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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은선 Aug 04. 2021

뷰티 뉴노멀 창조하는 이노베이터

나탈리 듀란(Nathalie Duran) ‘메이드바이미’ 창립자&개발자


전통적인 향수가 타인에게 나를 어필하거나 혹은 이성을 유혹하는 도구라면 ‘메이드바이미(MadebyMe, 이하 메바미)는 이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향수다. ‘내가 만든(Made by me)’이라는 브랜드명답게 완성된 향을 고르는 게 아니라 여러 향의 모듈 중 원하는 것을 조합해 나만의 맞춤 향을 만들 수 있다는 것부터….


제형도 액상(리퀴드)이 아닌 크림형으로 된 ‘콤팩트 크림 향수’다. 바르는 부위도 방식도 다르다. 그간의 향수가 스프레이형으로 귓불 혹은 손목에 ‘칙칙’ 뿌리는 것이었다면 메바미는 손가락 끝으로 둥글게 터치해 가슴골에 살짝 바른다. 내 코끝에 가장 먼저 향기를 전해준 그 향은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향기에 따른 다양한 컬러도 메바미의 특별한 차별점이다. 각기 다른 컬러로 탄생한 5가지의 향을 자유롭게 보고 느끼고 터치하며 패션처럼 상황에 따라, 스타일에 따라 조합해 블렌딩 할 수 있다. 용기 디자인 역시 독특하고도 감각적인 종이 재질의 팔레트 형태다.  


이런 참신한 상품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알면 이 브랜드가 왜,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 향수 및 뷰티 인더스트리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전문가로 일해온 나탈리 듀란 메이드바이미 창립자이자 개발자가 혁신의 주인공이다.


팔레트 용기에 담긴 콤팩트 크림 향수


나탈리는 소르본에서 문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 소재 유럽 비즈니스 스쿨(EAP-ESCP) 졸업 후 로레알에 입사해 브랜드 스토리 개발과 아이덴티티 수립, 럭셔리 화장품과 향수 개발에 참여했다. 로레알이 인수한 생 로랑의 향수와 립스틱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냈고 로레알과 코티의 대표(General Manager)로 일하며 수많은 향수 브랜드를 성공시켰다.


랑콤에서는 향수 시장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마련했고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프리미엄 오트쿠튀르 향수 프리베(Prive) 라인을 론칭해 시장에 안착시켰다. 특히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 그의 이력을 보면 ‘와우’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플라스틱제로와 지속가능한 뷰티를 추구하는 메이드바이미는 용기(종이로 만들어진 팔레트)와 거울이 100% 리사이클된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레플리카 라인, 발렌시아가와 빅토르&롤프의 향수, 티파니의 첫 향수 라인을 론칭했기 때문이다. 클로에, 미우미우, 마크 제이콥스, 알렉산더 맥퀸, 보테가 베네타, 카사렐, 프로엔자슐러, 디젤 등의 뷰티와 향수 관련 업무도 진행했다. 알고 보면 세계적인 패션 리딩 브랜드 향수가 그의 손끝에서 창조되고 인큐베이팅된 셈이다.


뷰티 전문가, 로레알 랑콤 출신 창업자


이런 커리어를 만드는 동안 그녀가 항상 고민한 것은, 피상적인 유럽 뷰티 산업계의 전통 향수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일과 향수에 대한 지식을 공유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향수가 단지 외양을 빛내주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진정한 내면 혹은 사회적 모습을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3년 전 그가 찾은 방법은 ‘메이크업과 향수 연결하기’다. 컬러와 촉감을 이용해 향수를 눈에 보이게 하고, 내 마음대로 즐겁게 조합한다는 것. 아이디어는 바로 ‘향수로 화장하듯!(to make up frangrances!’) 향수에 색을 입히고, 자유롭게 레시피를 만들고, 적용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그의 철학이 오롯이 담긴 역작이 바로 메바미이다.


그는 한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향수의 미스터리와 매력에 대해 평생 고민해온 사람이다. 향수, 메이크업, 브랜딩과 스토리 개발 전문가인 그의 강점에 혼을 갈아 넣어 창조한 것이 바로 ‘메이드바이미’다. 물론 자랑스러운 그의 어벤저스팀과 함께.


그동안 럭셔리 업계에서 우아하게(?) 일해온 그가 지금은 파리 10구의 작은 사무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스타트업의 창업자다. 나탈리 듀란을 ZOOM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프랑스 뷰티 브랜드이자 세계 최초 팔레트형 고체 향수인 ‘메이드바이미’의 론칭 행사를 진행한 파리 팝업매장.


