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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긍정 Jan 21. 2022

모닝 루틴을 시작한 지 3주가 됐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난다.

 모닝 루틴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다. 처음 시작할 땐 6시 20분 기상이 목표였는데, 2주째 되던 때 남자 친구가 함께 동참하면서 시간이 5시로 앞당겨졌다. 5시에 일어났다가 잠시 눈감고 누워있다가 20분쯤 뭉그적 일어나기도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명상 > 요가 > 식사 > 독서 > 글쓰기 루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같이 쓰당을 함께하는 로사 언니도 1월 1일부터 5시에 일어난다고 하니 모두들 새해를 맞이해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려는 듯싶다.


 남자 친구와 같이 하니 오히려 생활리듬을 맞추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학교를 다니는 엽이는 새벽 늦은 시간까지 무언가 하다가 새벽 아무 때나 잠드는 올빼미 생활을 꽤 오랫동안 이어왔다. 그와 반대로 직장인인 나는 12시만 되면 졸음이 쏟아졌는데,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그는 내게 밤마다 "벌써 꿈뻑꿈뻑하는 거야?"하고 물었고, 나는 새벽에 일어나 있는 그를 보며 "아직 못 잤어?" 하는 대화를 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던 중 내가 먼저 모닝 루틴을 시작했고, 외국 유튜버의 모닝 루틴을 찾아보면서 관심을 보이는 엽이에게 김유진 변호사님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권했다.

 늦은 새벽까지 잠이 안 오던 날, 새벽 내내 작가님의 책과 유튜브를 보더니 그날부터 5시 기상을 해보겠다면서, 밤 8시부터 방의 모든 불을 끄고, 자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평일에는 늦은 시간까지 전화 통화하거나, 야식을 만들어 술을 마시곤 했다. 그래서 이른 시간 잠에 들기가 어려웠는데 엽이가 먼저 잔다고 인사하고 누우니, 나도 이른 시간에 핸드폰을 멀리 떨어뜨려 놓고 잘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술을 멀리하고, 일찍 잠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엽이 덕분에 기상 시간을 애쓰지 않고 당길 수 있게 됐다. 놀라운 변화다.


 지난 주말에는 같이 새벽 보드를 타러 스키장에 가기로 했었는데, 가기 전부터 나는 걱정이었다. 책에서는 주말에도 10시면 잠들고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는데, 새벽 시간에 보드를 타러 가면  생활리듬이 질텐데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엽이가 모닝 루틴을 시작하기 전이었던 터라, 새벽 스키를 타러 가면 운전도  해도 되어 편리하고, 사람도 없어 리프트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며 가격도 저렴하다 보니 고민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나더니 엽이가 먼저 주말 새벽 스키는  되겠다면서 먼저 나서서 손사래를 쳤다. 결국 새벽같이 일어나 스키장에 가는 걸로 일정을 바꾸고, 그날도 함께 이른 시간 자고 5시에 일어나 명상하고 스키장으로 출발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보니 내 생활패턴을 나에게 맞게 조절하고, 식사 시간도 내 일정에 맞춰 조절할 수 있어서 그런지 생활패턴의 변화가 가뿐히 가능한 듯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다른 가족과 살게 되면 이런 생활을 시도해보는 것조차 장애물이 많을 테니 말이다. 새로운 일상을 가꿔나가면서 모닝 루틴이 일종의 실험처럼 느껴졌다. 나 스스로를 연구 대상으로 놓고, 변수들을 바꾸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보는 것처럼 생활 습관, 핸드폰을 놓는 위치, 아침 루틴 등 이것저것 만들어 나가다 보니 저절로 유의미한 결과값이 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매일 출근하던 코로나 이전엔 평일에 조금의 여유도 찾기가 어려웠다. 겨우 몸을 일으켜 정상적인 모습으로 사무실 컴퓨터 앞에 앉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라 운동이나 건강한 생활은 꿈도 못 꿨다.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고 나니 에너지와 시간이 생겼다. 사람들과 거리를 둔 만큼 내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 수월해졌다. 그 빈틈에 달리기를 넣고, 모닝 루틴을 넣으니 평일 5시 기상도 가능해지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내가 활용할만한 시간이 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요즘은 최대한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웬만한 계단은 걸어 올라가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다니던 요가 수업을 모닝 루틴으로 바꾸어 에일린 선생님의 유튜브를 보면서 아침에 요가를 하고, 저녁에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는 루틴을 하나 더했다. 신년을 맞이해 자기 계발에 힘쓰는 모습이 영락없이 시류에 따라 삶을 가꾸어나가는 모양이지만, 그럼 또 뭐 어떤가 싶다. 내가 건강하고, 만족스러우면 됐지.


 오전 시간이 늘어나니 안 하던 일들도 하나둘 하게 되는 신비함(?)을 겪고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니 직장 생활하느라 바쁠 때는 들여다보지 않던 청소가 눈에 급격히 자주 띄기 시작했다. 전기포트로 물을 끓이면 왜 뿌옇게 되는지, 세탁조 청소는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 등 내가 자주 시간을 보내는 이곳을 조금 더 깨끗하게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1인 가구 살림법>이라는 책을 빌려 읽고 있다. 청소부터 요리, 살림살이까지 어떻게 해야 야무지고 꼼꼼하게 정리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중이다. 사람이 어떤 습관에 적응하는데 66일이 걸린다는데, 두 달 뒤에는 내 작고 소소한 일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미라클 모닝 100일째 되는 날엔 엽이와 함께 그동안 수고했고, 앞으로도 이 생활패턴을 유지하자며 자축할 생각이다.


Cover Photo by Yara on Unsplash


어떤 일이든 책으로 배우는 저는 모닝 루틴에 관련된 책 몇 가지를 섭렵하고 있습니다. 3권은 제가 읽은 책이고 나머지 2권은 앞으로 읽을 예정인 책을 추천합니다. :)

https://bit.ly/3nJCeKa

https://g.co/kgs/vWYPDR

https://g.co/kgs/H2u5qs

https://bit.ly/3rBVwT5

https://bit.ly/3Ax5jh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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