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오래 살려 말자

by 꺽정

오래 살려고 하지 말자

이 세상의 모든 허물들은 오래 살 수도 없는데 오래 살려고 해서 발생한다.


생명체뿐만 아니라 이 세상 이 우주 모든 존재들은 모두 유한하다. 생명체인 인간 역시 유한한 존재이다. 즉 끝이 있다는 얘기이다.


잘 태어나고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다. 잘 죽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 지켜야 하는 존엄보다도 더 엄중한 존엄일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무생명상태에서는 나 스스로 움직이거나 활동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생명체는 다르다. 움직일 수 있고 생각을 할 수 있다.


인간이 움직이고 활동하는 범위는 모든 생명체중의 갑이다. 생각의 범위 또한 지구상에서 최고이다. 범 우주적 범위에서 보면 하찮을지는 모르지만 지구상에서 인간을 따라올 존재는 없다. 우리가 살아있기에 원하는 곳을 갈 수 있고,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발명할 수 있다. 이만한 축복을 받고 태어난 존재가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우리에게 생명이 깃들어 있어 움직일 수 있고 사고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커다란 행운이고 축복이다.


우리가 할 일은 이 생명이 다하기 전에 충분히 이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즐기지 못하고 이 생명을 다 소모하여 죽음을 맞이한다면 많이 아쉬울 것이다. 사람마다 즐기고자 하는 것은 서로 다를 것이다. 즐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우리의 인생의 목표는 생명이 가져다주는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즐거움은 물질의 풍족함 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즐거움은 다른 존재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 나의 생각을 무한한 우주와 같이 확장시킬 때 얻어질 것이다. 좁은 시각, 좁은 마음가짐으로는 얻어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래 산다고 이러한 즐거움이 커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래 사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깨달음이 없이 오래 사는 것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죽음이 덧없다는 것을 강화시킬 뿐이다. 짧게 살더라도 그 즐거움이 충만한 상태에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 수 있다. 길게 살지언정 즐거움은커녕 미움과 옹색함과 물질의 노예가 되어 충만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죽음을 무서워하며 돌아가기를 진저리 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에 억눌러 생명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을 온전하게 즐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오래 살려고 버둥거리지 말자. 나에게 주어진 생명의 이 순간은 움직이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경이롭고 기쁨이 충만한 순간이다. 이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살아보자. 그래야 나에게 생명을 깃들어준 대지의 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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