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iz Consulting Center. 서린
신입 디자이너, 그런데…. U-Biz Consulting Center.에서 일하는….
왜 기획자가 있는데 디자이너가 PPT 문서를 제작하고 있느냐? 라고 묻는다면, 단순히 디자인팀의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디지털 UX 컨설턴시이니만큼, 기왕이면 문서도 엣지있게 만들어서 전달하고 싶었다.
디자이너의 눈에 보이는 기획자들의 문서는 솔직히 많이 올드해 보인다. 4:3 비율의 대지, 사용된 모든 폰트가 나눔스퀘어라니..? (잘 쓰면 좋은 폰트이긴 하지만.. 4:3 비율의 아트보드와 합쳐졌을 때의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궁금한 사람은 한 번 도전해보시길….) x, y 좌표의 0부터 끝까지 온몸으로 문서!!!!!!!하고 외치는 모양새가 나와 보르미님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R&D 디자인팀은 야심 차게 PPT문서 템플릿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인디자인으로 만들까? Figma로 빠르게 룩부터 짜볼까? 야심 차게 템플릿 디자인 업무를 제안한 뒤 꿈을 안고 회의에 들어왔지만. 웬걸, 이런저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문서의 포맷은 pptx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두 번 작업하는 것에 대한 비효율 문제로 디자인툴도 사용 금지..!
Figma나 인디자인은 공유하기가 어렵고, 기획자분들에게 익숙한 도구가 아니었던 것은 OK. 이해했다. 하지만 문제는 더 큰 데 있었다. 바로 디자인팀 두 사람이 모두 파.알.못(파워포인트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약 6년 만에 켠 파워포인트의 사용 경험을 비유하자면…. 꼭 머리는 어른인데 몸은 생후 3개월도 안 되는 아기라서 뛰고 싶어도 제대로 못 뛰는 느낌이었다. 원하는 이미지를 손으로 따라잡지 못하는 느낌은 굉장히 간만이었다. 그리고 틈틈이 파워포인트를 만져본 지 딱 일주일째에 깨달았다. 아, 이거 쉽지 않겠구나 하고….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템플릿 제작. 만드는 도구가 미우나 고우나 언젠가 해야 할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손이 느려도 만들다 보면 또 다를 거라는 희망을 품고, 나와 보르미님은 공통 템플릿 제작을 위해 분업하기로 한다.
크게 전체적인 페이지 구조와 톤앤매너를 잡는 일, 해당 톤앤매너에 따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도표나 인포그래픽 양식을 만드는 일로 나누었다. 그중 인포그래픽과 도표를 제작하는 일을 내가 맡게 되었다.
(그래선 안됐었는데...)
솔직히 디자이너가 제대로 된 도표나 그래프를 그릴 일은 거의 없다. 그나마도 대시보드형 GUI를 그릴 때나 아주 일부를 그려냈을 뿐. 제안과 운영 위주의 디자인을 했던 이전 경험에 비춰보면, 이는 디자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한 요소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었고, 결정적으로 (1)유의미한 정보가 (2)알차게 들어간 정석적인 도표와 그래프가 아니었다.
정보 시각화에 관해 이야기나 들었지 그나마 배운 것도 기억에서 날아간 지 오래였던지라, GUI를 그릴 때처럼 도표나 그래프를 그려보았더니 굉장히 헐 빈한 느낌의 도표가 완성되었다.
분명히 보이는 양식대로 디자인도 했고, 더미 데이터도 그럴듯하게 입력했는데 왜 이렇게 허술해 보이는 걸까?
단순히 폰트나 사이즈 등의 시각적 문제가 원인인건지, 혹은 다른 원인이 있는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간만에 인포그래픽과 관련된 책들을 펼쳐보았고, 꽤 흥미로운 원칙을 발견했다. 다음은 『 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책에서 소개하는 훌륭한 인포그래픽의 3원칙이다. 책에서는 훌륭한 인포그래픽(도표)를 그려내기 위한 핵심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풍부한 콘텐츠를 마련할 것
2. 흡입력 있는 시각화를 통해 콘텐츠를 해석한 후, 핵심 정보를 강조할 것
3. 정교한 실천으로 콘텐츠와 그래픽을 살아 숨 쉬게 할 것
요는 원하는 메시지에 알맞은 정보 데이터를 풍부하게 마련하고, 핵심 정보를 강조하라는 말이었다.
아무리 멋들어진 디자인으로 틀을 잡은들, 도표로 그려내는 콘텐츠가 부실하고 강조되는 부분 없이 산발적이면 잘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가장 처음 든 생각은 그래서 어떻게 도표 안의 콘텐츠를 풍부하게하고, 또 적절히 강약 조절할 수 있을까? 였다. 머리로는 알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원칙만 알고서 인포그래픽을 기깔나게 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칙은 원칙일 뿐이다. 원칙만 보면 뭐랄까.. 공부 비결을 물어보았더니 '국영수 중심으로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라고 말하는 모범생의 답변처럼 굉장히 모호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어떤 식으로, 무얼 사용해서 공부했는지가 궁금한 건데 말이다.
때문에 나는 이번 [인포그래픽 그리는 디자이너] 시리즈를 통해 '디자이너가 훌륭한 인포그래픽(도표)를 그릴 수 있는 법'에 대해 꼼꼼하게 알아가 보려 한다. 각각의 인포그래픽을 그릴 때 숙지해야할 기본 규칙과 요령에 대해 차례대로 알아볼 예정이다. 더 나아가 기획용 문서와 모바일 GUI 화면에 들어가는 인포그래픽의 특징에 대한 비교 분석까지 다뤄볼까 한다. 바로 다음 편에서는 인포그래픽(도표)의 기본 요소들에 대해 정리한 글로 돌아올테니 많은 기대 바란다.
이 글은 도나 M.웡의 『 월스트리트저널 인포그래픽 가이드』라는 책을 읽고 참고해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