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월 마지막주 근황토크 다섯
그냥 가만히 지낸다. 조용히 가만히 지내는 게 내게 잘 맞는다. 그럼에도 대부분 분주했던 날들이었다. 이젠 마냥 무료하고 싶다. 가만히 조용히 지내는 게 나는 충분히 좋은데 재미있을까 하는 눈치들이다.
요즘은 '참여'라는 것이 성가시다. 해야 할 일 때문에 개인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지만, 모임이든 행사든 참여해야 하는 것은 근래 들어 종종 불참하기 일쑤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활동적인 시간이 적다 보니 에너지 부족인가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긴 하다. 원래도 혼자 놀기를 좋아하고 잘한다. 이런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는지 남편이 자꾸 부추긴다. 한 주가 그렇게 지나갔다.
1. 이번 협회출사에 별 흥미가 안 생겨서 불참하려는 중이었다. 남편이 다녀 오라고 소리 높인다. 말 그대로 등 떠밀려 다녀왔다. 남녘의 가을 들판에서 보낸 하루가 가슴속에 가득하다. 푸른 가을 하늘이 날 위로했다. 가을 날씨는 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2. 아파트 부녀회에서 하는 고추장 담그기 행사 공지가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붙어있다고 남편이 알려준다. 호기심을 보이니까 맘 변하기 전에 얼른 전화신청까지 해버린다. 재미있을 것 같아 한번 해보고 싶긴 했다. 장소는 오래 살아온 아파트인데도 난생처음 가보는 공간이다. 이런 참여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어색했지만 고추장 담그기는 재미있었다. 나름 특별한 팁도 얻어서 유용한 시간이었고.
3. 아들아이도 이런저런 정보를 건네며 뭔지 자꾸 부추긴다. 가끔 영화티켓을 띠~익 보내오곤 한다. 덕분에 며칠 전 박정민 배우가 연기한 영화 <얼굴>을 보았는데, 유럽출장 떠나면서 박찬욱감독과 이병헌 배우의 < 어쩔 수가 없다> 티켓도 보내놓고 떠났다. 어쩔 수가 없다. 영화관에 나가 볼 수밖에.
언젠가는 '참 빨빨거리며 잘도 다닌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는 좀 나가 돌아다니라고 다들 성화다. 여전히 귀찮타~! 2025. 9. 28일, 초가을 비가 뿌려대는 아침. 구월이 가버렸다.
4. 무심코 TV 리모컨을 돌리는데 어린 친구들이 노래 부르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발라드'. 참 열심히도 노래를 부른다. 그들만의 인생 발라드를 공유한다. 거기에 덧붙여진 그들만의 스토리와 함께 노래를 들려준다. 능숙하거나 세련되게 관리된 얼굴이나 몸짓이 아닌 길들여지지 않은 모습의 노래가 진솔하게 전해진다. 수줍은 마음으로 뿜어내는 내공의 힘도 제법이다. 세상에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우째 이리도 많은지.
https://youtu.be/ufn8vpnVqIA?si=QU-JDNgcwgW0OeF1
5. 드라마 <백번의 추억>을 보기 시작했다.
케케묵은 구닥다리의 모든 것이 화면 전면을 뒤덮는다. 아직 초반이어서 별다른 흥미를 끌어당길만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그 옛날 내 그리움의 시간들을 더듬어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에, 계속 봐 볼 참이다.
무엇보다도 따스하고 평화롭다. 뉴트로 청춘멜로의 설렘과 통증, 왜 아프지 않으면 청춘이 안되는건지. 이젠 그 아픔도 부럽다... 아날로그의 따스함과 여운, 과거 시대상의 감성과 인물마다 보여주는 순한 인간성, 요즘 각박하기만 하던 내게 푸근한 공감을 줄듯한 기대를 해보는 중이다.
그중에 드라마 전편에 흐르는 ost가 감성을 자극한다.
백예린이라는 가수가 감수성을 담뿍 담아 달달하게 부른다. 까마득한 시절에 들었던 카펜터스의 원곡 ‘Close to You’를 요즘 가수인 백예린이 리메이크해서 첫사랑의 설렘을 담아 부르고 있었다. 나는 옛날사람이니까 이참에 카펜터스의 ‘Close to You’도 오래간만에 찾아서 들었다.
https://youtu.be/iIf1 c35 KS-M? si=7 sB2 zB9 erFXzlrvr백예린 (Baek Yerin) - Close to you | 백번의 추억 (A Hundred Memories) OST Part 1
https://youtu.be/M268 Csnue9 I? si=0 keopJu6 GamDUHpW Carpenters / Close To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