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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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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테르 Aug 22. 2016

한 번의 실패

꿈#1 한식조리사 자격증 따기

 오늘의 꿈 이야기는 식영과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도전해 보았을 한식조리사 자격증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0년, 나는 학교를 휴학하고, 어학연수를 가기 전에 짬이 났다. 집에서 뺑뺑 노는 것 같은 느낌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머리에 스친 것이 한식조리사였다. 자격증을 따려고 두 달간 학원을 다녔다. 학원비가 무려 60만 원. 대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운 학원비였다. 생각보다 비싼 학원비 때문에 한 번에 합격하리라 다짐하며 카드를 긁었다. 학원을 다닐 당시는 겨울이었는데, 날이 추운 날 학원을 가기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학원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성실히 나갔다.


 요리가 완성되면 선생님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평가를 했는데 그 시간이 나에게는 제일 곤혹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때 나의 실력을 조심스레 고백하자면, 내가 제대로 할 줄 아는 음식은 라면밖에 없었다. 음식은 먹을 줄만 알았지 할 줄 모르는 전형적인 게으름뱅이 딸이었다. 내가 만든 요리들이 냉정한 비평을 받을 때면, 속상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2달 뒤, 나는 시험을 치렀다. 아직도 시험종목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생선전과 탕평채. 탕평채는 그런대로 만들었는데, 생선전의 생선 손질은 너무 어려웠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생선포를 열심히 떴지만 초심자의 행운은 없었다. 학원은 열심히 다녔는데, 시험은 떨어졌다. 집에 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여태껏 생각해보니 나는 시험운이 꽤 좋았던 편이었던 것 같다. 내가 겪은 첫 번째 불합격은 생각보다 자신감을 갉아먹었다. 하지만 나는 고작 한 번의 실패를 겪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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