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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덩이 Sep 14. 2023

One Team Project

마인드 셋을 바꿔라

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직위에 상관없이 해외에 나가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일하는 방식이 우리나라와는 너무 다르다는 부분 때문이다. 쉽게 얘기를 하자면 1+1은 2야를 설명을 해줘도 그게 왜 2인지 모르는 상황이 자주 연출 되고, 2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2까지 결과를 도출하는데 무지막지하게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냥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싶은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내 경험상 여기서 계속 도와주면 문제가 된다. 도와주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이 계속 도와줘야 하고 그렇다 보면 내 일만 어느 순간 쌓여있어 결국 나도 욕먹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몇 번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면 그 친구는 회사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보내줘야 하는 것이 맞다.


내부적으로도 이렇게 문제가 있는 상황인데 대리점까지 관리를 해야 한다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이럴 때는 당연히 법인 내부적인 문제 중에서 급선무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 (인원 정리, 추가 채용, KPI 설정 등)을 빠르게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부터 설정을 해주고 그 이후에 대리점을 관리하러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는 뭐가 맞는지 모르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집에서 세는 바가지 밖에서 안 세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물론 찔끔찔끔할 수는 있지만 최대한 안 세는 척이라고 할 정도의 수준으로는 끌어올려야 한다.


어쨌든 급한 업무들을 2달여간의 시간 동안 정리를 한 상태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다 보니 기존에는 작은 문제로 보였던 부분들이 더 큰 문제처럼 부각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현재 나한테는 대리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법인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는데 대리점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횡보하는 경우에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대리점 내부적인 상황으로 인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말 같지도 않은 핑계를 대거나 (멕시코의 경우 11월에 Black Friday 같은 Buen Fin이 있는데 사람들이 그때 결재한다고 판매를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경우) 법인에서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등의 이유가 있다. 

Buen Fin 때문에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는 그냥 깔끔하게 무시를 하면 된다. 다른 법인이나 잘하는 대리점에서는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데 못하는 대리점에서만 그런 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뭐 지역적인 특색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 않냐라고 할 수 있는데, 다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인도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멕시코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런 고객은 구매를 할 의사가 당장은 없는 고객이기 때문에 기록만 해두고 새로운 고객을 찾아서 판매를 물색해야 하고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냥 거기서 멈추고 장비를 구매할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이다. 잘하는 대리점의 경우에는 앞서 말한 새로운 시장 탐색, 새로운 고객 물색을 아주 잘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방문한 지역은 몬테레이와 푸에블라 두 지역인데 몬테레이의 경우 잘하는 대리점인 경우이고 푸에블라의 경우 잘 못하면서 핑계를 대는 대리점이었다. 인원적인 부분에서 푸에블라가 약 2배 정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거의 못하는 데에 무슨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잘하는 대리점을 먼저 방문하고 그 이후에 못하는 대리점을 방문해서 그 차이가 뭔지 크게 느껴보고자 하는 게 목표였다. 

예상한 데로 잘하는 대리점을 본 이후에 못하는 곳을 와보니 문제점으로 보이는 것들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일단 제일 기분이 나쁜 부분들은 법인이나 본사에서 지원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고 얘기한 부분이다. 이건 사실이 아닌 게 분명 여러 차례 지원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지원을 바라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대리점의 경우 잘 얘기하고 타이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명확하게 팩트를 짚어가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인식하게 한 후 / 기한을 정해서 최후 통보와 같은 다소 냉정한 말투로 얘기를 이어나가야 하고 /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설명을 해주며 입장을 바꿔서 설명을 해주는 방법이 잘 통하였다. 

현 대리점의 경우 현 상황을 인식 (작년 매출을 다른 대리점과 비교하며 질의를 한다)하게 하니 한 순간에 조용해졌으며 / 기한 설정 (올해 80%까지 매출 달성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인에서 왜 대리점을 둬야 하냐? 능력이 안되니 매출이 안 나오면 우리가 직판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 /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입장을 바꿔보기 (너네도 매출 안 나오는 업체랑 굳이 계약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겠냐)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기존에는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듣지 않던 대리점 사장이 위 방식으로 얘기를 전달하니 계속 동의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토를 달지 않았다. 나이가 자기들보다 어린 외국인이 법인장으로 와서 조목조목 따지니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심을 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당근과 채찍을 고루고루 잘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다.

위 내용으로 설명을 한 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네가 현재 어떠한 어려움에 처했는지 이해한다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줬다. 이 설명을 하면서 중요한 부분은 금전적인 지원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위 얘기를 하는데 본인들이 돈을 많이 쓰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50% 지원을 해달라고 한 부분이다. 

50%의 지원은 가능하나 범국가적인 행사가 아닌 지역 행사에 대한 지원은 말도 안 되는 부분이며 매출이 나오면 어쨌든 마진을 남기는데 마진을 그럼 50%만 남기겠냐라고 반문을 하니 조용해졌다. 


그런데 이러한 순간에 중요한 부분이 또 발생한다. 대리점에서도 이렇게까지 세게 얘기할 것이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뭐라도 그 자리에서 보여주기 위해서 잘 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번에는 갑자기 급발진을 하여 영업 사원 한 명을 이번달까지 목표 달성을 못했을 때 퇴사 처리 하겠다는 다소 이해가 안 가는 선택을 했다.

물론 이 부분도 다시 얘기를 해서 총 3개월의 기간을 주고 확인을 진행하라고 하였다. 영업사원이 생각보다 괜찮은 인원이었는데 교육이 충분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을 했음에도 일을 못한다면..... 제일 처음에 얘기했듯이 빠르게 교체를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 경우에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비록 짧은 기간이긴 하였지만, 주기적으로 법인장이 대리점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눈으로 보고 상황 파악을 해야 하는 부분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사무실에서 앉아서 보고만 받게 되면 내용이 왜곡되거나 전달을 해야 하는 부분은 전달이 안되고 엉뚱한 내용만 전달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전이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카투사를 제대한 군인이었는데 폭설이 내리는 날 한국 군인들 중에서는 장교나 부사관이 아무도 안 보였는데 미군의 경우에는 부사관도 아닌 장교들이 하나 같이 다 상황에 대비하여 대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아 미군에게 물어보니, 속된 말로 짬이 없는 사람은 위에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응도 어렵고 결정권자에게 내용이 전달되었다 하더라도 다시 그 내용이 하달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군은 장교들이 근무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미군은 수많은 전쟁을 통해서 이러한 내용을 파악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적용을 해보면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이 녹아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법인장이 되는 경우에는 Socializing을 위해 혹은 누군가를 소개받기 위해 골프를 같이 치러 간다거나 술을 마신다거나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들이 변질되면 어느 순간 법인 관리는 소홀해지고 말 그대로 회사를 놀러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결과론적으로 항상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굳이 발생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 사용되는 시간이 눈에 보이는 금전적인 부분이 없어 인지를 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 문제들이 해결되는 시점을 계산해 보면 중간중간 사용하는 시간이 짧아서 그렇지 해외에서는 며칠 혹은 몇 달, 아니면 몇 년이 되어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엄청난 인력적인 손실이고 이러한 부분들만 예방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그 법인은 성공할 수 있는 법인이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인 부분은 올해 말까지 기다려봐야 한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고 본다. 못할 이유는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단순한 해결책일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리는 해결책일 수도 있지만 한 법인의 장이 얼마나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서 좌지우지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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