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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소영 코치 Oct 23. 2022

C-level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 전 알아야 할 한 가지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면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스타트업에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완벽하게 대기업과는 너무너무 다르다


이걸 이해하지 않고 일을 한다면 당신은 삽질만 하게 될 것이고, 당신은 일 못하는 스타트업 동료 직원 욕하며 퇴근 이후 시간을 보낼 것이며,  대표는 당신을 월급 값 못 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만약에 당신이 대기업 출신이라면  당신은 크루즈에 일하는 것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 안전하고 큰 공간 안에서 당신은 일등석 일등석 삼등석 등으로 나뉜 침대 칸 중 한 곳에  묵으며 일을 했을 것이다.  나의 일은 셰프, 청소부, 접객 등 전문화되어 있을 것이다. 꼬마 조리사에서  셰프의 꿈을 꾸며 일을 하였고, 음식은  엄청난 뷔페 식당에서 골라 먹을 수 있으며 퇴근 이후에는 쇼를 보러 손님 사이에 섞일 수도 있을 것이다. 셰프가 절대로 쇼를 하는 댄서나 이불을 빠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당신의 꿈은 아마도 삼등석에 있었던 나의 침실을 이등석, 혹은  일등석으로 올리는 것이 것이다. 이 배가 어디로 가는지  나침반을 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큰 바다 위였지만 워낙 큰 배이기 때문에 뱃멀미는 없다.  목적지에 일주일 후에 도착한다는 것만 알 뿐, 지금 어떤 속도로 가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당신이 지금 갈아탄 이 “스타트업”이라는 배는 아무것도 없다. 고작 20여 명이 한눈에 보이는 작은 통통배에 같이 있다. 당신은 20명의 식사를 책임지는 책임을 받았지만,  파도가 높게 치면 냄비를  집어던지고 같이 닷을 움직여야 한다. 가끔은  밤까지 노를 젓는 동료를 위해 자다 일어나 라면을 끓여야 할 수도 있다. 어쩔 때는  하루 종일 밥도 못 먹고 같이 낚시를 해 부족한 식량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은 매일매일 우리가  가야 하는 신세계가 보이는지 깨금발을 지으며 찾는 것으로 아침 스트레칭을 대신해야 할 것이다. 선장의 돈으로 배를 사서 움직이지만, 만약 신세계를 만나지 못하거나 중간에 난파된다면 우리는 다 같이 죽는 것이다. 물론, 선장이 가장 많이 손해를 보겠지만 나라고 손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죽으면… 어차피 다 끝인 것을.


이 두 가지를 이해해야만 스타트업에서 일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편안한 크루즈의 삼등석 침실을 차 버리고 이 배로 오게 된 것은 순전히 당신의 선택이다. 물론, 월급을 더 많이 준다거나 왠지 멋지고 용맹해 보여서라는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불만 섞인 이야기를 안주로 삼는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여긴 왜 이리 체계가 없어”

“직원들 레벨이 왜 이래?”

“내가 이 꺼까지 해야 해?  


이런 배에 올라타면서 왜 우리는 식성에 맞춰 다양한 음식을 주지 않는 것인지, 이불은 왜 매일 갈아주지 않는 것인지, 사람들은 왜 친절하게 접객을 할 생각을 못하는지 불평하면 안 된다. 선장은 왜 레이저나 기타 과학 장비들을 가지고 항해를 하지 않는지 따져서는 안 된다.


대표에게 이거 이거 이거 해달라며 불만을 크루즈 경험에 빗대어 당당하게 말하기 전에 당신은 이 스타트업호에서의 의무와 책임을 이해해야 한다. 당신이 직접 레이저로 만들고 당신이 직접 사람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선장은 키를 잡고 항해하기 바쁘기 때문에 그 안에 내부적인 것까지 세세하게 볼 수 없다.


그래서 당신에게  C-레벨이란 이름을 붙여 준 것이다.

C의 의미는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 맨 땅에 헤딩하는 사람,  답 없는 상황에서 답을 만드는 사람, 포기하려는 선원을 팀장을 대신하여 같이 노를 젓게 만드는 사람이다.


물론 크루즈 안에서는 당신은 그냥 넓은 침대 속에서 잠을 잘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자리는 맡지 않다. 그렇게 대기업의 물을 빼야만 흔들리는 “스타트업”에 승선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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