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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Jan 22. 2017

[제 30장]

[2017년 1월 22일 -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

사실 한국으로 휴가를 다녀온 후, 2017년 1월 한달 간은 새해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종의 준비 기간이라 생각했기에 잠잠한 한달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완전한 나만의 상상이었을 뿐, 눈만 뜨면 일하기 바쁜 하루였다. 아니, 사실 요 근래에는 잠도 아껴가며 출장을 다녔다.

한국에서의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내고 복귀를 하니, 여전히 세관에서는 수입 물품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있었고, 최근에서야 총 3건 중 1건에 대해서만 모든 절차가 끝났다. 아직 2건이 더 남아 있는데, 딱히 정당한 이유 없이 물건을 잡아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속이 터진다. 기존 대리점에서도 2008년부터 인도에서 판매를 시작했었는데, 단 한번도 수입에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단지 우리회사가 법인이며 MNC (Multinational Company)라는 이유로 정말 말도 안되는 핑계로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대놓고 수입세관비용의 5%를 뒷돈으로 주면 수입을 진행해주겠다고 얘기할 수 있는지...머리를 열어보고 싶었다.

어찌되었든, 작년 10월경에 모디 총리가 화폐를 바꾸면서 인도 전체가 카오스 상태에 빠진적이 있다. 하루에 한 계정당 2천 루피만 인출이 가능했기 때문에 돈이 급했던 사람들은 집안 사람들의 카드를 모두 이용해서 매일 2천 루피씩 인출하는 사람들도 허다했다. 그런데 1월이 되면서 4천5백 루피까지 인출이 가능해졌고, 1월말이 가까워 오면서 1만 루피까지 인출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웃긴점은, 은행 ATM에 1만 루피를 인출 할 수 있을 만큼의 화폐가 단 한번도 있었던 적이 없다.  

위에 보이는 두 장의 사진이 최근에 바뀐 신 5백 루피 화폐이다. 만약 인도를 여행 중인데, 저렇게 생기지 않은 다른 5백 루피 화폐를 접하게 된다면 절대로 거래를 해서는 안된다. 아무 쓸모 없는 5백 루피를 왜 아직 거래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궁금해 하겠지만, 설명을 하자면 모디는 계정당 2십만 루피까지 구 화폐를 입금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만약 2십만 루피가 넘는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면...그냥 휴지가 된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런데 이 곳은 인도이다. 외국인이나 인도의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났다 싶으면 구 5백루피 화폐로 돈을 거슬러 주는 것이다. 나도 실제로 1차례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뼛속까지 깊이 내제되어 있던 분노를 단전으로 끌어올려 사자후로 공격하면 된다. 그러면 상대측에서는 Mistake라고 하며 다시 돈을 거슬러 줄 것이다. 

위 사진은 새롭게 발행된 2천루피 화폐이다. 기존에는 1천 루피 화폐가 거래가 되었지만, 대부분의 뒷돈 거래가 1 천루피 화폐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아예 1천루피는 시장에서 없어졌고 2천루피 화폐를 새롭게 발행했다. 우리나라는 화폐마다 각기 다른 위인이 있지만, 인도는 모든화폐에 간디만 그려져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구 화폐와 다른 점을 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간디가 바라보는 방향이다. 기존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신 화폐에서는 오른쪽으로 왼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인도내에서는 '간디가 오래간만에 프사를 바궜다'등의 농이 오가기도 했다.

1월달에 있었던 전시회이면서 동시에 기존의 어떤 전시회보다 규모가 크다고 느꼇던 전시회가 있었다. Body Power라는 전시회였는데 어지간한 인도의 피트니스 Freak들이 모이는 전시회였다. 보디빌딩 경합부터 MMA, 데드리프트 시합 등 헬스와 힘겨루기와 관련된 모든 행사가 3일동안 이루어졌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꼬마아이가 있었다. 거두절미하고 얘기하자면, 나이는 5살이었고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좋게 얘기하면 꽤나 멋쟁이였고 나쁘게 얘기하면 겉멋이 충만한 아이였다. 

처음에 왔을 때에는 아이의 귀여움에 심장이 녹아 내리는 줄 알았다. 워낙 애기들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저 나이일때만 할 수 있는 그런 애교나 어리광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얘는 정말 딱 1분 정도만 귀여웠다. 엄마 아빠가 전혀 애를 컨트롤 할 생각도 없었고 애가 하고 싶은데로 하게 방관하는 스타일이었다. 더 웃긴건 주변에 삼촌들로 보이는 남자 5명이 더 왔었는데 다들 똑같이 자기 할 일을 하느라 바빳던 것이다. 그러니 애는 부스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갑자기 와서 나를 때리고 가고 (-_-) 참견 아닌 참견을 하러 다니는 것이었다. 진짜 내가 저 아이와 스승과 제자의 인연으로 만났으면 파국이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 전시회는 총 3일간 진행이 되었다. 주말을 포함하여 금토일동안 진행이 되었고, 당시 내 몸 상태는 바닥이었던 상황이었다. 동료들의 걱정과 보살핌 속에 간신히 다시 살아나게 되었고, 그 다음 주말에 놀러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간 곳이..인도의 한 클럽이었는데, 이미 수 차례 왔다 간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의 이름을 외우지 못했다. Hipa Polla인지 Hopi Polla인지, 여튼 외우기 매우 어려운 이름이다. 이 곳이 좋은 이유는, 적당한 사람들과 적당한 시끄러움과 적당한 어둠이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반대편에 Social이라는 클럽도 있는데, 그 곳은 엄청난 시끄러움과, 엄청난 인파와 엄청난 어둠이 공존하기에 숨이 막히는 편이다. 그런데 웃긴 것은 여기서 신나게 놀고 있는데 새벽 1시가 되니까 사진처럼 갑자기 불을 환하게 켜면서 다들 좋은 밤 되시라고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새벽 1시에 클럽에서 손님들보고 나가라고 불을 밝힌다면...어떻게 될까..하지만 알고 봤더니 뭄바이에서 정해진 법이라고 했다. 모든 클럽은 새벽 1시 이후에 영업을 중단해야한다는 법이 2017년부터 발효가 되었다는데 주말에도 그러는지는 다시 확인을 해봐야 할 것같다. 

오늘로서 지난 나의 한 주를 즐겁게 해주었던 드라마를 다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었다. 납치된 기타 누락자를 구하기위해 등장하는 김신과 저승사자의 등장...마음만으로는 같이 구출을 하고 있었다. 스포를 막 하고 싶지만, 아직 못 보신 분들이 많기에 더 이상 드라마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해피엔딩이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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