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4월 14일]
군대에 입대하던 때가 떠오른다. 6.25 전쟁 당시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를 하셔서 백두산함 (대한민국의 초대 전투함정)을 시작으로 평생을 배에서 보내신 할아버지의 뜻을 따라 해군의 입대를 결심했었다. 그것도 무려 두 번이나 지원을 해서 가게 된 것이었다. 막상 지원을 하니, 배를 타기에는 덩치가 있기에 육상근무를 추천했고, 그러던 중 헌병으로 차출되었다. 그렇게 헌병으로서의 군생활이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병 생활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속적인 선임들의 고함과 욕설, 폭행, 희롱, 인격모독까지 참아가며 막내로서의 생활을 버티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소리함에 적으라고 다들 얘기를 하지만, 소리함은 곧 자살의 길이다. 그렇기에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일병 때는 후임을 기다리며 군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막내였다. 그렇게 나의 1년이 지나갔다.
상병으로 진급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막내였다. 상병 3호봉이 되었을 때부터 후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완전히 막내들이 하던 일에서 손을 땐 것은 상병 4호봉이 되었을 때였다. 부대에서도 인정하는 최장기간 막내였던 것이다.
병장이 되었다. 기쁘기도 했지만, 심심했다. 그렇기에 막내들이 하던 일을 같이 해줬던 적도 있다. 하지만 잠깐 핵안보 정상회의 파견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폭행사고가 터졌고, 제대하는 그날까지 군기 훈련을 받았다.
갑자기 왜 군대 얘기를 꺼낼까? 하겠지만, 지금 인도에서의 생활이 군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매 순간이 짜증 나고 힘들다. 결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이제 약 2년 남짓한 시간이 남아있는데, 길면 길다고 할 수 있지만 결코 긴 시간은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보다 더 열심히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 책임감이 생기고 있다. 실패도 성공으로 바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 한 몫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 카카오 택시가 있듯이, 인도에서는 Ola(올라)를 사용한다. 우버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버보다는 올라를 선호한다. 가장 큰 이유는 올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의 폭이 훨씬 넓으며 렌트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라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냥 단순한 택시가 아니라 탑승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1. 택시에 탑승하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음.
2. 전용 태블릿이 부착되어 있기에 영상 시청 및 음악을 들을 수 있다.
3. 음악은 탑승자가 선택한다.
이렇게 뒷좌석에 붙어 있는데, Show나 라디오는 주로 힌디어나 뭄바이 지역 언어인 마하라티로 방영이 되기에 그다지 쓸모가 있어 보이지는 않다. 하지만 음악을 틀게 되면, 내가 틀고 싶은 음악을 골라서 들을 수 있기에 꽤나 유용했다. 사진을 찍었을 당시 듣고 있던 음악은, Cold Play 형님들의 Adventreu of a Lifetime이었다. 차량의 스피커만 뒷받침해준다면 매우 풍부한 음질의 노래를 들을 수 있지만, 당시 이 차의 한쪽 스피커는 터져서 생각보다 별로였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올라에 대해서는 매우 칭찬한다.
인도는 채식주의 문화가 생각보다 매우 발달한 곳이다. 기본적인 인구수가 많다 보니 채식주의자의 비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그 수는 상당하다. 아마 대한민국 전체 인구도 쉽게 뛰어넘는 것으로 기억한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도 일주일에 2번, 혹은 3번 채식을 하는데, 그 이유는 채식을 하게 되면 몸을 정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보통 채식이라고 하면 풀때기 가득한 밥그릇에 불때기 가득한 반찬에 다 먹고 나면 달팽이처럼 초록색 볼일을 보는 식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인도의 채식은 그 메뉴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사하라 사막에 떨어져도 맥도널드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인도에서도 맥도널드는 매우 쉽게 찾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채식 메뉴들이 즐비하다. 메뉴 옆에 붙어있는 초록색 딱지가 채식 메뉴를 나타내는 것인데, 심지어 버거 메뉴도 채식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채식 버거를 아직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패티가 감자, 옥수수 등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궁금해하시는 분들의 댓글 수가 10개가 넘으면 비싼 돈 내가며 저딴 음식을 먹어보도록 하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채식 메뉴는 파니르 (Paneer)라고 하는 메뉴이다. 쉽게 얘기하면 코튼 치즈와 같은데 훨씬 담백하며 짠맛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의 단백질 주원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음식으로 치면 두부와 그 맛이 매우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조금은 다르다. 두부는 콩을 주 재료로 사용하지만, 파니르의 경우 우유가 주 재료이다.
그렇다 보니 사진에서와 같이 카레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더라도 형태가 흐트러지거나 녹아내리지 않고, 심지어 꼬치에 꽂아서 구워 먹을 수도 있다. 기본적인 형태는 제일 오른쪽 사진과 비슷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포장으로도 파는 것으로 확인을 했는데, 이 또한 댓글에 파니르가 궁금하군요라는 글을 창의적 (지극히 내 기준에서)으로 단다면 이번 휴가 때 구해서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너무 체력이 달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한 이유가 뭔지는 몰랐는데 핸드폰 앱을 정리하던 중 건강이라는 앱이 있는 것을 발견해서 들어가 봤다. 그랬더니... 하루 수면이 4시간이 채 안되었고 일주일 평균 수면은 4시간 반이었던 것이었다. 사실 요즘 잠을 쉽게 잘 수가 없다. 계속 뒤척이다 보면 어느 순간 새벽 2시를 넘어가는 시간이었고 그러다가 억지로 잠을 청하면 한 시간 간격으로 잠에서 깨다가 5시에서 6시 사이에 눈을 뜨는 것이다. 멀티 비타민도 챙겨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왜 그런 걸까
사진 속의 나베는 나에게 있어서 매우 소중한 사진이다. 나베라는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의리 넘치는 여동생이 자기만 혼자 해 먹었고 그 이후에 나는 인도로 왔기에 나베의 존재 자체조차도 잊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12월 나베라는 음식을 처음 맛보게 되었다. 일단 소고기가 들어가 있었다. 인도에서 소고기는 먹기 힘든 식자재 중 하나이다. 물소를 잡아서 먹기는 하지만, 정말 맛이 없고 질기다. 국물의 맛이 일품이었다. 지속적으로 끓는 국물의 맛이 이렇게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그래고 같이 먹었던 치킨 카라아게는... 누가 옆에서 이마를 세게 때려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행복감을 주는 맛이었다. 한국 가면 또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