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마다 웃기는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자식들에게 전해지는 경우가 다들 있을 것이다.
매우 엄격한 얼굴을 한 엄마와 아빠가 가끔 웃기는 행동을 했을 때, 카타르시스에 가까운 즐거움을 준다. 우리 엄마는 매우 현실적인 분이었고, 여장부였고, 시시껄렁한 소리를 경멸하는 사람이었는데도 가끔 엉뚱한 행동을 하실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 일화를 생각하면 웃음이 터진다. 우리 애들한테도 자주 얘기해서 다 아는 일화들이다.
엄마가 전기 장판 위에서 낮잠을 즐기시다가, 갑자기 전화가 오니까 전기 장판에 딸린 온도조절기를 들고서 진지한 얼굴로 "여보세요? 왜 말을 안 하세요."라고 말씀하셨다는 전설 중 하나.
엄마는 나이가 들면서 트림을 많이 하셨다. 일반인들이 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의사한테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의사는 그냥 "사람에 따라서는 식사하면서 공기를 많이 마시는 경우도 있지요."라고만 대답했다.
한번 트림이 터지면 한 열번 정도 연이어 하셨다. 어릴 때 우리 딸이 외할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던지, 이렇게 물었다.
"외할머니, 외할머니는 하루에 트림을 세 번 해요? 아침 먹고 한번, 점심 먹고 한번, 저녁 먹고 한번?"
딸은 어렸지만 나름대로 공손하게 묻는다고 세번 정도로 줄여서 물어봤다고 한다. (우리 딸은 그렇게 사려깊은 아이다. ㅋ) 그러자 우리 엄마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세 번만 하면 좋게?"
아~ 남들은 웃기지 않겠지만 생각할 때마다 너무 웃긴다. 가끔 애들이랑 그 얘기하면서 우리 엄마를 추억한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못난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 많이 하셨으니 하늘 나라에서 편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