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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할매 Jan 30. 2023

난생처음 마주친 풍경

점심식사 티켓 받으려고 아침부터 장사진 치고 있는 노인들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ㅠㅠ

지금 내게 딱 적용되는 말이구나.

노인일자리라는 제목만 붙었을 뿐 꽤 수준 높은 교육을 받으며 한낮에만 다녀간 노인복지관. 많은 노인들이 좋은 시설에서 여유 시간을 잘 보내는 줄 알았지.

3시간 남짓이나 남은 다음 끼니를 무료로 해결하려고 이렇게 장사진을 치는 노인들이라니! 아침식사는 굶고 점심식사를 무료로 해결한 후 저녁식사는 건너뛰지 않는 다음에야 한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이 긴 시간을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 앉아 기다릴 수 있을까!


거리를 둘러보면 국산 자동차 못지않게 많은 벤츠 비엠더블유 등 외국 자동차들이 달리는 이 도시에서 밥 한 끼를 구하는 노인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나도 이제 바야흐로 본격 노인이 되었다며 당당하게 공짜 지하철을 타고 혹은 경로 대우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만 정작 노인들 세계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상담실로 들어서며 느끼는 심정이 사뭇 속상하다. 복지관 여기저기 공간이란 공간은 모두 점심 먹을 표 받으러 온 노인들 천지다. 아무리 원치 않아도 백세시대라고 하니 대부분의 노인들은 2~30년은 더 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몇십 년을 살 수밖에 없을까?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 맞나? 이 도시에서 자기 밥을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도 되는 건가. 물론 먹을 것이 없어서이기보다는  동무 삼아 노인끼리 함께 밥을 나누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서 살아 있음을 기뻐할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불편한 이 마음은 분명 내 탓이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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