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rystal clear Nov 06. 2020

1106

일기

요즘은 - 삶을 레고라고 한다면 - , 이제까지 만들어 놓은 레고를 - 하나씩 떼어내고, 버릴 건 버리고, 새로운 것들을 갖다놓으며 - 재조립하는 기분이다. 나름대로 쉬지 않고 그림을 보며 열심히 쌓아 와서 남들이 "아 예쁘다!"하는 레고를 만들었지만, 막상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비어있는 모델하우스에서 살아온 기분이랄까. 


지금이라도 (안 늦었다고 생각하고..사실 늦었대도 별 수 없다..해야해!ㅋㅋㅋㅋ) 좋아하는 것들을 갖다 놓고 있다. 잘하는 것도 찾아보고,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은 버리고. 그러면서 알게 된 몇가지.


(안 좋아하는 것)

1. 나는 사실 미식에 관심이 없다 - 1) 1~2만원대의 영양소(특히 단백질) 잘 잡힌, 너무 기름지지 않은, 너무 달거나 짜지 않은 음식 2) 위생적이고 3) 너무 시끄럽지 않고 4) 주인이 친절한 식당을 좋아한다. (욕심내자면 5) 좋은 음악이 나오는 곳) 그런데 1~4를 충족하는 식당은 요즘 같은 경쟁 사회에서 서울 시내에 참 많다. 내가 파인다이닝을 쫓아다녔던 건(심지어 맛집 인스타를 만듦ㅋㅋㅋ).. 내 진짜 취향을 반영하지 않았던 것 같다.

2. 나는 사실 회사에서 멀리 살아도 괜찮다 - 오히려 좋다.. 퇴근한 느낌이 들어서. 동네 자체가 편안하고 재밌는게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출퇴근 시간은 내가 부지런을 떨면 오히려 너무 붐비지 않는 공간에서 독서/팟캐스트 청취를 할 수 있어서 좋다. 

3. 나는 사실 명품 가방, 옷, 화장품 등에 관심이 없다 - 이미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은 잘 알고 있고:) 몇 가지 쌈빡한 옷, 가방만 있으면 충분하다. 쇼핑하기 전에 정말 정말 숙고할 것! 화장은.. 사실 잘 안 한다.

4. 나는 회사와 회사 사람들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 그러니 그들과의 시간은 최소화하고, 그시간에 운동 / 독서 / 또는 고등학교 대학교 사람들을 만나자. 회사가 너무 조용할 때에는 에어팟으로 팟캐스트를 듣자. 


(좋아하는 것)

1. 나에게 있어 운동은 정말 중요하다 - 출근전후 운동 / 점심시간 산책 / 한강러닝 / 등산 / 새로운 운동 체험 등은 나에게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니 이사간 곳에서도 재밌는 운동을 찾고, 운동시간을 항상 확보하자. 내년에 여유가 되면 바디프로필 시즌2도 해보자.

2. 나는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 좋은 음악이 나오는 곳을 좋은 사람들과 찾아 다니자. 

3. 내가 하고 싶은 일/잘할 수 있는 일은 - 1) 내가 말을 많이 할 수 있고 2)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3) 출장, 미팅 등 장소가 바뀌는 일이다. 지금 몇 가지의 후보가 있는데, 각각을 열심히 탐색해 보자. 남들 말을 다 들을 건 없지만 이 부분은 내가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니, 남들 말 많이 들어볼 것.

4. 나는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 - 개인적 기록도, 브런치, 인스타도 차곡차곡 해보자. 

5. 나는 계획하는 것을 좋아한다 - 오늘 할 일, 친구들과의 약속, 주말계획 등등. 다음에도 예쁜 몰스킨을 사자!:)

6. 나는 표현을 잘한다 - 애정이든 우정이든, 좋은 감정은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말을 잘 하는 편이다. 울기도 잘 울고 웃기도 잘 웃는다. 내 현명하고 따뜻한 지인들에게 자주 연락하고, 표현하자.


(lesson learned)

1. 남들은 나를 생각보다 미워하지 않는다. 그러니 잘해주되, 너무 맞춰주려고 애쓰지 말자.

2. 남들에게 물어보기 전에 나에게 먼저 물어보자.

*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내가 싫으면 싫은거다.

** 남들이 아무리 별로라고 해도 내가 좋으면 좋은거다.

3. 순간은 소중하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붙잡혀 있지 말자. 

4. 돈 모으자.

5. 술은 일주일에 한번만!

작가의 이전글 110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