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블 만만세
당근마켓 10명이던 시절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다. 2년 7개월의 마케터 생활을 끝으로 개발자 커리어 전환을 위해 바닐라코딩 부트캠프에 입대(?)했다. 그리고 22년 2월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 스타트업 데이블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합류하게 되었다.
개발자로 시작한 게 벌써 10개월이라니, 믿기질 않는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 아무튼, 나는 늘 생각하는데 운이 좋은 사람 같다. 당근에서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고 초창기 스타트업에서 지금의 당근마켓이 되기까지 굴곡(?)을 모두 겪어 보았으니 이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첫 개발자로 데이블러(데이블 구성원을 부르는 말)가 된 것도 행운이다. 현재 Service Front-end팀에 소속되어 있는데 동료 모두 배울 점이 많고, 인간적으로 모두 다 훌륭하다. 특히 심리적 안정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어서 항상 고마운 동료들이다.
시상식 소감(?)은 여기까지로 하고, 22년 내가 기대한 것과 얻은 것 그리고 새로 도입해본 것과 실패한 것을 간략하게 회고해보려 한다. 끝으로 월마다 어떤 이벤트가 있었는지 살펴보면서 23년은 어떤 식으로 방향성을 잡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기대한 것이라 함은 22년 목표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년, 분기마다 개인 OKR을 작성하는데 거기의 O(Objective)를 말하면 될 것 같다. 대표적으로 2가지 정도가 있다. 첫 번째는 좋은 동료가 되는 것, 두 번째는 부수입을 내는 것이었다.
좋은 동료가 되는 것에 대한 KR은 여러 가지 있었는데 부끄러워 공개하진 않겠다. 다만 달성률이 평균 80% 이상이 되어 만족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좋은 동료였을까?'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남아있다. 좋은 동료가 되었다기보다 좋은 동료를 만났다, 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부수입을 내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개발, 또 다른 일, ...)을 통해 수입을 늘리는 것을 뜻하는데 이건 뒤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개발을 하기로 마음먹은 후로 ENFP에서 ENFJ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엄청 빡빡한(?) J는 아니지만 기록하고 데이터화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위에서 얘기하기로 했던 부분인데 부수입이 생겼다. 현재 수료한 부트캠프에 커리어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후배 기수들이 취업 준비를 할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11기 멘티 때부터 시작하여 현재 13기 멘티와 함께하고 있다. 멘토를 하면서 나도 많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간간히 어딘가에 글을 기고해서 얻은 부수입도 있다. 이거는 단순히 부수입이 늘었다, 에 방점을 두는 건 아니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가 읽고 연락을 줬다는 점에서 감사할 따름이다.
이상하게도(?) 개발자가 되고 나서 기획자, 마케터로 일할 때 보다 더 많이 프로덕트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특히 개발자가 되고 나서 개발 관련 도서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책에서 프로덕트, 협업 등 코드 치는 것과 상관없는 부분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중요성을 강조한다. 모든 직장인이 읽으면 좋겠다고 최근에 글을 썼었는데 이런 책들을 '비개발자인 시절에 왜 못 읽었을까', '읽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운 좋게도 책 집필의 기회가 생겼다. 개발 관련 도서라 처음에 너무 당황스러워 망설이긴 했지만 자주 오는 기회도 아니라 생각이 들었고, 이참에 더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덜컥하겠다고 했다. 목표는 무사히 출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 스프린트를 도입했다. 데이블에서 처음으로 스프린트를 경험해보았는데 개인 생활에도 적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도입했다. 개인 스프린트는 1주 동안 진행하고 회고하는 방식으로 했는데 꽤나 만족스러워서 23년에도 계속할 예정이다.
22년 야심 차게 해보려 했던 주식 공부가 폭망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투자자 중 한 명인 유목민 아저씨의 100일 챌린지를 했는데 챌린지는 성공했지만 가장 중요한 결과인 '돈 버는 것'은 하지 못했다. 역시 돈은 아무나 쉽게 버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실패한 것이라기보다 뺄 것에 가까운데 개인 OKR을 재고해 볼 필요가 생겼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 같으니 계획은 늘 바뀐다. 그래서 22년에 연 OKR과 분기 OKR 그리고 월마다 회고하면서 바뀐 계획 등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거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P같은 J라 한계가 있나 보다). 아직 23년 계획은 짜지 않았는데 어떻게 할지 좀 더 고민해보려고 한다(센드버드 김동신 아저씨가 올린 연간 계획표 영상을 다시 한번 볼 때가 되었다).
1월 - 부트캠프를 마치고 야생에 던져진 재원, 취업 준비를 하다
2월 - 데이블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합류하다
3월 - 부트캠프 바닐라코딩 멘토를 시작하다(11기 커리어 멘토/코드리뷰어)
4월 - 팀 동료들을 위해 Git 세션을 발표하다
5월 -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 글또 7기를 시작하다
6/7월 - 주식 공부 100일 챌린지를 시작하다 => 효과는 미미했다
8월 - 부트캠프 바닐라코딩 12기 커리어 멘토를 시작하다
9월 - 글쓰기 기회가 생기다(vling, 책집필)
10월 - 클라이밍에 취미가 생기다(클친놈이 되었다)
11월 - 우연히 어떤 회사 대표가 연락이 와서 1:1로 노션 강의를 해주다
12월 - 부트캠프 바닐라코딩 13기 커리어 멘토를 시작하다
그래도 기록을 잘해둬서 그런지 22년을 쭉 돌이켜 보니 뭔가 쫌 한 것 같긴 하다(?).
아직 23년 계획 짜기를 각 잡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방향성은 어느 정도 생각해 둔 게 있다. 가장 먼저 '하던 거에 집중하기'가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것, 일적인 거라면 개발이고 개인적인 거라면 취미나 22년에 했던 것들이 있겠다.
궁극적으로 '개발 커리어에 좀 더 집중하고 다른 데 눈 돌리지 않기'정도가 되겠다. 추가로 올해는 내 집 마련도 목표 중 하나로 둘 예정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