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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Oct 07. 2018

반야심경 한 번쯤 들어 보셨죠? (6)

3. 해설 c

 여러분들 반야심경 많이 들어보셨죠?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관자재보살~" 아마 우리에게 익숙한 구절일 겁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반야심경은 재미있는 힙합 리믹스(?)도 있고 말이죠. 하지만 불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하면 반야심경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적으실 겁니다. 그래서 이번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저는 철학 관련 브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은 종교적인 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불가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대상은 모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쓸 계획이니 차분히 연재를 읽어나가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가 사상의 느낌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연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목적과 이유

1. 사전 지식과 기타 알아두면 재밌는 것들

2. 개론

3. 해설(이 부분은 본문의 해설이므로, 어느 정도의 분량이 나올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4. 마무리



원문


般若波羅蜜多心經

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 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無苦集滅道 無智亦無得

무고집멸도 무지역무득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故知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 一切苦 眞實不虛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 일체고 진실불허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붉은 글씨는 이번 편에서 함께 해석할 부분입니다.






수상행식 역부여시 受想行識 亦復如是


* 수상행식  受想行識 

색은 우리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수상행식은 우리 인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즉,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에 대해서 말했으니(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고), 이제 내부적인 작용인 수상행식에 대해서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수상행식이 그래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궁금하실 수 있으니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 수 受

수는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우리가 괴롭다, 기쁘다, 슬프다 등으로 느끼는 마음의 작용으로 생각하면 된다.


* 상 想 

상은 쉽게 말해 우리의 마음속에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 외부의 사물이나 현상들을 상상하고 마음속에 연상하는 것을 말한다.


* 행 行

행은 우리 마음의 변화적인 작용, 즉 어떤 반응을 말한다.


* 식 識

식은 의식하고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색은 외부적인 작용이며, 수상행식은 내부적인 작용이라는 것이다.


* 역부여시 亦復如是

역부여시는 '그것도 같다'라는 뜻이다. 즉 수상행식 역부여시를 이어서 해석해보면, 색과 마찬가지로, 수상행식역시 다르지 않다(수상행식 역시 공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 편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이 곧 공이고, 공 역시 색이다를 알아봤었다. 이는 우리가 알아갈 '오온(색수상행식)' 중에서 색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제 나머지 네 가지(수상행식)에 대해서 알아볼 차례이다. 그런데 전에 말했듯이 반야심경은 핵심만을 추린 것이기 때문에,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이번 구절처럼 한 번에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요약하지 않았다면, 다음과 같은 대참사(?)가 일어 난다.


수불이공 공불이수 수즉시공 공즉시수

상불이공 공불이상 상즉시공 공즉시상

행불이공 공불이행 행즉시공 공즉시행

식불이공 공불이식 식즉시공 공즉시식


 그래서 수상행식 역부여시 이렇게 함축해서 써놓은 것이다.



사리자 시제법공상 舍利子 是諸法空相 


* 사리자 舍利子

앞서 알아본 바 있다. 사리자는 지혜에 능한 제자이다. 굳이 해석하자면 "사리 자야~"이다.


* 시제법공상 是諸法空相

이는 "제법이란, 공상이니라"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시(是)가 궁금할 텐데, 시는 그냥 한문에서의 조사로 생각하면 되니 큰 뜻은 없다. 반야심경에는 이 시(是)가 많이 나오는데 그때마다 겁먹지 말고, '그렇기 때문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반야심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고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지, 한문을 문법적으로 씹고, 뜯어볼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제법과 공상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보자.


* 제법諸法

제법은 모든 법을 말한다. 즉, 세계의 모든 것들을 말하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그냥 다'를 말하는 것이다.


* 공상 空相

공상은 공성(空性)과도 같은 말인데, 공(空)한 본성(性)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리자, 시제법공상을 쭉 이어서 해석해보면, "사리자야 일체 모든 것의 본질은 공한 것이니라"이다. 오온, 그리고 모든 것들은 공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이는 자세히 해석하지 않아도, 그 의미가 다가올 것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모든 것은 공하기 때문에, 생성과 멸함이 없고, 더럽고 깨끗한 것도 없고, 더 커지거나, 줄어드는 것 역시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더럽다고 하는 건 인간의 기준에서 느끼는 것이고, 애초에 더러움과 깨끗함이 있던가? 꽃이 지면서 씨앗을 뿌리니 죽어야 살고, 살아야 죽는다. 애초에 경계가 있던가? 한쪽이 줄어들면 한쪽은 늘고, 또 늘어야 준다. 썰물로 바닷물이 밀려나면 바다가 사라진건가? 바닷물이 줄었나? 아니다. 예전 편에서 '인연'과 '무자성'에 대해서 알아봤었는데, 그의 연장선이다. 모든 것은 인연으로 인한 순간의 현상일 뿐이니, 사실 크게 보면, 죽음도 멸함도, 더럽고 깨끗함도, 늘거나 줄어듦도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空)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면, 반야심경의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긴 하다. 깨닫게 된 바가 있다면, 항상 마음속에 두고, 생각하고 떠올려야한다. 깨달음은 마음속에 있어야지, 머릿속에만 있으면 안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머릿속에만 깨달음이 있다면, 그것이 헛똑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고 공중무색무수상행식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 시고是故 

예전 경전들을 읽다 보면, '시고' 역시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고로"로 이해하면 된다.


* 공중空中

말 그대로 '공(空) 중(中)에는', '공 가운데는'이라는 뜻이다. 


* 무색무수상행식無色 無受想行識

색도 없고, 수상행식도 없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없다(無)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空)하다고 말하는 것이다.이는 곧, 오온이 없다는(공하다) 것을 다시 한번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색수상행식'이라고 써도 될 텐데 무색, 무수상행식으로 나누어 말한 이유는 앞서 살펴본 대로, 색은 외적인 작용을, 수상행식은 내적인 작용을 말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좀 더 말하자면, 색은 색(色) 법, 수상행식은 심(心) 법이라고 한다.

 

 '시고 공중 무색 무수상행식'을 쭉 이어서 해석해보면, 그런 고로(모든 것은 공하니) 모든 것의 본질이 공한 것을 이해한다면, 색과 수상행식 이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번 편도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혹시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으실지 항상 염려하며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안하게 읽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모든 것은 사실 공한 것이다에 대해서 약간 세부적으로 들어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반야심경의 이해는, 곧 공(空)에 대한 이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공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공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계속 읽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조금씩 밝혀지는 기분이 드실 겁니다. 그때까지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 읽은 부분을 다시 한번 복습하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受想行識 亦復如是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색과 마찬가지로) 수상행식 역시 공하다. 사리자야, 일체 모든 것은 공하다. 그런 고로 태어남과 죽음도 없고, 더러움과 깨끗함도 없으며, 늘거나 줄어듦 역시 없는 것이다.


그럼 다음 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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