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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Jan 17. 2023

새해가 별거냐고

새해가 밝은지 17일 지났다.


새해라고 뭔가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요즘이다. 우울감에 퐁당퐁당 나를 담그는 중이지만 그래도 하루를 잘 꾸려보려 신경 쓴다.

 

직장이 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 들었다. 억지로나마 나를 끌고 출근을 하지 않는가. 집순이인내가 집 밖에 나올 계기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하고 있는 것들 중 가장 생산적이 회사일이다. 유일하게 나에게 돈을 가져다준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몇 번째인지도 모를 만큼 다시 본다. 유튜브영상도 본다. 누군가를 보며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을 조금 한다. 생각만 할 때가 많지만 행동을 할 때도 있으니 다행이다.



요즘 내가 하는 것들의 대표 키워드는 세 가지다. 일, 요가, 기타.


요가수련원을 다닌다. 일주일에 두 번. 등록이 ~어번주에 끝났지만 워크숍동 출석하지 못할 날이 있어 다음 주부터 등록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번 하는 클래스인데 두 번을 빠지면 손해다. 꾸준히가 중요한 건 아는데 돈도 중요한 가난한 직장인이다.


일주일에 한 번 기타 레슨을 받는다. 황혼이란 곡을 연주해보고 싶어 등록했다. 이 곡만 치면 미련 없이 그만둘 것이다. 기초와 연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생님이 매일 연습하라고 했는데, 실제로 매일 연습을 하지 않고 있다. 손가락도 아프고, 퇴근하고 집에 가면 뭐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그렇기에 일주일에 한 번 선생님의 눈치를 본다. 굳이 고생을 자처하는 것 같아 그만둘까 고민한다. 이번달 수업료를 입금하라 선생님의 연락에 입금을 해버렸다. 일하던 중이라 그만둘까 하는 고민을 깜빡다. 아마 긴 시간 기타를 배울 것 같다. 연습량은 적은 핑거스타일의 연주는 생각보다 더 어려웠고, 목표가 있고, 나름의 노하우도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돈 낼 때는 기분이 좋아야 한다. 열정을 짧게나마 끌어내본다. 연주곡을 들으며 역시 이곡은 연주해봐야 해. 돈을 내면 나머지날 하기 싫어도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한다. 연습하기로 한 약속, 제시간에 맞춰 학원에 가기로 한 약속. 힘들어도 나의 멱살을 끌고 가는 심정으로 해버린다.


하기 싫은 마음을 떠밀듯 밀어버렸다.


책도 읽는다. 마지막장을 넘기지 못한 수많은 책들. 읽다가 다른 책을 편다. 그리고 또 다른 책을 편다. 책을 자주 샀고 짧게라도 매일을 읽는데 마지막장을 넘긴 책들이 많지 않은 게 이상하다. 출근 전 읽던 책을 시작으로 마지막장을 넘겨보겠다.


새해가 별거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다만 매 순간을 일처럼 중하게 여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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