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말라는 건 알겠는데...
요미: 어제 ooo 봤어요? 그거 ㅁㅁㅁ 고객사랑 결이 잘 맞을 것 같아요.
나: 네네, 봤어요. 안 그래도 아이디어 벤치마킹 해서 ◇◇◇으로 콘텐츠 만들어 보려고요.
일중독은 아니다. 그렇다고 퇴근하면 스위치를 온 앤 오프 하며 일상과 삶을 분리하지도 않는다.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일에 대입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제안서 시즌이면 야근도 많이 했지만 그때를 제외하면 퇴근은 칼같이 한다. 일과 삶을 분리하는 워라밸과는 다르지만, 워크와 라이프는 소중하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워라블이라고 한단다. '일과 삶을 융합하다(Work-Life Blending)'를 줄인 말이다.
습관은 잘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삶의 촉수가 방향을 튼다. 카드뉴스를 도입할 때 잡지와 포스터를 보면서 레이아웃 공부 했다. 인스타가 뜨기 시작하자 출퇴근 시간에는 인스타에 만화를 올리는 계정만 파고들었다. 지금은 글자다.
나: 이거 무슨 말일까.
친구: 그러게, 타고 올라가지 말라는 거지? 그럼 어디로 가라는 거야?
(뒤에 계신 중년 남녀): 그르게 복잡하게도 써 놨네..
아마도 같은 영화를 보고 나온 것 같다. 우리처럼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계셨다.
이걸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우리가 안내 문구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궁금하셨나 보다.
어쩌다 보니 대화에 합류를 하셨네.
나: 정보가 너무 많아서 복잡하다. 몇 번이나 다시 읽어야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는 것 같아.
친구: 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상영관에 못 들어가요. 내려갈 때만 타세요. 하면 될 것 같아.
똑똑한 내 친구~
나라면 어떻게 바꿀까?
입장로 엘리베이터 이용안내
본 엘리베이터(1,2호기) 이용시 상영관 입장이 불가합니다. (퇴장로전용)
뒷편 매점방향 엘리베이터(3,4호기) 이용 부탁드립니다. (아래 이동시 정상 이용 가능)
엘리베이터 이용 안내
지금 서 계신 엘리베이터(1,2호기)는 영화관 출구와 연결되어 있어요.
영화를 보실 때는 매점 왼쪽에 있는 엘리베이터(3,4호기)를 타고 올라가세요.
회사의 보이스와 톤을 고려한다면 더 많은 시간이 들겠지만, 일단 이 정도?
공부거리로 찜 해 놨으니 주말의 고민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