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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웅 May 03. 2023

우리는 지금 행복하게 사는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아니면 행복한 척 하는가.” 이 문장은 딴지총수 김어준이 어느 상담 댓글에서 한 말이다. 그대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이제 어느 정도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내가 보는 행복의 핵심 3요소는 이렇다. 먼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것, 다음으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을 것, 마지막이 자신과 파장이 잘 맞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런데 요즘 마음성장 이 테마로 글을 쓰고, 책을 보려고 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돈을 버는 일은 그런대로 만족할 만하다. 다음으로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 또한 즐겨서 취미 생활로는 그만이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운동 삼아 산책하면 최고이다. 마지막이 나와 파장이 잘 맞는 친구와 연인인데, 이것은 사람에 약한 내게 아직 부족한 부분이다. 


바로 이것이다. 예전에는 부족하면 기를 쓰고 채우려고 들었는데, 법정스님의 글이 이제 귀에 들리는지 굳이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마음을 비우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난 능동적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다. 인생은 떠들썩하게 살아야 살맛이 난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면 그만이다. 


난 자기가 애를 쓴 만큼 돌려받는 정직한 인생을 꿈꾼다. 땀 흘리는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가 건강하다. 무작정 마음을 비우라거나, 일확천금의 요행수를 바라는 인생은 거짓이다. 이것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바람이고, 횡재를 얻으면 횡액을 당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난 그런 삶을 원하지도 않는다. 


진정 행복한 사람들은 어떤 상태일까? 김어준 총수의 댓글에 또 이런 내용이 달렸다. 전 세계에서 40대 들어 성공한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20대와 30대를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살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일정한 흐름도 보이지 않고, 그때 자기가 가장 끌리는 일들을 했다. 매번 즐기는 일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너무 재밌어서 그 일을 하고 있었더니 성공해 있더라는 것이다. 


나 또한, 아직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난 그나마 요즘 ‘마음성장’이란 주제로 내 인생을 엮을 수 있게 된 것에 고마움을 느끼는 정도이다. 그리고 난 어떤 의미에서는 성공했다. 내가 인생에서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자유의 크기’다. 그러니까 내가 인생을 살며 더욱 자유롭게 느껴진다면 난 성공한 것으로 여긴다. 난 요즘 세상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자유롭게 살고 있다. 


내 책상에 항상 놓여 있는 책 2권이 이 글에서도 언급한 김어준 총수의 <건투를 빈다>와 법정스님의 명상수필집이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가 놓여 있는데, 스님이 직접 가려 뽑은 <맑고 향기롭게>는 가방에 항상 자주 넣고 다니던 책이다. 


이 두 책은 그 성격을 달리한다. 김어준은 무신론자이고 본능주의자이다. 그는 최대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만끽하자는 현실주의자다. 그리고 땡기면 바로 하는, 즉 자기 유전자의 명령에 따르는 동물주의자이기도 하다. 이와 반면, 법정스님은 승려이고, 맑고 향기롭게 운동을 펼치는 자연주의자다. 그리고 보다 단순하고 간소한 삶을 살고자 하는 서민주의자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모두 지금 내 마음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한쪽은 나의 충동에 불을 붙이고, 행동하게 한다. 다른 쪽은 스스로 고요해지고, 침묵하게 한다. 나는 항상 양 극단에 놓인 인생을 살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중용의 인생을 지향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기도 하고, 삶을 살면서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건강한 인생인 것 같다. 


그러면 이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이 순간을 살 줄 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로는 쉽지, 자신이 그렇게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들은 행복한 삶을 산다. 김어준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랑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또한, 법정스님도 자타가 공인하는 행복한 사람이고,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는 분이었다. 난 참 든든한 빽 2명을 갖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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