hajime888.com/j01.html)


주민세의 경우도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평소 세금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삿포로에 온 이후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이 부분도 나중에 정리할 수 있다면 정리해서 공유해보자.


기본적으로 한국에 비해 높은 세금을 내야 하는 일본인 데다가 그 일본 지역 중 세금이 높은 지역에 살게 되면서 부담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다만, 매일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 비용으로써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고, 겨울에 쉬지 않고 눈을 치워주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부분이므로 아직까진 큰 저항감은 느끼지 않고 있다.


10. (예상) 관광도시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의 관광객은 0 수준이고,

국내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아직 홋카이도의 관광은 예전만큼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작년 가을 무렵 일본 내에 예상외의 낮은 신규 확진율이 지속되었을 국가적으로 쿠폰을 지급해주는 제도(goto travel, goto eat 등)가 부활되며 조금씩 활성화된 적은 있었지만, 현재 일본은 코로나 제6파를 맞이하며 다시금 얼어붙은 상태이다.


덕분에 예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한산하고 평화로운 삿포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지만, 언젠가는 다시 활성화가 되면서 북적거리는 삿포로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관광객으로써는 북적거리고 활기가 있는 거리가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는 어쩌면 불편한 점이 다수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 지역 사람들과 가볍게 이야기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는.

솔직히 도시가 많이 죽어서 씁쓸하긴 하지만, 이렇게 평화로운 삿포로는 처음이야.
시끄러운 관광객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물건이 부서져서 곤란했던 게 없어서 지금도 지금대로 마음에 든 단말이지.

였다.


관광에 특화된 지역에 살아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아직 어떨지는 상상이 되지 않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불편해지는 점은 늘어나겠지. 여유롭게 타고 다녔던 동네 노면 열차도 관광객으로 꽉꽉 차서 지금보다는 안락하지 않을 테고, 평소에 즐겨가던 가게들도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뭐. 그때는 그때니깐.

지금은 지금을 즐기자고.




현재 나는 하루하루를 너무도 즐겁게 지내고 있다.


약 1년 4개월 정도의 시간을 삿포로에서 보내면서 후회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편안한 날만 보냈던 것은 아니다.

위에 나열된 것처럼 부담이 된다거나 불편했던 점은 분명히 존재했다.


준비하고 있는 다음 글과(삿포로에 살면서 좋았던 점 10가지)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불편한 점 10개를 나열하고자 했을 때는 의외로 10가지가 되지 않아 억지로 쥐어짰던 것도 몇 가지 보이기도 하고, 불편했다기보다는 조금 다른 부분일 뿐이었던 것들도 불편한 점에 넣었던 것도 있다.


삿포로의 중앙구라는 곳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인 삿포로중 그 안에서도 가장 인프라가 잘 되어 있고 안정된 곳이다.

삿포로 중심가의 경우는 도쿄의 그곳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그곳에 살고 있는 내가 삿포로에 살면서 느낀 불편함은 어쩌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벗어나면 더 불편하고 힘든 점들이 많은 지역이 홋카이도라는 곳이기 때문에 삿포로의 불편함, 홋카이도의 불편함이라는 의미보다는 경험이 적은 외국인이 느낀 불편함으로써의 의미를 두는 것이 더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러한 불편함이 있어도 나는 하루하루를 후회 없이 즐겁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금전적으로 더 지불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졌음에도 오히려 마음은 안정되어가고 있으며, 생각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책이나 티비에서나 봐왔던 일들을 처음 겪어가면서 하루를 보내고, 한 계절을 보내고, 한 해를 보내면서 나에게는 경험치가 되어감을 느끼고 그 경험치가 나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오히려 이런 불편함들이 40년을 반복하면서 살아오며 지루해질지도 모르는 삶을 좀 더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고마운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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