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일기 0405
일을 한 지 한 세 달 정도 되다보니 이런저런 협업거리들이 생겼는데, 일거리를 조율하는 것도 일이고 능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아직은 사정 봐주기 그리 어려운 일은 없어 그렇게 뭐가 어렵지는 않은데, 지금쯤 한 번 브레이크 밟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고생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사업장이지만 나를 갈아가면서 일하려는 건 아니니, 중간에서고생 안 하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용량을 잘 챙겨야겠다.
격리일기 0406
격리 마지막날. 몸 컨디션은 좋다. 아직 잔기침이 조금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건 며칠 더 안고 사는게 맞을 것 같고, 아무래도 잘못 온 택배가 서점 앞에 조금 놓여있는 것 같은데 여러모로 불안하다. 내일 아침에는 조금 출근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아직 바깥에 벚꽃이 다 떨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책방일기 0407
격리를 마치고 오랜만에 출근했다. 사실 몸은 이틀차정도부터 멀쩡했지만,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랐다. 소량의 도서관 납품 확인, 영수증 처리, 재고 정리,발표 준비 등 밀린 업무가 많아 후배 하나를 불러 저녁을 사기로 하고 도움을 받았다. 혼자였으면 정신없었을 하루에 덕분에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