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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방랑자 Jul 23. 2017

가성비가 좋은 기계식 시계들 5선

다만 가성비가 좋을뿐, 누구에게나 저렴하진 않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토매틱 시계, 즉 기계식 시계는 쿼츠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계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쿼츠 무브먼트를 넣은 시계를 쏟아내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효용성 면에서 오토매틱이 쿼츠를 압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답을 찾을 것이다...라는 말처럼 위기에 빠졌던 스위스의 시계 업체들은 오토매틱 시계의 차별화를 통해 쿼츠와는 다른 행보를 가기 시작했다. 더 뛰어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시계의 명품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일반 쿼츠에서 볼 수 없는 감성(?)을 기반으로.


문제는 이 감성이라는 것에는 상당한 비용이 지불되는데, 오토매틱은 장인의 정밀한 솜씨로 만들어지는 만큼, 비용도 비싸진다는 점이다. 특히, 크로노크래프를 비롯해서 문페이즈와 같이 여러가지가 들어갈수록 오토매틱 시계는 한없이 비싸진다. 게다가 브랜드 가치라는 것을 입히면 저 멀리 문페이즈의 우주 속에 숨어있는 블랙홀로 빨려드는 느낌이 들 것이다. 통장 잔고가 빨려들어간다!!


하지만, 누구나 오토매틱 시계의 존재를 알고 나면 유독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물 흐르듯 움직이는 초침, 그리고 시스루 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먼트의 모습, 흔들기만 해도 시계가 자동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신기해서 알게 모르게 오토매틱 무브를 가진 시계를 좋아하게 된다. 감성승리 


그런 의미에서 너무 비싸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즐길 수 있을만한 스위스 메이드 시계를 5개 정도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너무 비싸지 않다는 것은 많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아니니 명심할 것. 일단 시중에는 중국에서 조립한 오토매틱도 있지만 크게 기대하진 말자.



1. 티쏘(Tissot) - PRC200 오토매틱


의외로 저가이며 카시오나 세이코 같은 시계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티쏘는 시계의 본고장 중 하나인 르 로끌(Le Locle)마을에서 1853년에 창립한 매우 오래된 시계 브랜드이다. 다만, 쿼츠의 등장 이후 티쏘는 적자를 면치 못하다 스와치 그룹 합병 후 다시 한번 시장에 도전하게 되었다. 스와치 그룹 합병 이후 좋은 가격대비 좋은 품질로 인정받으면서 올라가는 중,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의 인기가 좋다고 한다.



티쏘의 최고 인기제품 중 하나인 PRC200은 오토매틱 입문으로 특히 많이 추천되는 제품이다. 물론 깔끔한 멋을 보여주는 르로끌도 있지만 크로노그래프가 있고 좀 더 남성적이고 캐주얼한 멋 때문인지, PRC200을 많이 추천하곤 한다. 워낙에 대중화된 모델이다 보니 중고거래(...)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


기본적인 스펙은 ETA C01.211 무브를 사용하며, 파워리저브 45시간, 다재다능해서, 크로노그래프의 여러 기능 뿐 아니라 타키미터까지 활용할 수도 있다.(물론 이걸 자주 쓰는 사람은 레이서 정도...)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고는 하지만 역시 오토매틱 모델은 가격대가 좀 있다. 백화점에서는 110만원 정도에 구매 가능하다. 쿼츠로 구매하면 60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면세 찬스를 노리면 괜찮은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PRC200의 경우 신형이 최근에 나왔는데, 사람에 따라 취향을 탈 수 있다. 직접 차보고 결정해보자.



2. 미도(MIDO) - 멀티포트 시리즈


MIDO의 경우 스위스의 비엘/비엔네에서 1918년에 창립된 브랜드이다. 한국에서는 워낙에 중저가 시장에 경쟁자가 많아서 조금 밀리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들어 가성비를 인정받으며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스와치 그룹에 속해 있으며 가격대를 따져보고 브랜드의 등급으로 보면 티쏘보다는 조금 높고, 해밀턴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미도의 경우, 바론셀리니도 유명하지만, 대부분의 입문자들에게 추천하고 판매량도 높은 제품은 바로 이 미도 멀티포트이다. 런칭은 무려 1934년으로 미도의 철학에 맞춰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았고, 시드니의 하버 브릿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멀티포트의 경우 매우 깔끔한 디자인이 매력인데, 다이얼의 원과 사각형의 조합이 생각보다 잘 어울려 깔끔한 느낌을 주고, 다이얼의 패턴 또한 밝은 빛을 받으면 묘하게 예쁜 빛을 내서 그런 부분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깔끔한 매력 때문인지, 드레스나 캐주얼 모두 잘 어울린다.


멀티포트의 경우 여러 배리에이션이 있는데, 색상이나 스트랩, 크로노 등등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눈여겨 볼 모델은 올 블랙 모델인데, 검은색 바탕에 오렌지색의 침과 다이얼은 특이한 매력을 준다.


위의 모델의 경우는 멀티포트 라인업 중 기본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데, ETA C07.621 무브먼트를 쓰나 연식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파워리저브는 80시간으로 무브먼트의 성능은 가격대비 좋다고 생각된다. 백화점에서는 100만원대 초반에 구할 수 있지만 역시나 면세점에서는 그 이하로 잘 구매할 수 있다. 단, 크로노그래프가 들어간 버전은 가격이 확 올라가니 역시나 직접 차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걸 추천한다.



