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신 vs 뱀새끼
수량을_세는_단위 (1)
(ㄱ)
1. 가리: 곡식이나 장작 따위의 더미를 세는 단위. 한 가리는 스무 단이다.
- 장작 한 가리.
- 불이 나서 볏짚 두 가리가 다 타 버렸어.
우리말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참여한 커뮤니티에, 오늘 아침 올라온 지식입니다.
가리가 ‘나누다’와 ‘구분하다’를 뜻하는 ‘가르다’에서 왔다고 추측해 봅니다.
용(dragon)의 옛말 중 ‘가리’가 있습니다.
네, ‘용가리 통뼈’의 그 가리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물줄기’를 용으로 보았습니다.
산과 산, 계곡과 계곡, 들과 들 같은 지역을 갈라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군요.
실제로 ‘물’에서 용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신룡은 정의롭고 지혜롭게 강이나 바다를 다스리는 존재였습니다.
산속이나 계곡의 작은 내와 연못에도 용을 꿈꾸는 이무기가 산다는 전설들도 있곤 했죠.
그래서 용의 우리말 ‘미르’는 ‘물을 다스리는 신성한 존재’를 뜻합니다.
한자어 은하수는 밤하늘의 ‘은빛 강’을 뜻하고, 우리말 미리내는 ‘용이 지나가는 냇물(미르의 내?)’을 의미합니다.
동양의 용은 서양의 사악한 괴수 드래곤이나 와이번과는 성격이 아주 다릅니다.
dragon의 그리스어 어원 drakon은 커다란 뱀(serpent)을 가리킵니다.
맞습니다.
성서에서 이브를 유혹해 금단의 열매를 먹도록 꾀어낸 그 악랄한 뱀새끼도 serpent입니다.
세상을 바로잡던 용이, 지크프리트 왕자가 무찌르던 악당뱀과 혼동되어 안타깝습니다.
아침부터 사소한 데 진지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