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랩에서 주최한 '성공하는 PM/PO의 조건' 세션 후기
9월 20일, 21일 양일간 원티드랩에서 주최하는 '성공하는 PM/PO의 조건' 세션에 다녀왔다. 후기를 꼭 써야지 하면서도 벌써 2달이 지나가버렸다.
약 1년 반동안 PM으로 재직하며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PM을 계속하는 게 맞을까?'라는 고민이 끝이 없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도 주니어 PM/PO였기 때문에 실제로 나보다 일을 더 오래 한 현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고, 비슷한 경력을 가진 주니어 PM/PO들과도 함께 고민을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팀원께서 함께 가보자며 추천을 해주셨고 운이 좋게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TMI로 해당 세션을 참가하기 위해 원티드랩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어마무시하게 좋았다. 좋은 기업은 사무실도 좋구나,,, 매우 부러움을 느꼈고 한 번쯤은 그런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생겼다!)
가장 좋았던 점 혹은 기억에 남았던 4가지를 꼽으라면
PM으로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부터, 일을 하며 드는 여러 가지 고민들, 앞으로 더 나은 PM이 되기 위한 방법 등 일을 시작하고서부터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연사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모든 고민들은 다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방향성을 설정하고, 전략을 생각하고, 실제로 구현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며 다음을 그리는 그 과정을 잘 알고 있었고, 내가 잘해나가고 있다고 확인받을 수 있었다. 최고의 PM은 아닐지언정 지금 나는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는 것으로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전 회사에서 겪은 문제를 이미 성장한 회사들이 직면해서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확인할 수 있었고, 전혀 다른 문화에선 너무나도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케이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 회사의 문제 중 일부는 해당 규모에 맞게 성장하며 필연적으로 발생해야 하는 것들도 있었고, 문화적으로 풀어야만 하는 것들도 존재했다. 그래서 사실 더 복잡하게 느껴졌다. 문화를 만드는 것은 혼자서 하기에는 굉장히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고 문제 별 대략적인 해결 방안을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보는 나는 servant leadership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PM을 하며 나는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보다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리딩이 가장 잘 맞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불어넣으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그 과정을 특히나 즐겼다. 하지만 불확신 속에서 확신을 가지고 리딩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때때로 업무적으로 약간은 부담감으로 작용할 때도 있었다. PM으로서 중장기적 커리어를 고민하는 나에게 우아한 형제들의 프로젝트 관리팀 소속이신 양주미 PM님께서 하나의 새로운 길을 알려주셨다. 바로 프로젝트들이 잘 성공할 수 있도록 서포팅하는 PMO였다.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사람'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그런 점들이 이전 회사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그래서 연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방식이 다른 문화와 회사에서는 빛을 바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어쩌면 치유를 받는 느낌이기도 했다. 프로덕트 매니저이던 프로젝트 매니저이던 불가능한 것을 실현시키는 업무는 동일하다면, 내가 조금 더 자신이 있고 가치를 부여하는 프로젝트 매니징을 더 알고 싶어 졌던 순간이었다.
모든 연사분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는 것은 10번의 시도를 하면 대부분 8번 정도의 실패가 있다고 한다. 결국 실패는 당연한 것이다. 수많은 도전을 하고, 그중 실패를 통한 배움을 통해 또 도전하며 성공으로 향하는 과정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그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나아지는 것은 없다.
내가 앞으로 시도해 볼 만한 3가지를 꼽자면
위에서 언급한 프로젝트 매니징은 조금 더 전사적인 규모를 관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재는 조금 더 실무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PM으로서 한 번 더 시도를 해볼 예정이다. 다만 대학원이나 추가로 배울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옵션을 우선 정리해 볼 생각이다. 나의 상황에 맞는 선택지부터 조금씩 시도해 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업무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나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이 된다. 앞으로 사이드 프로젝트 1개와 좋아하는 일을 활용한 사업(?) 아닌 사업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 과정에 최소 단위 검증을 잘 녹여내 볼 예정이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업무의 실패를 나의 실패로 받아들여 내가 나를 갉아먹었던 점이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또 회사와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 이 부분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켜야 한다. 내가 쏟아부은 노력은 이미 매몰 비용이기 때문에 업무의 실패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분석이 끝났다면 다음에 취해볼 액션들을 추출하고 하나씩 개선해나 가볼 것이다.
비록 2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의 배움들을 꼭 기록하고 싶어서 뒤늦게나마 글을 쓰게 되었다.
많은 주니어 PM들이 고군분투하고 나와 비슷한 고민들을 갖고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응원하고 싶다.
"잘하고 있고, 잘 해낼 것이다. 더 고민하는 만큼 더 성장할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많이 도전하고 많이 실패하고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