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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영희 Apr 07. 2022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자매 이야기

샬럿 브론테는 5녀 1남의 셋째였다. 5세 때 어머니가 죽고, 8세 때 언니 마리아, 엘리자베스 그리고 동생 에밀리와 기숙학교에 보내진다. 불행하게도 1년 후에 그곳에서 폐결핵으로 두 언니를 잃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때 경험과 가정교사 경험은 후에 『제인 에어』의 기본적인 배경이 된다. 샬럿은 동생들(브란웰, 에밀리, 앤)을 엄마처럼, 친구처럼 돌본다. 하지만 1848년과 1849년에 잇따라 세 동생을 모두 잃고, 6남매 중 유일하게 홀로 남겨진다.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그리고 앤 브론테는 시와 소설로 영혼을 공유했다. 

세 자매는 61편의 시를 골라서 1846년 시집 『시 (Poems)』를 가명으로 출간한다. 겨우 출판사를 찾았지만, 제작비용을 직접 부담하고서야 출간이 가능했다. 이때 샬럿의 나이는 30세였다. 세 자매의 가명은 Currer(샬럿), Ellis(에밀리), Acton(앤) Bell이었다. 당시 평론가들은 여성 작가는 여성적 성향의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성 작가의 글을 편견으로 비하하고 희롱했다. 이런 문학계의 관행에 거부감을 느낀 세 자매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숨기기로 한다. 안타깝게도 이 시집은 단 두세 권만 판매된다. 하지만 샬럿과 동생들은 좌절하지 않고 글쓰기에 더욱 집중한다.




수많은 출판사에 문을 두드린 끝에, 1847년에 역시 가명으로 샬럿 브론테는 『제인 에어』를, 에밀리 브론테는 『폭풍의 언덕』을, 앤 브론테는 『아그네스 그레이』를 출간한다. 에밀리와 앤의 소설은 평단으로부터 열광적인 평가를 받는데 처음에는 같은 남성 작가의 소설로 알려지기도 했다. 『제인 에어』는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다.      




에밀리 브론테는 세 자매 중에서 가장 시를 사랑했다.

에밀리의 유일한 소설 『폭풍의 언덕』(1847)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버금가는 비극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언니 샬럿 브론테와 달리 에밀리 브론테는 명예나 성공에는 관심이 없이 순수하게 글만 썼다. 광란의 비극 『폭풍의 언덕』을 쓴 작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에밀리 브론테의 성격은 조용하고 내향적이었다. 외부와 교류도 거의 하지 않고 그저 동생 앤 브론테와 시를 쓰고, 숲속을 고요하게 산책하며 30년의 짧은 생을 살다 갔다.   

  

앤 브론테는 사망하기 1년 전 28세에 두 번째 소설 『와일드펠 홀의 소유주』(1848)을 출간한다. 이 소설은 알코올 중독과 가정폭력에 대항하는 젊은 여성의 삶을 다루어 당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긴다. 이 소설은 최초의 페미니스트 소설로 인정받는다. 앤 브론테는 삶과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 대단했지만, 언니 에밀리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급격하게 건강이 나빠져서 1849년 5월에 사망한다. 샬럿 브론테는 38세이던 1854년에 결혼하고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진다. 39번째 생일을 3주 앞두고 배 속에 아이를 임신한 채 사망한다. 



브론테 세 자매는 길지 않은 생을 살다 갔지만, 그들이 남긴 소설은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기며 생생하게 살아 있다.  





-샬럿 브론테


삶은 현자의 말처럼

음울한 꿈이 아니란 걸 믿기를.

아침에 흩뿌리는 가랑비는 흔히

상쾌한 하루를 예견하며

이따금 음산한 구름이 깃들어도

다만 흘러가는 것일 뿐.

빗줄기가 장미꽃을 피우는데

오, 왜 비가 내린다며 애통해하는가?


빠르게, 명랑하게,

삶에서 화창한 때는 휙 날아가니

기꺼이, 즐겁게,

날아가는 시간을 누리길! 


간혹 죽음이 들러

한창때 불러내면 어쩌란 말인가?

슬픔이 승리할 듯이

희망을 무겁게 장악하면 어쩌란 말인가?

하나 희망은 넘어져도 다시 

탄력 있게 튀어 올라 정복되지 않는다네.

금빛 날개는 여전히 자신만만하여

우리를 거뜬히 지켜줄 만큼 강인하다네.

대담하게, 겁 없이,

심판의 날을 견뎌내고

영광스럽게, 의기양양하게,

용기가 절망을 진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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