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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May 18. 2024

돌아오지 않는 딸들

Oh My Darling, Clementine

애초에 가정을 이뤄서는 안 될 사람도 있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에겐 멋지고 쿨했던 남자는

집에 오면 아내와 어린 딸들을 공포로

몰아넣던 그런 사람이었다.


오랜 폭력에 시달린 엄마는

살아있어도 산 사람이 아니었다.

막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엄마는 집을 나갔다. 아니, 아이들이

엄마 제발 살아달라고 애원했기에

아이들을 위해 살기 위해

입술을 깨물며 집을 떠났다.


그가 집으로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마저 두려워

아이들은 작은 몸을 웅크리고 떨었다.

매일 같은 지옥에도 갈 곳 없는 어린 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그 집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시간은 곱으로 흘러

딸들은 하나 둘 민들레 홀씨처럼

세상으로 날아갔다.


자기만을 위해 살던 그 남자는

방탕하게 술과 여러 여자와 어울려 살다가

결국 혼자 남았다.

각종 질병에 시달렸고

수시로 병원 신세를 진다.


이제는 자신의 병시중을 들라고

팍팍한 세상살이에 시들어가는 딸들에게

또다시 가스라이팅을 시전 한다.


날아간 홀씨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딸들은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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