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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꺽정 Jan 29. 2018

화폐의 본질

4. 화폐에 대하여, 네번째

신문을 보다 보면 종종 눈에 띄는 기사가 화폐위조 범죄이다.  화폐를 위조하는 죄를 무겁게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은 중앙은행에서만 화폐가 제조되어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 제조되면 화폐로서 신뢰가 떨어지고 종국에는 진짜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지폐도 종이 쪼가리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형량이 무거운 이유를 한 가지 더 추가하면 괘씸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나만 갖고 있어야 할 현대판 금광을 다른 놈이 갖겠다고 하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결단코 무거 운형량으로 다스려야 분이 풀릴 것이다.  공개처형보다도 더한 형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들은 그 형벌을 화폐위조범에게 적용할 것이다.


그런데 다른 화폐와는 달리 왜 미국 달러화는 위폐가 많은 것일까.  널리 쓰이기 때문에 위폐가 많다고 답변할 수 있지만 그리 시원한 답변은 아닌 듯하다.  여러 선진국 국가들의 화폐를 보면 이 정도까지 위폐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는구나 하는 감탄이 나올 때가 있다.  투명 플라스틱이 붙은 화폐도 있고 각종 첨단 위조방지 방법 등이 총동원되다시피한 지폐도 있다. 지금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유로화 등을 확인해 보라. 이 정도까지 만들려면 제조비용도 화폐가치에 버금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선진국 화폐 중에서 딱 하나, 미국 달러화만은 예외이다.  좀 허접하다는 느낌이 첫인상이다.  왠지 위조하기가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가 않다.  기축통화이고 가장 널리 통용되는 화폐라면 어느 화폐보다도 더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최첨단 위폐방지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노력을 했다는 것이 보이지가 않는다. 이러니 위조지폐가 많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런 생각은 다음과 같은 상상으로 이어진다.  누군가 미달러화가 쉽게 위조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 진폐와 동일한 위조 미달러화를 제작하는 세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보이지 않는 지배자들은 당연히 FRB도 지배하고 있다.  FRB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통화 발행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을 수가 있다.  화폐의 발행이 공식적인 루트로만 통해서 발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답답한 것이다.  화폐 발행을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자기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화폐 발행을 통하여 거시경제지표를 조작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지표들을 끌어나가면서 투자이익을 얻는 방식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일이 틀어질 수가 있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자기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는 방식을 생각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집안에 미달러 윤전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윤전기로 100달러짜리 지폐를 찍어내면 통화량에도 잡히지 않고 돈의 출처 도알 수 없는 돈을 갖게 된다.  비밀공작을 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다.  진폐와 똑같으니 의심도 받지 않는다.  이같은 일은 화폐발행의 통제권이 인간에게 주어질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나의 상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문서를 하나 발견을 했다.  미달러화의 위조화폐 식별요령에 대한 문서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달러는 중앙은행 발행번호 기호(첫번째 영문자)와 하단 “SERIES년도”가 일치해야 한다.  A(1996)0, B(1999), C(2001),D(2003), F(2003A), H(2006), K(2006A), L(2009A)

아래의 경우과 같은 지폐의 경우 위폐이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문서를 보고 떠오른 생각은 미달러화 위폐는 복사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윤전기’로 인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위폐의 지질, 사용된 잉크, 위조방지장치가 진폐와 동일하고 유일하게 위폐임을 감별할 수 있는 단서는 지폐에 찍힌 일련번호체계의 불일치 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이 든다.  왜 위조범은 일련번호체계를 굳이 달리했을까?  일련번호를 이미 발행되고 있는 진폐와 동일하게 인쇄하면 정말로 위폐로 감별될 일이 없는데 굳이 일련번호체계를 달리 적용하여 스스로 위폐임을 선언하는 형식을 취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막을 수가 없다.  가령 진폐 1장을 갖다 놓고 그 일련번호와 동일한 위폐 수 만장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이 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 지폐는 위폐라는 증거를 남겨놓은 것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시중에서 지폐를 주고 받을때, 사람들은 자신이 받은 지폐가 위조인 경우 대부분 알아차린다.  손에서 느껴지는 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질의 느낌이 다를 수가 있고 육안으로 보았을 때 인쇄 상태가 상이하다는 느낌이 들 수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일련번호의 진위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즉, 일련번호만 상이한, 진폐와 구별이 안 되는 재질의 위폐는 시중에서 유통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지폐가 위폐로 판정되는 시기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 환류되었을 때 뿐이다.  남미나 인도 중국 아프리카에서 유통되던 이러한 위폐가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 전달되면 그때 위폐 판정을 받게 되고 그 국가들은 그 금액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이쯤 되면 화폐위조범의 목적은 명확해진다.  위폐를 만들되 미국의 통화 시스템을 망가뜨리지 않는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있을 위폐범은 누구일까 궁금해진다.  이와 같은 나의 상상은 온전한 나만의 순수한 상상일 뿐일 가능성이 높다.  나는 위폐전문가도 아니고, 한 두가지 내용을 보고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기술한 것이기 때문이다.  화폐라는 것이 인간의 통제권하에 들어오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악스러운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아주기 바란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인간이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될 때 그것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의학이 인간의 통제권 안에 들어올 때의 재앙을 생각해 보고 기후를 인간이 통제할 수 있을 때의 재앙을 생각해본다.  인간이 한 가지 한 가지 정복을 이루어낼 때마다 우리는 환호하지만 그 정복을 통해 우리 인간들의 생활이 좀 더 편리해지고 문명화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조그만 편리함이 종국에 파멸로 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우리 인간들 항상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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