3. 해밀턴(hamilton) - 재즈마스터 마에스트로


해밀턴은 이름만 들으면 뭔가 스위스라기 보단 미국이나 영국 브랜드 느낌이 큰데, 사실 미국브랜드가 맞다. 브랜드 자체는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사실상 제품은 스위스(...)라고 봐야하는데, 1892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설립되었으며, 공군 납품 업체로 선정되어 항공 시계를 납품하기도 했다. 1983년에 공식적으로 스와치에 편입되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해밀턴 카키가 나오는데,  나중에 아빠인 쿠퍼와 딸 머피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


해밀턴의 경우 특히 영화와 같은 곳에서 PPL로 종종 등장하는데, 신기하게도 우주물(...)인 스탠리 큐브릭의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에 등장해서 유명세를 타곤 했다.


근데, 정작 인기있는 모델은 재즈마스터인데, 역시나 이쁜 디자인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성비야 뭐 말할 것도 없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해밀턴의 대표 시계는 바로 위의 사진에 보는 것처럼 오토 크로노, 즉 재즈마스터 마에스트로(Jazzmaster Maestro)이다. 이 시계의 특징은 바로 깔끔한 디자인인데, 신기할 정도로 다이얼 위의 텍스트나 크로노그래프의 배치가 아름답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추측이지만 IWC의 포르투기스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가 싶은데, 포르투기스와 비슷한 디자인 때문에 "해밀뚜기"라는 애칭으로 많이들 불리고 있다.


간혹 커뮤니티에서는 서민의 포르투기스와 같은 취급을 받기도 하는데, 실제로 보면 비슷한듯 다르다. 해밀턴의 경우는 날짜 표시 크로노그래프까지 있다. 다만, 둘다 브레이슬릿보다 레더 스트랩이 더 잘 어울리는 점이 공통점.


가격대는 정식 리테일가가 200만원 초반대이며, 크로노그래프 없는 버전의 경우는 그 이하에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크로노그래프가 있는 버전을 찾는다.


ETA의 무브먼트 중에서도 신뢰성이 좋은 편으로 알려진 H21무브먼트를 채용, 파워리저브는 60시간이며 41mm와 46mm사이즈 등 다양한 사이즈가 있다. 몸집에 비해 너무 큰 사이즈는 방패간지가 나니 적당한 사이즈로 고르는 걸 추천한다.



4. 프레데릭 콘스탄트(Frédérique Constant) - 클래식 문페이즈


프레데릭 콘스탄트는 1988년에 설립된 시계 제조사이며, 역사 자체는 짧지만 사업을 시작한 피터 콘스탄트, 프랑수아 프레드릭 부부의 이름을 딴 것이다. 특히, 피터 콘스탄트의 조부는 1904년부터 시계 다이얼을 만든 장인이었다고 한다.


중저가 브랜드 중에서는 역시나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편으로 유명하며, 약간 이름 탓도 있고,드레스 워치 쪽에 힘을 많이 실어서 그런지 저렴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이미지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저가 라인업도 있지만 비싼 라인업도 있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2016년에 인수되어, 현재는 시티즌 그룹 산하에 속해 있다고. 특히 자사 무브먼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여, 자사 무브먼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여 일부 모델에는 자사 무브먼트를 채용하기도 했다.

프레데릭 콘스탄트의 대표 모델은 위 사진과 같이 클래식 문페이즈이다. 국내 공식 리테일가로 190정도에 구입할 수 있지만, 문페이즈가 들어간 시계들 대부분이 미친듯이 비싸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로 괜찮은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이얼 또한 고급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아서 드레스 워치로도 많이 선호하기도 한다.


무브먼트는 FC330을 사용하며 파워리저브는 38시간이다. 가격대비 마감이 고급스럽고 시스루백만 봐도 디테일에 신경썼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참고로 슬림라인도 있는데, 이쪽이 더 깔끔하지만 가격은 확 올라간다. 그래도 더 깔끔하고 슬림한 걸 찾는다면 직접 한번 보고 비교해보시라.



5. 오리스(Oris) - 아틀리에 컴플리케이션


오리스는 위의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오토매틱 시계 브랜드에서는 중저가를 형성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규모로는 매우 큰 편이다. 시계 제조사중에서는 오랜 전통과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브랜드이며, 스포츠, 모터레이싱 등 여러 분야에서의 타임키퍼 및 PPL로도 인지도를 넓히는 중이다.


오리스의 오토매틱은 빨간색 로터가 특징이라, 시스루 백을 보면 이 빨간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리스의 대표작은 다이버 워치인 애커스도 있지만, 효율적인 가격에 문페이즈를 비롯한 크로노그래프를 감상할 수 있는 아틀리에 컴플리케이션 문페이즈가 있다. 특히 국내 리테일가로 180정도의 가격대지만 오토매틱이면서 이 모든 것을 다이얼에 때려박은(?) 시계는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다이얼의 디테일한 배치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리스의 경우 셀리타나 ETA의 무브먼트를 쓰기도 하지만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답게 자체 개발한 무브먼트도 같이 활용하는데, 위의 문페이즈 모델에 사용하고 있다. Oris 781 무브먼트이며, 파워리저브는 38시간이다.


오리스의 경우 최근 들어 공격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가 기대되기도 한다. 물론 위의 5개 브랜드 모두 열심히 성장하고 있기에 앞으로의 모델들을 기대중.





추가로, 위의 모델들은 어디까지가 다른 고가 브랜드들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할 뿐, 실제로는 저렴하다고 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장인이 만든 명품임에는 틀림없고 그만큼 뛰어난 품질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패션과 스타일에 맞는 시계를 찾아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아 이게 내 영혼의 시계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게 파텍필립이나 브레게가 되면... 떼부자가 되거나 빚쟁이가 되거나 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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