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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디자이너 코칭을 통해 배운 것들

7년 차 이상 디자이너들과의 대화에서 배운 점

by 우디

최근 들어 7년 차 이상 시니어 디자이너분들의 코칭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미 실무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한 분들이 피드백을 부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코칭 때마다 그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망설임이 있었을지 느껴졌습니다. 그런 용기를 마주할 때마다 저 역시 더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시니어 디자이너분들의 소중한 리뷰


연차가 쌓일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디자인이 아닌 입사 전략입니다

시니어 디자이너분들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완성도가 높습니다. 디자인 퀄리티도 훌륭하고 프로젝트 히스토리도 풍부합니다. 하지만 입사 전략이 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 포트폴리오가 어떤 회사, 어떤 단계의 팀, 어떤 문제를 가진 조직에 맞춰져 있는지가 보이지 않는 것이죠.


연차가 올라갈수록 디자인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떤 문제 해결에 최적화된 디자이너인지, 우리 팀에 오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이 사람이 왜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지가 선명히 보여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빠지면 아무리 훌륭한 결과물이라도 좋은 분이지만 우리 팀과 맞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입사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완성도가 아닌 입사 전략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는

나라는 상품의 설명서입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초기 화면(1~2p 이내), 첫 뷰포트는 이 사람이 어떤 디자이너인지를 3초 안에 보여줘야 합니다.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채용 담당자는 정말로 찰나의 순간에 판단합니다.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도, 아래 세 가지가 한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맡았던 역할과 포지션 (Lead IC, Manager, System Designer, Strategy Designer 등)

주로 다루는 문제 영역 (예: 결제 퍼널, 온보딩 흐름, 운영툴 설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

수치나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대표 성과 2~3개 (전환율, 이탈률, 처리시간, 재작업률 등)


위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포트폴리오는 잘 만든 결과물 모음집으로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시니어에게 기대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스티키 메시지로 정체성을

한 줄에 담습니다

첫 뷰포트에 들어가면 좋은 한 줄 요약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핵심은 숫자/역할/맥락입니다. 이 세 가지가 만나면 당신이 어떤 시니어 디자이너인지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


리드 IC / 퍼널 최적화형
데이터 기반 실험 체계를 구축해 전환 퍼널 병목을 구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3개 분기 동안 전환율 +6.2%p, 이탈률 -12%를 달성하며 실험–분석–리디자인 루프를 정착시켰습니다.
디자인 시스템 / 팀 리드형
디자인 시스템 도입을 리드하며 조직 내 재작업 프로세스를 표준화했습니다. 시스템화 이후 재작업률 -28%, 릴리즈 리드타임 -17%, 5인 규모 팀을 매니징 하며 운영 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했습니다.
고객 여정 / 경험 최적화형
고객 여정 전반의 UX 개선을 통해 불필요한 클릭과 응답 지연을 줄였습니다. 주요 페이지 전환시간 -36%, NPS +18%를 달성하며, 여정 단위 UX 설계 프로세스를 수립했습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의 도입부 한 줄로 채용 담당자는 이 사람은 문제를 수치로 푸는 디자이너구나 혹은 팀을 어떤 방식으로 이끄는 사람이구나,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의 프레임이 생깁니다. 입사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소구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유형의 시니어 디자이너인가요?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주로

해결해온 사람인가입니다

시니어 코칭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는 왜 이 문제를 풀었는지입니다.


왜 그 문제가 중요했는지, 그걸 풀어낸 사람이 나여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그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임을 증명하고 싶은지가 사실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시니어 디자이너 코칭의 핵심은 다음 두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내가 이 문제를 왜 풀었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증명했는지.


이 질문이 정리되어야 시니어 디자이너로서의 방향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야말로 시니어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마무리하며

시니어 코칭은 언제나 배움의 시간입니다. 정리하려 오신 분들에게서 오히려 제가 디자이너로서 또 코치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어떤 순간에 흔들렸는지, 그럼에도 왜 다시 디자이너로 남기로 했는지.


수 많은 이야기들은 저에게도 큰 울림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늘 쉽지 않지만, 늘 보람이 큽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포트폴리오 도입부를 넘기며 생각합니다.


이 한 줄에, 디자이너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시니어 디자이너 코칭을 통해 배운 것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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