- 럭셔리 업계에서 일한 당신이 새로운 개념의 향수 메이드바이미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럭셔리의 핵심은 대중화에 반해 철저하게 한 개인에 맞춰진 것인데(퍼스널라이제이션) 메바미 역시 개인에 맞춰져 있습니다. 성분, 제작 과정, 생산 등에서 대량은 절대 럭셔리로 보지 않습니다.


부자들은 5만 유로를 내고 자신만의 향(제품 생산)을 만들기도 하는데 메바미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의 레시피를 가지고 개인화할 수 있어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자신이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메바미고 그것이 진정한 럭셔리 아닐까요.


저는 21세기에 적합한 향수는 어떤 것일까 고민해 왔어요. 19세기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향수는 뚜렷한 스테레오 타입이 존재하지요. 하지만 컬러도 없고 뿌리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이 찾는 비주얼과 촉감 등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고, 셰어링(공유) 욕구도 채울 수 있는 게 뭘까가 숙제였어요.  


MZ(밀레니얼&Z) 세대 젊은이들은 더 이상 일반적인 타입을 원치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습니다. 그들은 샤넬과 프라다 같은 럭셔리 브랜드도 좋아하지만 거기에 스트리트 패션과  빈티지 등 여러 가지를 자유롭게 믹스 앤 매치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갑니다. 이런 추세는 메바미가 가진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메바미는 향을 자유롭게 조합한다는 면에서 자신을 크리에이터이자 주체로 한다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일례로 나이키의 커스터마이즈 서비스인 ‘나이키바이유(Nike by You)’는 나이키의 테크놀로지와 머테리얼을 이용해 한 사람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줍니다. MZ세대를 위한 트렌드인 거죠.


메이드바이미는 3가지의 모토로 이뤄져 있습니다. 향수를 가장 개인적인 것으로 만든다(Make it personal), 바로 당신만의 향수를 만든다(Make it yours). 당신에 의해 만들어진 향수이다(Made by you).”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비주얼과 촉감, 오감을 동원한 경험, 셰어링(공유) 욕구와 자유로운 조합.. 메이드바이미는 MZ세대를 위한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져요"

- 전통 향수 브랜드와의 차별점은.

“향수를 그냥 뿌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나를 힐링하고 표현하며 다른 사람들과 교감한다는 면입니다. 조향 하면서 내 레시피에 대해 이야기하고 타인들과 관계를 맺는 훌륭한 툴이 됩니다. 촉각적이고 부드럽고, 오감을 이용해 보여주기도 하는 등 일반 코스메틱과 같은 제스처도 취할 수 있고.. 향수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메시지라고 믿습니다.


팔레트 중앙에 자리 잡은 올 오버 유 머스크는 프라이머 역할로 다른 향의 베이스로 사용됩니다. 캔디드 블라썸은 오렌지 블라썸 꽃잎처럼 부드럽고 섬세한 향기를 펼쳐내는 은은한 향, 오렌지 피버는 풍성한 과일향으로 에너지 넘치는 향, 블리츠 피그는 깊은 에너지를 전달하며 머스크 크러시는 감각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향입니다. 이들은 각자 뚜렷한 테이스트를 갖고 있지만 서로서로의 조합으로 새로운 향이 탄생합니다.


두 번째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이 플라스틱을 아주 많이 사용하고 저도 과거에 많이 사용했는데 현재 메바미는 이를 완전히 배제합니다. 종이로 만들어진 팔레트(용기)와 거울은 100% 리사이클되게 만들어서 플라스틱에서 벗어났습니다. 앞으로는 리필도 가능하게(이를테면 나무로 만들어서) 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새로움을 추구하지만 그 전제는 자연이나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크리에이션입니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이런 생각과 원칙, 전제를 가지고 100% 제로 임팩트를 위해 노력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도 이런 면에서 이노베이션을 계속해 갈 것입니다.


성분 면에서도 파라벤*과 프탈레이트* 등 유해성 논란이 있는 요소는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알코올, 노출되면 변색되는 성분,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고 기존 향수 브랜드들이 사용하는 약품이라 해도 인체에 해가 되는 성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동물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입니다. 물론 메바미도 화학적인 합성성분이 들어가 있어 100% 천연은 아니지만 유해성분을 제외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저희는 지구를 위해 좋고 인체에도 해롭지 않은 안전함을 추구합니다.


