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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Sep 06. 2023

생활은 괜찮은가?

치안, 야간, 환경

7월 1일에 인천 공항에서 출국하여 7월 2일 멕시코시티에 도착 후 약 한 달 동안 지냈던 지역과 현재 거주하는 지역은 좀 차이가 있다. 처음에 지냈던 지역부터 천천히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작년에 처음 멕시코에 출장을 왔을 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광경이 있다. 일단 연인들끼리 서로를 너무너무 사랑한다는 점이다. 얼마나 사랑하냐면 벌건 대낮에 전봇대에 기대어, 밖에 조경을 위해 새워 둔 화분 사이에서, 그냥 바닥에 앉아서 애정행각을 넘쳐나게 한다. 주변에 아이가 있던 할머니 뻘 어르신들이 돌아다니건 말건 아주 그냥 서로를 너무 이뻐해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는 자제하라는 방송도 지하철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그냥 편의점에서 생수 사다 마시듯이 매우 일반적인 행동인 것으로 보인다. 

더 충격적인 것은 동성애자들도 그렇게 행동을 한다는 부분이다. 매우 보수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동성애자들을 보는 것조차도 신기한데 길거리에서 키갈을 하고 있으니 너무 적응이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매년 Zona Rosa (소나 로사)라는 지역에서 엄청난 규모의 LGBT 행사를 여는데 유튜브로만 봐도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다. 

1달의 기간 동안 묵었던 지역도 소나 로사였었다. 어쩐지 저녁에 저녁을 먹으러 가면 남자같이 생긴 여자들이 춤을 추고 있고 여자같이 생긴 남자들이 길거리에 자주 보이긴 했었다. 소나 로사가 어쩌다가 LGBT의 상징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약간 LGBT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 되었다.

아직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은, 왜 소나로사에 한식당들이 몰려 있는지이다. 한국의 정서상 LGBT를 기피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거의 모든 대부분의 식당들이 소나 로사에 몰려있고 식료품점, 포차까지 모두 소나로사에 있어서 약간 작은 규모의 한인타운 같은 분위기를 구성하고 있다.

색다른 경험이나 분위기를 느껴보기에는 확실히 소나 로사만한 곳은 없는 것 같다. 다만 해당 지역의 건물들이 많이 낡은 편이고 지진으로 인해서 정부에서 출입을 아예 막거나 가게 운영을 못하도록 한 건물들이 종종 눈에 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멕시코 정부에서도 소나 로사가 다른 멕시코 시티의 지역에 비해서 낙후되어 있다고 판단했는데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최소 7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나 로사는 개인적으로 한국인들도 많고 유동 인구도 많아서 안전해 보이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종종 한국인들이 피습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최근에도 한국인 총격을 당했다는 소식이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SBS) 보통 이런 사건들을 보면 총 맞을 짓을 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냥 평범하게 살면 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카르텔이나, 잡범, 동네 양아치들이 연루되어 있는 경우에 대부분 이러한 일들을 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말로 풀자면, 나 같은 직장인 주재원 나부랭이는 어지간하면 총 맞을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달 정도의 생활을 정산하고 현재 거주하는 지역은 Polanco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주상복합 건물로 1층에 생활기반 시설들이 잘 구축되어 있다. 바로 1층에 스타벅스도 있어서 한국에서도 못 이룬 스세권을 멕시코에서 누리고 있다. 단지 안에 헬스장, 치과, 월마트 등 거의 어지간한 건 다 찾을 수 있어서 퇴근을 한 이후에는 딱히 나갈만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나만 그렇게 생각을 했던 건 아닌 것 같다.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 한국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중국인들도 엄청 많이 거주 중에 있다. 다만 내가 일반적으로 들어왔던 중국말은 아니어서 약간 신기하긴 했다. 일반적인 인식으로 중국인들은 멀리서도 시끄러웠는데 이들은 일반적으로 조용조용해서 오히려 괜찮았다. 아직 멕시코에서 거주하는 일본인들은 본 적이 없다. 

아 1명을 보긴 했는데 현재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전 거주자이다. 잘 지내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어쨌든 현재 거주하는 지역은 크게 불안한 부분은 없다. 보안도 매우 엄격한 편이고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크게 위험하다고 느껴진 적도 없었다. 다만 야간에는 조금 불안하긴 하다. 길거리가 일반적으로 매우 어두컴컴해서 안전하다는 느낌보다는 경계를 하게 되는 느낌이 더 강하다. OXXO라는 편의점이 집에서 5분 거리임에도 경계감을 느낀다는 건 어쩌면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조심해서 손해 볼 건 없다는 내 소견에 따라 야간에는 아직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어쩌면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모든 감정들이 멕시코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깊숙이 내재되어 있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다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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