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 Jan 16. 2019

짧아도 여유로운 겨울여행, 니스







겨울의 절정이다. 게다가 미세먼지의 공습이 재난 수준이다. 온화한 기온의 남프랑스에서 긴 겨울을 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일탈하듯 단 일주일 정도 여행이어도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편안한 휴식이 될 일주일은 엄동설한을 잊게 해 줄 것이다.  

  



-하루에 한 군데씩 느릿하게 놀기

남프랑스의 항만도시 니스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다. 연중 평균기온이 15℃ 이고 대부분 온난한 날씨여서 겨울나기엔 좋은 조건이다. 뿐만 아니라 한 시간 내외의 거리에 모나코, 칸느, 생폴 드 방스, 에즈 빌리지가 있다. 또한 이탈리아 접경지역이어서 쉽게 국경을 넘어가 볼 수도 있다. 지중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니스에 숙소를 정하고 날마다 여유롭게 여행하는 맛을 즐겨보기엔 최적이다. 



-니스의 코발트블루에 빠져들다.

여름 피서지나 휴양지로 니스만큼 각광받는 곳이 있을까. 따사로운 니스의 해변은 아름다운 지중해를 품고 있어서 여름이면 어마어마한 피서객으로 북적인다. 피서객이 넘쳐나는 여름철엔 호텔비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여름 피서객이 빠져나간 가을과 겨울엔 할인 가격의 호텔을 찾아낼 수 있다. 특히 이때 꼼꼼히 찾아보면 지중해의 일출이나 일몰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방을 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내가 갔을 때는 가을이었는데도 해변가엔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풍경이 일상처럼 자연스럽다. 동글동글한 몽돌해변을 맨발로 거닐면 지압을 받는 듯 시원하다. 4~5km에 걸쳐 곡선으로 멋지게 이어진 해변에서 바라보는 코발트블루의 바다는 시원한 색감만으로도 휴식을 준다.     


군데군데 해변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통해서 구시가지에 들어가 본다. 아름다운 성당이나 교회를 지나 영국인 산책길을 걷는다. 탁 트인 광장에 앉아 천천히 도시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또한 샤갈이나 마티스 박물관이 있으니 조용히 둘러보는 시간도 행복하다. 꽃시장, 채소시장과 벼룩시장을 지나 고풍스러운 골목길을 걸어 전망대에 올라 광활한 니스의 해안선을 굽어보는 시간은 빠뜨리지 말일이다.    


거리마다 노천카페엔 수많은 사람들이 끝없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을 즐기고 있다. 그렇게 어슬렁거리며 걷다가 지중해 샐러드와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는 일은 당연한 즐거움이다.



-주변에 기차나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많다. 

-동화 속 중세마을 생폴 드 방스


16세기 중세도시 생폴 드 방스는 여행자에게 안식을 주는 동화처럼 이쁜 마을이다. 한적한 골목을 느릿하게 걸으며 세상과는 아랑곳없는 듯한 풍경 속에 빠져든다. 마네나 브라크, 마티스 등의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었던 곳, 특히 샤갈이 사랑한 마을이다.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공동묘지가 있고 그곳에 소박한 샤갈의 묘지가 있다. 여행길에 평온한 호흡을 얻을 수 있는 생폴 드 방스다. 니스의 버스터미널이나 군데군데 정류장에서 400번 버스를 타면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있다. 

   


-영화제의 도시 칸의 종려나무 해변길


칸 (Cannes)은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영화제로 떠올려지는 도시다. 영화배우 전도연이 레드카펫을 걸어 들어가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탔던 도시이다. 베니스와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칸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이기도 하다. 5월에 가면 영화제로 북적이는 축제의 도시에 함께 할 수도 있다. 햇살 쏟아지는 항구에 정박해 있는 눈부신 요트를 눈 앞에 두고 커피 한잔 마시는 여유를 가져본다. 종려나무들이 즐비한 해변가를 걸으며 세계적인 영화인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시간 또한 즐겁다. 니스 역에서 기차로 40분 거리다.  

  


-모나코(Monaco)와 에즈 빌리지(ezevillage)를 하루에


여배우에서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먼저 떠오르는 모나코는 니스에서 30분 정도 거리다. 누구라도 들르는 몬테카를로 카지노 앞에는 언제나 여행객들이 밀집해 있다. 해안가로 나오면 카지노를 즐기러 온 도박꾼들의 화려한 요트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궁전과 대성당이 있는 구시가지를 지나 해양박물관을 구경해도 좋다. 시간이 더 있다면 모나코 빌리지의 골목을 걸어본다면 아쉬울 게 없을 것이다. 

    


-지중해의 선인장 마을 에즈 빌리지가 있으니 꼭 들러볼 만하다.

 

지중해 절벽 위에  13세기에 만들어진 작은 요새 마을이다. 수백 가지의 선인장들이 마을 정상에 가꾸어져 있다. 그곳에 오르면 가슴이 뻥 뚫리게 해주는 아름다운 지중해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 니체는 이곳을 거닐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구상했다고 한다. 마을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지중해의 아름다움은 최고였다. 에즈 빌리지와 모나코는 가까이 있어서 두 군데를 하루에 다녀올 수도 있다.

.

.   

니스에서는 천천히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며 마음을 풀어주는 자연의 질감을 느껴볼 수 있다. 해변에는 햇살을 즐기거나 힘차게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추운 겨울에 쏟아지는 태양처럼 환한 그들의 삶을 느껴보자. 역사 속의 또 다른 세상을 걸어보면서 고단한 일상을 잊는 시간도 괜찮다. 사계절 온난한 남프랑스의 니스에서 추위를 떨쳐보는 일주일은 짧아도 알차다.  




http://bravo.etoday.co.kr/view/atc_view.php?varAtcId=9338


매거진의 이전글 짜릿한 휴식, 어슬렁어슬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