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한 달째 방.콕에서 방.굴라데시를 시전 중인 딸에게 참다못한 아내가 등짝 스매싱을 날린다.
"그렇게 방구석에서 뒹굴지만 말고 나가서 알바라도 알아봐, 이것아"
그렇게 등 떠밀린 딸내미가 며칠을 알바 자리를 알아보는가 싶더니 덜컥, 동네 어느 주점에 면접을 보고 왔다.
"쯧쯧, 그 사장님도 어지간히 손이 급했나 보다. 너 같은 답답이를 뽑아주다니"
아내는 지금까지 라면 한번 끊여보지 않은 딸내미가 남의 가게 장사나 망치지나 않을까 염려되는지 자식이 놀아도 걱정, 일을 해도 걱정인가 보다.
과연 주점 알바 첫날, 손님에게서 "프레시로 주세요"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참이슬 프레시 대신 처음처럼을 떡하니 가져다주었단다.
에구... 참이슬과 처음처럼도 구별 못하는 술 잼병이 어찌 주점에서 첫 알바를 시작 했을꼬...
둘째 날은 더 고난도의 주문
"황진이 1병 주세요"라는 손님의 말을 못 알아듣고는
카운터에서 바쁘게 일하는 사장님께
"사장님, 신기한 술 이름이 많네요. 환장이? 라는 것도 있나보죠?" 라며 천진난만 물어봤다고
음 ....
아무리 맘씨 좋은 사장님도 어리바리 알바생 때문에 속 많이 환장!하셨을 듯.
얼굴도 모르는 사장님께
불초소식 때문에 죄송혀유.
앞으론 30분 일찍 출근해서 각종 술 이름 외우게 할테니께 자르지만 마셔유.
그래도 우리 딸래미 첫 사회생활인데 잘 부탁허구만유.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