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기다리듯, 아니, 무언가에 항의하듯 그녀의 눈길은 어둡고 끈질기다.’
드디어 채식주의자를 끝까지 읽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뻐하며 아내가 구매한 책이다.
처음 문장을 보면서 글이 너무 쉽고 아름다워 몇 시간이면 다 읽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있어서도 안되고 상상할 수도 없는 국가적 폭력을 목도했다.
최근에야 다시 책을 집어들을 수 있었다.
읽다 ‘몽고반점’부분에서는 살짝 당황했다.
다시 ‘나무 불꽃’을 읽으며, 그의 작품성에 놀랐다.
서로의 다른 관점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구사한 쉽고 아름다운 글들.
그 속에 드러난 폭력으로 점철된 인생과 자기다움을 몸부리쳐 찾아가는 영혜의 간절함까지 그대로 전달되었다.
무엇보다 동시대에 태어나 같은 공간을 잠시 거닐었던 작가의 기록을 원서로 구해 보는 즐거움을 느껴봤다.
조만간 시대착오적인 암세포같은 ‘폭력’도 근절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