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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PD Oct 07. 2021

1과 2

1이 싫으면 2를 하세요

물리학에서 일의 정의

#1이 싫다


1과 2...

말장난으로 시작하는 글이다.

주변에 눈을 씻고 쳐다봐도 1(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일단 나부터도 머릿속으로 일하는 건 좋아하지만 몸으로 일하는 것은 안 좋아한다.


하는 일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아내서

기획하고 사람과 돈을 모아서 제작하는 것인데

기획은 기똥차게 매일 수십 개를 해내지만

정작 제작으로 이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

기획과 제작 사이에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버겁다


회사 분위기상

등 떠밀며 제작해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오직 자력으로 정글 숲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타가 온다

굳이.... 내가.... 이렇게까지....


회사원으로서  

젤 무서운 것이 바로 이 혼잣말이다.

난 일 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회사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을 때

그저 조용히 월급 루팡이나 할 수밖에...


부캐의 시대

#그렇다면 1을 하지 말고 2를 할까?

*발음 똑같다는 함정. 2는 또 다른 1일뿐.


코로나로 인해서 인간관계도 좁아지고

대외 활동보다는 대내 활동량이 증가했다

너와 만나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날보다

나를 마주 보고 고민하는 날이 많아졌다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한다는 증언도 심심찮게 들린다

우리에서 나로 파편화되고 좁아졌다


의미 없이 노트북을 켜고 앉아있어도

월급이 들어온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출퇴근의 고통 없이도

쉽게 월급 루팡이 된다는 사실에

본인의 노동이 그동안 너무 쓸 데 없이 소모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택과 No회식, 미팅으로 남는 에너지로 나의 부캐를 찾고자 한다

하루 몇 시간만 일 하면 월급은 따박따박 들어오니까!


마흔 살엔 파이어 족이 되는 것이

종교처럼 퍼지고 있다.

월급보다 돈이 일을 하게 해야 한다는

존 리 같은 미국 이름을 가진 투자자들의 유튜브 강의에

모두들 계좌를 연다


월급이 너무 적어

인터넷 쇼핑몰로 대박을 치고

유튜브로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하는

신사임당 같은 유튜버도 성행한다


젊은 나이에 벼락 성공한

롤모델들이 나서서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나 같은 사람도 해냈다

당신은 소중하고 대단한 사람 아닌가?

당신도 해낼 수 있다!


개미는 뚠뚠하며

뒷걸음질 투자해도 수익을 낸다

투자는 게임이 되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456억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아도

손가락 몇 번 터치하면 쉽게 투자가 된다

나의 456만 원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456억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삼프로 콘텐츠를 1.5배속으로 돌려보며

모두들 투자왕을 꿈꾼다

조금만 1하는 천재 투자가

제2의 인생을 꿈꾼다

1을 하지 말고 2를 하자



#1+2는 3. 3은 계속된다


메타버스 관련주가 요동을 쳤었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일을 하고 장을 보고 친구도 사귀고...

사이버 세상에서 모든 것을 대체하는 세상이 올 거라고 예견했다

(물론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누구나 다 알겠지만...

결국...

코로나는 이제 우리와 함께 한다

인간의 3(삶)은 계속된다.


하기 싫은 1을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2를 찾아봤지만

결국 일이란 것은 평생 쫓아다닐 업보이기에...

(빌 게이츠도 워런 버핏도 일이라는 것을 한다. 아주 열심히)


우리의 3을 유지하기 위해서

남은 3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1과 2를 더해가며 3을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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