향이 좀 약하다는 평도 있는데 이는 사용법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메바미는 *퍼퓸이 아닌 *오드투알렛, *오드퍼퓸 정도의 농축액입니다. 향수를 보통 스프레이로 칙칙 뿌리는데 칙 한 번이 손가락으로 3~4번 회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로 이뤄진 메바미 어벤저스팀. 왼쪽부터 로베르타지로도(코스메틱& 이미지 담당), 나탈리, 얀 바타르(CEO& 디지털 담당, 나탈리 남편), 엘리자베스까레(프레그런스 개발자)


- 함께하는 어벤저스팀의 결성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우리는 진짜 오랜 전문가들이 뭉친 팀입니다. 조향과 컬러, 화장품과 스킨케어의 전문가들로 이뤄졌으며 향수의 미스터리와 역사, 그 마법을 나누고 싶은 팀이기도 합니다. 나, 로베르타, 엘리자베스가 ‘마법을 만드는 마녀들(witches brewing magic)’이라는 이름의 왓츠앱으로 만나 저희 집 주방에서 프랑스 남부 그라스 지역에서 추출하는 원료로 5개의 향(올 오버유 머스크, 블리츠 피그, 캔디드 블라썸, 오렌지 피버, 머스크 크러시)을 만들어낸 것이 그 시작입니다.


엘리자베스는 향의 포뮬러를 만드는 개발 전문가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어떤 향과 어떤 향이 잘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해 모든 면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메바미는 특히 레이어드(조합을 통한 향 창조) 콘셉트가 중요한데 섬세한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모든 향이 중요하지만 이들이 다른 것과 어떻게 조화되고 심지어 이 5개를 다 합쳐도 좋은 향이 나게 만든 성과는 엘리자베스가 아니면 누구도 못했을 겁니다.


로베르타는 코스메틱 전문가입니다. 이미 고체 향수가 존재하고 있지만 액체도 고체도 아닌 혁신적인 크림 향수를 만드는 것은 로베르타의 역할입니다. 화장품 같은 크리미 한 콤팩트의 텍스처는 기존과 완전히 다르고, 같은 고체라 해도 현재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향수 포뮬러를 혁신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지요.


CEO를 맡은 제 남편 얀은 디지털 전문가로서 합류했습니다. 20년 이상 디지털 인더스트리에서 일하며 사람을 연결하고, 크리에이터와 오디언스의 간격을 줄이는 인터넷의 힘에 매료돼 있습니다. 저와는 대학 시절 처음 만나 평생의 파트너가 됐으며 새로운 프로젝트의 매력을 느껴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모두가 오랜 친구 관계지만 공통적으로 혁신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조향사, 테크니션 기술자, 아티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우리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 권한 위임을 통한 역량 강화)를 통해 전문성이 전달될 수 있다고 믿으며, ‘향수의 마법의 문이 모두에게 열리는 일’에 매진합니다.”


‘향수로 화장하듯!(to make up frangrances!’) 향수에 색을 입히고, 자유롭게 레시피를 만들고, 적용하고 공유하자는 그의 철학이 담긴 제품이 바로 메바미이다.


- 왜 기존 회사가 아닌 고된 창업의 길로 들어섰나요.

“혁신 때문이죠. 혁신이란 것은 스트럭처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타트업은 이미 존재하는 마켓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없는 시장을 만들어가고 작은 파이를 키워갑니다. 큰 시장을 이미 확보한 기업에서 혁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작게 시작해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새판이 필요했어요.


이 판에는 두 개의 모티베이션 축이 있는데 첫 번째는 메바미를 통해 기존 향수 시장의 개선과 성장을 돕는 것, 두 번째는 MZ세대, 특히 아시아의 젊은 소비자와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입니다. 그동안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을 통해 아시아 시장, 특히 다이내믹한 한국을 접하면서 큰 감명을 느꼈습니다. 메바미를 통해 이들 소비자들과 만나 소통하고 싶습니다.”


- 메바이의 유통과 마케팅 면에서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요?

“저희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이 구축해온 전통적인 유통망과 마케팅 방식을 지양합니다. 세계적인 유명 모델과 값비싼 광고를 통해 인지되거나 대형 백화점에 화려한 매장을 오픈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가닉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와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될 텐데 하나는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커뮤니티 속으로 들어가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커뮤니티 안에서 자기 스타일을 정의하고 정체성을 찾거나 테이스트를 공유하는 SNS 대화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가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나누는 소소한 삶의 방식, 초콜릿이나 와인, 여행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와 관계 속에서 메바미 역시 새로운 얘깃거리가 됐으면 합니다.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고 삶과 분리되지 않는 커뮤니티 안에서 퍼져나가며 그들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상품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 한 가지는 이노베이션인데 기존의 럭셔리가 스탠더드라면 에코 프렌들리나 개인화는 저희가 추구하는 뉴 럭셔리이자 이노베이션입니다. 이 두 가지로 마케팅의 테마와 영역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판매는 메이드바이미 퍼퓸 닷컴(madebymeperfumes.com)에서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온라인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고, 향후 적당한 시기와 장소를 정해 파리에서 팝업 했듯이 한국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열 생각입니다. 통상 팝업이 집객을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불러 모으는 것이라면 저희는 타깃이 될 만한 특별한 고객들, 다양한 커뮤니티의 대변자를 정해진 시간에 초대해 그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특히 메바미는 새로운 것에 대해 용감한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좀 더 잘 받아들여질 것으로 봅니다. 전통 향수는 유러피안들만의 이야기, 유럽 향수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이 있죠. 최근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인디 브랜드들이 이미 그런 내러티브(이야기)에서 벗어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뭔가를 얘기하거나 메바미처럼 차별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어느 곳에서든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향수로 어필하고 싶습니다.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새로운 제스처, 텍스처 등 이노베이션에 대한 니즈가 있고, 향수를 많이 뿌리지 않는 미국인들에게는 향수의 일상성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최근 ‘메종 드 퍼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소비자의 75%가 새로운 방식의 향수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스프레이형 향수가 아닌 퍼스널라이즈 된 향수를 원한다고 답한 비중이 미국 61%, 프랑스 53%로 나타났습니다. 향수 전문가로서 직관적인 느낌뿐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에서도 이런 추세를 읽을 수 있습니다.”


