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한의원에서 알려드립니다.
황제의 보약으로 알려진 공진단. 세의득효방과 동의보감에는 위와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공진단 앞에 붙는 칭호부터 보약이라고 표현이 되어 있죠?
한의원과 한약을 찾는 분들 중 "한약=보약"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약으로 유명한 경옥고, 공진단과 같은 약은 특히 몸의 체력이 떨어질 때, 피로가 심할 때 등에 필요한 보약이기 때문에 질병이 있을 경우에는 먹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공진단은 아플 때 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요?
공진단은 우리 몸을 보(補)해주는 한약?
질병을 치료하는 한약!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진단은 몸을 보(補)하는 것도 맞고 질병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처방이 될까요? 논문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논문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에 대한 공진단의 효과를 연구한 논문입니다. 공진단 투여 전후의 K-DRS 점수를 비교하여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연구입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환자에게 공진단(拱辰丹) 100 환을 매일 1 환씩 복용하게 한 후 K-DRS의 총점을 측정하였습니다.
K-DRS란?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을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감별검사 중 하나로 주의, 관리 기능, 구성, 개념화, 기억의 5개의 소검사로 이루어져 있다.
총 33명의 환자에 대해서 연구하였으며,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공진단 투여 전 K-DRS 총점 평균 : 93.2점
- 공진단 투여 후 K-DRS 총점 평균 : 114.7점
치료 전후 약 21점 정도 차이가 나며, 100일간의 공진단 투여는 알츠하이머형 치매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두 번째 논문은 불면증 환자에게 인삼양영탕과 공진단을 투여하여 불면증이 호전된 사례에 대한 증례 논문입니다. 71세 여성 불면, 불안증이 있는 환자로 침, 한약, 부항 등을 이용한 한방 치료를 하였습니다.
치료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삼양영탕과 공진단 처방으로 43일간 치료를 한 결과 수면시간뿐 아니라 입면 곤란, 불안 등의 여러 증상 등이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물론 단 한 번의 케이스이기 때문에 논문의 한계가 있고 불면증에 대해서 공진단의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음 논문은 알콜성 간염 추정환자에게 생간건비탕과 공진단을 투여한 논문입니다. 48세 남성으로 머리가 무겁고, 몸이 아프며, 땀이 나고 악한(惡寒), 발열(發熱)의 증상을 호소하였습니다. 위 환자에게 9월 28일부터 10월 20일까지 공진단 하루 1회 복용, 10월 2일부터 10월 15일 동안 생간건비탕 2첩을 3팩으로 하여 복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혈액검사 상 간 기능의 개선이 보였고, 호소하던 증상도 개선되었으며, 11월에는 혈액검사상 거의 정상 소견까지 호전되었다고 합니다.
위 논문 외에도 공진단의 간 보호 효과에 대해서는 실험적으로 에탄올 유발 간 손상 모델에 대한 공진단의 효과, 가감 공진단의 투여로 Acetaminophen 유도 간 손상에 대한 우수한 항산화 및 간 보호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1례에 불과한 논문으로 보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논문 4. The traditional drug Gongjin-Dan ameliorates chronic fatigue on a forced-stress mouse exercise model
마지막 논문은 동물 실험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한 생쥐의 만성 피로에 대해 공진단은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문입니다. 위 사진 중 <중략> 아랫부분의 내용은 실험에 사용된 공진단이 어떠한 약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알 수 있는 표입니다.
위의 논문에서는 공진단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진단은 수백 년 동안 만성 피로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어 온 동양 의학의 대표적인 전통 약초 약물이다.
위의 논문의 실험 방식은 생쥐에게 운동 스트레스를 유발한 후 공진단의 항피로 효과를 행동 검사로 평가하고 골격근, 혈청, 뇌 조직의 산화 스트레스 및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을 측정하여 기전을 조사한 것입니다.
그 결과 공진단은 운동 부하 및 대기 시간을 유의하게 증가시켰고 달리기, 수영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산화 스트레스,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의 골격근의 수준은 대조군과 비교하여 우수함을 보였습니다. 또한 공진단의 항산화 및 항스트레스 효과는 유전자 발현(세로토닌 수용체와 수송체)의 결과에 의해 뒷받침되었습니다. 공진단이 만성 피로 회복에 미치는 임상적 관련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문이었습니다.
만성 피로 증후군이란?
'피로'는 일반적으로 '일상적인 활동 이후의 비정상적인 탈진 증상, 기운이 없어서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이러한 피로가 1개월 이상 되는 경우 '지속성 피로'라고 부르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만성 피로'라고 부른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잠깐의 휴식으로 회복하는 일과성 피로와 달리,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으면서 환자를 매우 쇠약하게 만드는 피로가 지속된다.
위 논문들로 알 수 있듯이 공진단은 보약의 개념 외에 치료 효과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논문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 불면증, 알콜성 간염(추정), 만성 피로 증후군에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이외에도 많은 질환에 공진단은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한약=보약"이라는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약은 치료약이며, 병이 생기기 이전 경미한 증상이 있을 때, 그리고 질병이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한의학의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경미한 증상 즉, 피로, 체력 저하, 불편감 등에 미리 예방하는 것에 사용하는 한약을 보약의 개념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한약은 치료약이며, 공진단 역시 보약인 동시에 치료 한약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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