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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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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Aug 18. 2021

[제43장]

[2021년 1월 26일] 끝

끝이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결국 인도의 여정도 막을 내렸다. 

2019년 12월 1일부로 한국으로 귀국을 하여 정신없이 2020년을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2021년 새해도 훌쩍 지나고 난 뒤였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이라는 어떻게 보면 가장 혈기왕성한 시기에 인도라는 국가에서 아무나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게 되면서 브런치라는 곳도 알게 되고 알게 모르게 알찬 시간을 보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알게 모르게 씁쓸함이 남아있다. 업무적인 부분보다는 개인적인 부분이 큰 것이라고 믿는다.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한다. 젊은 나이에 흔하지 않은 기회를 얻어 인도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국가에서 법인을 운영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매우 안쓰럽게 본다. 얻는 게 있는 만큼 잃은 것도 많기 때문이다. 이 경험과 저 경험을 저울질할 수는 없다. 가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본 적이 많지만, 잘 그려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도를 갔기에 지금의 내가 있어, 다시 인도로 가게 된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그림이 더 잘 그려진다. 


인도를 그리워하냐는 질문도 받는다. 사랑에도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있듯이, 그리움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서의 그리움은,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사막이라던지, 24시간 기차여행, 출장지를 가기 위해 18시간 운전, 직원들과 거기서 마주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다. 하지만, 그런 그리움도 인도를 다시 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쉽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한 충족을 인도에서는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인도에서는 그런 관계 형성이 매우 어려웠다.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고,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고 서운했던 부분도 있다.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던 반면 상처를 받아 아직까지 회복 중인 부분도 있다. 

추억이라고 하면 추억일 수도 있지만, 추억보다는 '왜 갔을까?'라는 의문이 더 큰 순간도 분명 존재한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인도에 가야 하는 상황이 오면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 확답하기 어렵다. 

인도의 삶이 힘들었던 것도 많지만,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인도에서 당했던 믿었던 사람의 배신, 사람에 대한 상처가 아마 더 크게 작용해서 그런 것 같다. 극복해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지만, 안 좋은 기억은 오래간다는 말처럼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인도 일기의 막은 내릴 것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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