100% 천연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유해성분을 제외해 안전하고 인체에도 지구에도 좋은 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 세계적인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들의 향수 라인을 론칭했던데….

“많은 패션 디자이너들과 일한 것은 행복한 경험이었고 단 하나도 버릴 게 없습니다. 그들은 자기만의 세계관을 갖고 있고 자신의 직관으로 일합니다. 오로지 실루엣이나 전형적인 패션 요소들로 자신을 표현하는 이들의 생각을 향수로 풀어내고 표현하고 번역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수용해서 다시 변형(트렌스폼)하는 과정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패션 쪽에는 크리에이터의 향수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개자로서 나의 역할이 있고, 코스메틱에는 크리에이터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최종 소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감동이 있고 감성적으로 즐거운 과정입니다.”


- 지금 유럽 향수 산업은 성장하고 있나요?

“전혀! 유럽 향수 시장은 정체 상태고 북미는 감소하고 있으나 남미, 중동,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성장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소폭(2%)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하며 뷰티 시장의 총 14%를 차지합니다. 한국의 향수는 뷰티 케어 시장의 3~4%를 차지하며 니치 향수는 매년 40%씩 성장합니다.


전 세계 향수 시장은 약 350억 달러 규모로 추산하는데 이 중 여성 향수 시장이 전체의 3분의 2를, 니치 향수 시장(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르마니, YSL과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도 아닌 인디 브랜드)이 전체의 10~1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패션 쪽이나 프리미엄 브랜드, 화장품 향수는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니치 향수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 이상 성장하고 있어 메바미도 이런 추세 속에 의미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IP

파라벤은 화장품이나 의약품의 방부제로 주로 사용되는 파라하이드록시벤조산으로 유해성 논란이 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주는 성질을 가진 물질. 튜브 등 어린이의 완구 및 육아용품에서 사용할 경우 발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 호르몬.


*향의 종류

프랑스어로 파르푕으로 발음하는 퍼퓸(Perfume)은 99%에 가까운 순도 높은 알코올에 향료를 녹여 넣어 제작, 향료 비중이 20%로 가장 높다. 지속시간 6~8시간. 오(Eau, 물)드(de, ~의) 퍼퓸은 퍼퓸보다 향료 비중이 좀 더 낮아 알코올 순도는 85~90%, 향료 농도는 9~15% 정도. 지속시간 4~6시간. 오드 투 알렛(Toilette, 방향성 화장품)은 알코올 순도 80~85%, 향료 농도는 5~10%, 지속시간 3~4시간. 오 드 코롱(Cologne은 콜로뉴가 올바른 발음이며 독일 쾰른의 불어식 발음, 독일 쾰른 지방의 향수가 유명해지면서 탄생한 이름)은 알코올 순도는 75~80%, 향료 농도는 3~5% 정도로 지속력이 1~2시간 정도로 짧다.




<나탈리 듀란 프로필>

소르본느 대학에서 문학 전공

프랑스 유럽 비즈니스 스쿨(EAP-ESCP) 대학원 졸업

로레알 입사, 브랜드 스토리 개발, 브랜드 아이덴티티 수립, 럭셔리 화장품 및 향수 개발에 참여.

랑콤의 향수 시장에서의 입지 마련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여성 향수 프리베 라인 성공적 론칭과 함께 시장에 안착시킴

로레알이 생 로랑을 인수한 뒤, 향수와 립스틱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냄.

로레알과 코티의 사장(General Manager)으로 일하며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라인, 빅토르 앤 롤프의 향수 비즈니스, 티파니의 첫 향수 라인 론칭, 클로에, 미우미우, 마크 제이콥스, 일렉산다맥퀸, 보테가 베네타 등의 향수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

현재 프리미엄 쿠튀르 향수 ‘메이드바이미’의 창립자이자 개발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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