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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ystal clear Nov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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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이직을 한지 몇달이 지나고, 첫 딜을 하고 두번째 딜도 마무리 단계다.


직장을 바꾸고 나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사고방식의 변화 : 이 비즈니스는 일년에 얼마나 벌까? 앞으로 잘 될까? 왜 잘 안됐을까? 등의 생각이 평소에도 - 퇴근을 한 후에도 많이 난다.

- 만나는 사람들의 변화 : 보다 액티브하고, 공격적이고, 물불 안 가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그 속에서 재밌을 때가 많았지만 때로는 편안하지 않았다.

- 압박감 : 내 딜에 대한 책임감, 성과에 대한 압박 - 일단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두번째 딜을 하게 된 게 문제였고, 때문에 힘들었다. 해야 하는 딜인가에 대한 알쏭달쏭함, 그리고 하기로 했을 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를 세우는 것의 어려움이 컸다. 

    => Lesson learned: (1) 무조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자, 도움을 청하자. (2) 정말 확신에 찼을 때만 고고하자. 무리해서 할 필요 없고, 생각보다 남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 불안감 : 이 업계에서 내가 대펀/핵운 등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결국 (1) 트랙 레코드 (2) 영업력일텐데. 일단 내가 이 일을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

- 자유로움 : 그래도 가끔 도망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힘들긴 하겠지만 또 이직할 수 있다는 점은 나에게 매력이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동시에 또 많은 것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았다.

- 불면 : 비염 때문인지, 작은 기도 때문인지 잘 때 호흡을 잘 하지 못하고 얕은 잠을 자는 버릇은 계속되고 있다. 오전은 커피로 버티고, 오후는 쪽잠으로 버티고. 잠을 못 자면 우울한 생각이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 지겨움 : 그래서 이거 왜 하는건데? 재미없다. 이런 생각은 여전히 많이 올라온다. 도대체 나의 이 사고 패턴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 자책 : 상대방이 말수가 없을 때, 내가 실수를 했을 때 등 자책은 계속 올라온다. 중요한건 내가 이 부분은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더 중요한 변화들이 있었다.

- 이제는 좀 더 나 내키는대로 한다 :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다. 내가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고, 말하기 싫을 때는 핸드폰을 잠시 안 본다. 그래서 많은 관계에서 내가 좀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예전처럼 이 때 연락해야지, 연락 안 해야지 정하거나, 이렇게 말할까 저렇게 말할까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 엄마가 변했다 : 내가 엄마의 어떤 면 때문에 힘들었는지 (나의 성과에 따라 엄마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다름, 조건적인 사랑처럼 느껴짐, 나를 정서적으로 받아주지 않음 - 무조건 울지 말라고 한다던가, 약해 빠졌다던가) 엄마가 어렴풋이 이해하는 것 같다. 강릉 여행에서 마음이 편했다. 엄마가 나의 말에 대꾸도 해주고, 할머니 앞에서 울었을 때도 나의 감정에 공감을 해줬다. 엄마는 참 지혜로운 사람인 것 같다. 요즘 일에서 느끼는 불안함도 엄마가 잘 받아주고, 토닥거려 주신다.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 나의 어떤 면은 내가 이제 받아들일 수 있다 : 나에게는 여러가지 면이 있는데, (1) 감정기복이 심함 (2) 업일 때는 정말 한없이 업됨. 깔깔 웃고, 온갖 웃긴 말을 하고, 춤추고, 노래부르고, 장난치고 등 (3) 기본적으로 말을 잘함 (4) 덜렁거림 (5) 여림, 상처 잘 받고, 남들 반응을 매우 신경쓰고 등. 이중에 1,4,5 등은 원래 진짜 싫어하는 것이었는데, 30년을 이렇게 같이 살아보니 이런 면도 나의 일부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정말 못 고친다!!) 나를 받아들이고, 나의 기분과 생각을 그때 그때 이해해주는게, 나를 사랑하는건가? 라고 어렴풋이나마 이해해본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건 무엇인가(?) 예섭 오빠와의 대화. 

살아야 하는 이유(?)

- 골프가 생각보다 재밌을 수 있다. 음 지금은 오히려 골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상태. 샷을 가끔 잘 하면 그걸로 좋아하고 스스로 칭찬해주면 좋은데, 못할 때 마다 짜증나니까 결과적으로 짜증 누적.

- 해외여행? 가고싶은 곳..음..사실 없다. 

- 결혼생활에 대한 기대? 음.. 또 엄청나게 지겨워지지 않을까.

- 내 포트가 대박이 난다.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 좋은 집 - 트리마제 이런.. 에서 산다. 리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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