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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Mar 29. 2022

떡볶이 금단 현상

하루 종일 떡볶이 생각이 난다. 그 쫀득하고 달큰하고 매콤 칼칼한 맛이 입안에서 맴돈다. 슈기님, 웅이님, 그리고 쯔양님…의 떡볶이 흡입 영상을 반복해서 돌려본다. 머리가 띵하다. 왠지 떡볶이 한 입 먹고 나면 나을 거 같다.


떡볶이를 끊은 지 이제 두 달이 되어간다. 거의 한주에 한번, 자주 먹을 땐 삼일에 한번 정도 먹고. 브랜드 신메뉴가 나오면 배달시켜 먹고. 어느 동네 떡볶이 맛있다고 소문난 집은 찾아가서라도 먹고. 집에서도 마땅히 먹을 게 없을 때 손쉽게 만들었던. 나는 떡볶이 마니아였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언젠가부터 아무리 운동을 하고 소식을 해도 예전만큼 체중 감량이 안되고. 나름 몸을 준비해서 건강검진을 했음에도 콜레스테롤과 혈압 수치가 내 맘 같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동맥경화에 대한 위험도도 추가되었다. 도무지 왜 그런지 몰라 답답했다.


어느 날부터 유튭에서 <생로병사의 비밀> 짤방을 추천해주길래 보기 시작했다. 아픈 사람들 나오는 거 보고 있기가 맘 아파 평소엔 잘 보지 않던 프로그램인데. 마침 나랑 같은 연배에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례자가 나왔다. 많은 양은 아니라도 평소 쌀밥 위주의 상차림에 떡을 간식으로 먹고 아침엔 빵을 먹던 내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문제가 뭔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내가 의사도 아니니 진단명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난 그동안 탄수화물 중독이었던 것 같다.


매일 아침 꾸준히 달리고. 한 주에 두 번 근육 운동을 하고. 쌀떡빵.. 그중에 떡볶이를 중단한 지금. 나는 약 2kg을 감량한 상태이다. 기대치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그간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내겐 큰 울림이 있었다.


이제 보름 후엔 언택트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게 되어있으니. 지금의 결심을 이어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거 같지만. 맛을 느끼는 미각세포는 6개월에 한 번씩 리뉴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 최소한 넉 달은 의지력으로 더 버텨야 한다.  마라톤 대회 이후에도 짧게 짧게 이벤트를 더 만들어서 잘 못 길들여진 나의 식습관을 이번 기회에 싹 고치는게 맞다고 본다. 곧 닥쳐올 갱년기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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